누가 왕따 시키려고 할 때마다 주먹 먼저 날려서 상황을 끝낸 ‘상남자’ 학생

글쓴이 3학년부터 국제학교를 다녔음.

처음에는 영어를 잘 못해서 누가 말 걸을까봐

쉬는 시간마다 음악 듣는 척을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애들하고 점점 대화도 하고 하다보니

내 콩글리시 발음으로 놀리는 녀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음

첨엔 몰랐는데 자꾸 “Really” 라는 단어가 나오게

유도를 하고 반복시키고 지들끼리 키득거림

난 당연히 “리.얼.리” 이렇게 발음을 했을 것이고

바보도 아니고 몇번 반복이 되면

이게 놀리는걸 당연히 알 수 있음.

말이라는게 참 묘한 것이 있음.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에 따라

영어가 모국어인 놈은 멍청한데 똑똑한 척이 가능하고

훨씬 더 똑부러진 놈은 바보 취급당함.

한국 시골에 못배운 아저씨들이

자국에서 의사하던 제3국 외노자들

바보 취급하는거랑 것과 같은 거임;

그런 언어로 오는 권력? 격차?로 기가 죽어버린 나는

화가 나도 말도 못하고 키득키득 거리면

얼굴 빨개져서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음..

그러던 어느날

기분이 상당히 별로였던 날이었음.

맨날 나를 놀리는 트리오가 있었는데

2번이나 월반을 한 천재 호주 꼬마녀석

영국 친구

레바논 친구

그날도 친구가 없는 나는 점심을 교내 식당에서 혼밥하고

농구 코트로 나와서 광합성을 하고 있는데

또 슬슬 시비를 걸러옴

평소엔 그래도 그 말을 유도를 하기 위한 전초가 있는데

이번에는 그냥 대놓고

“야 really라고 해봐” 라는거임

그래서 한번 처다보고 무시했더니

내 발을 툭 치면서 “해보라고오..” 이러는거임

순간 욱한 마음에 벌떡 일어나서

키가 제일 컸던 레바논 친구 멱살을 잡음

그리고 그냥 한국말로 졸라 욕을 함

“개시키 확 그냥 죽여벌라”

셔츠 버튼이 다 뜯어지고

그 상황이 되니까 3명이 그냥 굳어버림

“워, 친구 릴렉스.. 알았어 우리가 잘못했어”

난 좀 의외였음

분명 싸움이 날 줄 알았고 맞을 각오도 했는데

멱살 좀 쎄게 잡았다고 바로 꼬리를 내리다니;;

알고보니 이놈들 다 순딩순딩이고

좀 만만한 녀석들만 골라서 장난질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멱살 잡으니 바로 꼬리를 내리는 거였음..

그낭 방과후에 미안하다고 음료수 들고 사과하러도 오고

다음날은 학교 매점에서 간식도 사주고

계속 미안하다 하다가 어쩌다보니

결국 4명이 제일 친하게 지내게 됨

그러다 5학년이 됐는데

우리반에 미국인 녀석 한명이 전학을 왔음

키도 나보다 10센치는 더 컸고

팔씨름 같은거 하면 난 2초 컷이고

체육시간에 럭비하면 날라다니는게

누가봐도 체육특기생 같은 놈이었음

문제는 이놈이 좀 많이 건방졌음..

전학온지 며칠만에 반에서 키도 제일 크고

힘도 제일 쎄니까 일진놀이를 시작하는데

결국 하다못해 여자애들도 막 괴롭히기 시작했음

그래도 성격이 좀 건방진 것일 뿐이지

인성이 파탄난 놈은 또 아니라서

특별히 큰 문제를 만들지는 않았는데..

한번은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다가

서로 바디체크를 했고 둘 다 튕겨 나갔는데

그 녀석은 착지를 좀 잘못했는지

아프다고 소리지르고 쌩 지;랄을 하기 시작함

놀라서 걔한테 뛰어갔는데

난 걍 종아리 좀 까진 정도였음

그래서 걍

“야 일어나 그냥 긁힌거 가지고.. 힘도 쎈 녀석이” 이랬더니

“아 ㅆ1발 조또 못사는 한국놈 새끼가

니 페어플레이가 뭔 줄은 아냐?” 이러는거임 ㄷㄷ

선넘는 욕에 놀란 애들이 눈이 휘둥그레 졌는데

나도 그냥 앞뒤 생각도 없이 아구창에 주먹부터 날림

날리고 보니까 그냥 고개만 돌아갔고 큰 타격이 없어보임

‘아.. 조때따..’ 이러고 있는데

고개를 다시 돌린 그놈이 울기 시작하는거임;;

그리고 날 툭 밀고 뛰어가면서

“어디 니가 백날 뛰어봐야 날 잡나 보자!”

이러면서 존-나 뛰기 시작;;

더 정확히는 “니가 날 잡으려면 로켓 100개는 달고

뛰어야 될껄???!” 이런 유치한 멘트였음

잡아보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뛰어가긴 했는데

진짜 ㅈㄴ 빨라서 잡질 못하겠음;

결국 코너에 숨어있다 마주치고 몇대 더 때림;;

한대 맞을 때마다 무슨 쇠파이프로 맞는거 처럼

“아!!!!!!악!!!!!!!! 아악!!” 이러면서 ㅋㅋ

지역 특성상 중동 애들이 많았는데

1차 걸프전 상황이기도 하고

그날 이후로 난 얼굴도 모르는 애들이 엄지척을 하고 감 ㅋㅋ

매점가면 석유 재벌 자제분들이

나 서로 사주겠다고 난리임 ㅋㅋㅋㅋ

하다못해 여자애들도 누가 괴롭히면 나 찾아와서

도와달라 할 정도로 갑자기 쌈짱이 되어 있었음;

다들 그 미국놈이 학교에서

제일 쎄지 않겠냐는 무언의 동의가 있었던 것 같음

그렇게 대가리가 커져버려서

6학년일 때 한번은 사고를 쳤음

배구 코트에서 피구를 하면서 놀고 있었는데

8학년 선배들이 와서 우리 할거니까 비키라고 함

보통은 윗학년 선배들이 와서 꺼지라 하면

호다닥 꺼져야 정상인데

난 대가리가 너무 커져서

“야 다들 가만히 있어. 왜 우리가 가야되는데?”

이지1랄을 함;;;

그랬더니 8학년 형중 한명이 와서

“야 꼬맹이 좋게 말할 때 꺼지는게 좋아”

이 소리듣고 바로 또 아구창을 날림;;

근데 이번엔 좀 제대로 들어가서 그 형 바닥에 나뒹굴고

그 형 친구들도 다 놀라고 난리가 났음..

내 친구들은 구경하는게 아니라

이건 심각하게 X된 상황이라 생각했는지 도망치기 시작;

그 형은 입술에서 나는건지

코에서 나는건지 피가 나고 있었고

형 친구들은 그 형을 부축하고 사라짐..

그리고 수업시간에 교장쌤 호출이 옴;

교장쌤은 영국 여성분이셨는데 별명이 다이애나였음

영국의의 다이애나 공작부인? 공주?

그 사람하고 생긴 것도 닮았고

머리스타일도 아주 비슷하게 생겨서 그런 별명이었는데

엄청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이셨음;;

불려가자마자 테이블을 쾅쾅 치시면서

학우를 때리는건 심각한 교칙 위반이라며

정학감인데 그것도 모잘라서

상급생을 때렸냐며 화를 내시는데

난 바로 닭똥 같은 눈물이 쏟아져 나옴

한국 가정에서 잘못했을때 비는 법을

이미 몸소 잘 배워뒀던 나는

바로 무릎을 꿇고 두손 모아서

내가 나쁜놈이고 쓰레기라고

정학이든 뭐든 달게 받겠다고 으아아아앙 서럽게 움

그랬더니 약간 놀라는듯 하더니

“일단.. 그럼 상급생에게 사과부터 해..” 하고

그 형도 소환 당해서 사과함.

정말 다행이었던 게

그 형은 우리 누나랑 절친이었던 누나의 오빠였고

(사고 칠땐 서로 몰랐음..)

그 형은 너그럽게 용서해줌

그리고 처벌 원치 않는다고 말해줌

그 이후로 학교에서 두번 다신 안 싸웠음;;

그리고 학교 전통? 같은게 있었는데

학교를 떠나는 학생에게

평소에 얼굴 보고 하기 힘들었던 말 같은걸

노트에 적어서 건내주는 행사가 있었음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읽는게 국룰이라

눈물 흘릴 준비하며 비행기에서 읽었는데

그 레바논 친구는

“네가 멱살에 뜯겨나간 셔츠 버튼으로 공장을 차릴 정도였어.”

“엄마한테 왜 셔츠 버튼이 자주 찢겨 나가는지

둘러 될 설명이 바닥날 때쯤 네가 가니 서운하다”

(이 친구랑 영국 친구는 공항까지 배웅 나왔었음)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건

“너랑 사귄건 맞을까봐 그런거야.. 그래도 잘해줘서 고마웠어”

였음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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