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생각 없이 입사한 회사가 ‘만족도’ 미친 듯이 높아서 하늘을 뚫음 ㄷㄷ

1.첫출근

10시에 출근하는 회사라서 10시까지만 오라더라.

물론 일반적인 신입사원의 통념상 9시반까지는 가서

막내라인들과 통성명하고 그분들 옆에서

환기나 책상정리 같은 걸 도우려고 했다.

근데 9시반에 가니깐 사무실 문 잠겨있음;;

솔직히 이때 좀 두근거리더라.

‘뭐지 생각보다 좋은 회사인가?’ 하고

9시에 출근하는 근처 다른 사무실 보면서

혼자 복도에서 쪼개면서 기다리고 있었음

근데 45분이 되었는데도 아무도 안 오니깐

서서히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라.

‘뭐지 알고보니 불합격인가?..’

그렇게 55분이 되었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았고

마침 면접에서 ‘곧 사무실 이전할거에요’

란 말을 들었던 게 기억이 났음.

‘아 시바.. 나를 깜빡한건가?..’

면접관 전화번호를 저장해뒀어서

10시 5분까지 기다렸는데

아무도 안오면 전화 해봐야겠다..했는데

첫출근부터 조졌구나 싶더라

근데 57분에 면접관(부장)이 오더라.

순간 너무 반가워서 뛰어갔는데

퇴근하는 주인님 반겨주는 동물들 마음이 이해가 갔음

부장을 시작으로 다른 부장, 대리, 과장이

10시 3분쯤 출근하고

사원급들이 7분쯤 되니깐 다들 오더라

내가 갖고있던 사회적 통념이랑 좀 달랐지만

대리한테 웃으면서

9시 30분부터 와서 기다린 썰 말해주니깐

‘??? 10시까지만 와요.

어차피 난 요즘에 10분까지만 오니깐’ 하고

내 옆에 있던 부장은 못 들었는지 아무 반응없더라

언제 한국회사에 이런 좋은 문화가 자리잡았나 싶었음

2.사장님

첫출근하면 뭐하겠냐.

자리마다 돌아다니면서 인사 오지게 박아야지.

근데 그걸 대표랑 같이 돌았음.

사장따라서 돌아다니며 인사박았다

사장이 되게 쾌활하고 좋은 사람 같았는데

‘자 우리 OO씨 첫출근 기념으로 회식합시다 회식 허허허허허’

하는거 듣고 그럼 그렇지 싶었다

근데 회식이 굉장히 독특했다.

7시 퇴근인데 5시에 업무 끝내고 8시까지 회식했음.

게다가 코로나 안 끝났다고

배달시키고 냉장고에서 술꺼내서 마심

그리고 회사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하는 점을 발견했다.

우리 사장님 만성적인 “위염” 환자더라.

술마시면 몸이 못 버티는 상태더라고

그래서 사장님은 회식 내내 율무차 마시면서 건배하고

주변에 술마시라고 강요안함

걍 술 꺼내놓고 알아서 마시라고 함

사장님에겐 정말 죄송하지만

술 강요 없는 회식문화를 처음 느껴보고 속으로 존나 울었다.

첫회사에서 정말 회식이 싫었거든

또 사장님이랑 부장님이 동탄에서 서울까지

기차로 출퇴근 하셔서 8시가 되면 무조건 기차타러 가야함.

고로 회식을 오래 할 수 없음

회식때 이런 말을 하더라

“우리 회사는 절대 야근수당 안주니깐 알고있으라고”

물론 각오는 했음..

근데 너무 당당한게 아닌가 싶더라

근데 농담이더라.

어차피 사장님이랑 부장님 기차 타러가야 하는데

야근? 그런게 있을리가..

야근 안하니깐 야근수당 안준다고 선언한거더라고

실제로 8시가 되기전에 퇴근하시고 회식은 끝났음.

3.퇴근과 뻐꾸기

첫날은 회식이라서 제외하고 2일차가

실질적으로 퇴근시간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음

계약서상 7시퇴근이니깐

실제로 몇시에 퇴근하는지가 궁금했거든.

솔직히 난 7시반에는 부장이나 대표가 퇴근하기를 바랬음.

그래야 내가 8시에는 퇴근할꺼 아니냐..

그렇게 7시가 되었고 당연히 아무도 일어서지 않더라.

체념하고 다시 노트북을 보는데..

회사에 여사원 2명이 7시 1분에 ‘안녕히 계세요!’

선언하고 나가더라.

사실 난 나가는 모습 못봤어.

놀래서 보니깐 이미 흔들리는 문만 보이더라고

놀래서 사장님 보니깐

그제서야 옷입고 주섬주섬하면서 퇴근 준비하고

그렇게 우리 모두 퇴근했음.

근데 난 그냥 그날따라 여직원들이 찔러본건지 알았어

며칠 지내면서 보니깐 그 듀오들이

7시 1분쯤에 “퇴근선언”을 해줘야

그제서야 다들 퇴근을 하는 구조더라고.

물론 모쏠이라 여직원들하고 안 친하고

딱히 친해질 기미도 안보임.

그래도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좋아함.

이성으로서 좋다는게 아니고 내 마음속의 뻐꾸기같은 존재임

퇴근시간을 알려주는 뻐꾸기 듀오, 싫을 이유가 없음..

물론 좀 지나치게 철벽칠 때는 빡치긴하더라.

내가 꼬시기를 했어 위협하기를 했어..

그냥 묵언수행하기 싫어서 아무말이나 했는데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단답하면 좀 그렇긴 하더라..ㅜ

그래도 나의 퇴근시간을 알려주는 뻐꾸기라서 용서함.

4.매주 수요일은 ‘7시’ 퇴근불가

10출근 to 7퇴근이고 야근 일절 없지만 수요일은 그런거 없어

수요일은 10출근 to 6퇴근이야.

그리고 왜 이렇게 되었는가는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음;;

5시쯤 됐었나? 그날따라 사장님이 말이 많으시더라

사장님 ‘ 아 빨리 퇴근하고 집가고 싶다.

야 김부장 너 집이 동탄인데

지금 출발해도 6시까지 못가지 않냐?’

김부장- ‘아 어차피 사장님도 동탄인데 왜 물어봐요’

사장님- ‘야 우리 그러지말고 오늘은 30분 일찍 퇴근하자’

박부장- ‘사장님 할거면 1시간은 해야지 30분이 뭡니까”

사장님- ‘아 그래? 그러면

1시간 땡겨서 6시에 퇴근해, 난 먼저 갈꺼니깐’

김부장- ‘ 아 같이가요’

짬찌라인들 – ‘소리없는 아우성’

박부장 – ‘아 맨날 지는 일찍 퇴근하고 나만 일하는거같네.

야! 니들도 다했으면 집 가라’

5시 30분 조기퇴근 허가발령

심지어 조기퇴근허가는 떨어졌지만

뻐꾸기들조차 눈치본다고 45분까지 존버타더라

근데 대리가 45분에 인사오지게 박고 문박차고 나가던데

ㄹㅇ 공성전 하다가 성문 뚫린 느낌이었다

탱커가 이니시 거니깐 뻐꾸기 듀오가

그 찰나의 틈을 놓지지 않았고

나도 싱글벙글 하면서 퇴근함. 물론 박부장님은 일하심..

그 다음날 앞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그러는거냐고

걍 드립으로 친 말에 사장님은

“ㅇㅇ 그러자” 라고 해서 그렇게 바뀜

난 평소에 9시에 지하철타고 7시반에 지하철타서

서울이 생각만큼은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며 앉아서 갔는데

6시에 퇴근하고 지하철 타니깐 생각보다 사람이 많더라..

그래도 싱글벙글 하면서 서서 가거나

버거킹 가서 하나먹고 지하철타면 사람 없어서 좋음

5.점심시간

난 당연히 밥은 내 돈으로 사먹는줄 알았고

하도 사람들이 메뉴선정이랑 예약은

신입의 업무라고해서 긴장하고 있었음

근데 막상 입사하니깐 코시국이라서 배달시켜먹더라.

물론 메뉴선정은 뻐꾸기가 주로 하는데

법인카드로 결제해서 이것도 복지라고 봄

난 걍 배달오면 법카 긁고 음식세팅만 도와주는 정도.

먹을거엔 별로 관심없어서 뭘 시키든 잘 먹는데

오늘은 세상에나 “버거킹” 먹자더라..

내가 버거킹에 미친놈이거든..

속으로 뻐꾸기에게 ‘미친듯이 감사합니다..’ 이러면서

내심 싱글벙글하면서 기다렸다.

오늘만큼은 뻐꾸기가 참 좋더라고

그리고 항상 점심먹고나면 남자들 몇명이서 커피 마시러 감.

물론 부장님이 법카 긁는거라서

내 역할은 영수증 챙기고 빨대 세팅하는게 끝임

근데 메뉴가 아아, 아이스 라떼만 마시더라.

보통 아아 x개 라떼 x개로 통일하는데

차마 다른 메뉴 말하기가 좀 그렇더라고..

그래서 커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몇 주째 라떼만 주구장창 마시다가

다음주부터는 말차라떼 질러볼라고..

용기있는 자만이 말차라떼를 얻을 것이니까..

6.전에 다니던 회사 회식 썰

지금 이게 왜 좋은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전에 다니던 회사 회식 썰을 하나 풀어봄..

첫회사가 전형적인 꼰대식 회식이었음.

문제는 회사가 해외지부였다는 점이었고

아디다스와 협력하는 업체였다는 거지

첫회사에는 아디다스가 빠른 협력과 소통을 위해

언제나 직원 2명씩을 파견해두고 있었어

한명은 벨기에 여자(A)였고

다른 한명은 미국여잔(B)데 엄마가 한국인이었음

근데 첫회사에서는 내가 나이가 꽤나 어린 편이었고

마침 B가 나랑 나이가 비슷해서 서로 꽤나 친해졌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신입이라서 꼰대아재들 회식에

매일같이 불려다니면서 소주를 강요받았는데

문제는 B가 회식에 참여하면 내 옆에 앉은 일이 많았음

이사(10새끼)는 꼰대중에서도 최강꼰대였는데

당연히 나는 그가 주는 소주를 거부할 수 없었기에

모든것을 포기하고 마시고 있었다

근데 이새끼가 내 옆에 B한테도 소주를 강요하더라.
(아디다스 본사 소속, 27세 미국인여성)

B는 소주가 무슨 술이냐고 존나 싫어했는데..

아에 영어를 못하면 상관없는데 이사직책까지 가다보니

영어를 의사전달의 수준까지는 가능했던게 문제였음

이사 : Hey B. Today is very good day to me.

If you don’t drink, we don’t drink. If you drink, we can drink.

(B야. 오늘 매우 좋은날 나에게.

만약 너 마시지 않는다, 우리도 마시지 않는다.

만약 너 마신다?, 우리도 마신다!)

B는 마지못해 소주 2잔을 마셨고

그 다음부터 받는 소주는 모두 나한테 짬때리더라 시1벌년..

나중에 내가 화장실가니깐 따라와서 묻더라

B : Hey. I can understand it’s good day for him.

But why should I drink for his good day? And why you drink Soju which is you hated?

(야, 이사한테 좋은날인건 알겠는데 왜 내가 마셔야함?

그리고 너 소주 싫어하는데 왜 계속 마시고 있냐?

뭐라하겠냐..

그냥 It’s korean tradition..이라고 했지.

말하면서도 창피하긴한데 어쩌겠어

아디다스는 멀고 이사는 가까운데..

7.끝으로

난 썡신입이라서 암것도 몰라.

사실 지금도 사수가 거의 모든걸 처리하고 있으며

난 부스러기나 처리하는 정도라고 생각해

입사전에는 나름 자신있었는데

막상 해보니깐 나는 팩스조차 보낼줄 모르더라.

보름정도만에 겨우 업무의 대략적인 흐름만 느끼게 되었지만

설명하라면 못해.

그냥 대충 이렇게하는건가? 수준에 불과함.

다른 직원들이랑 이야기하다보면

한 두달은 걸릴거라고 하는데 불안하지 그지없지

그래서 업무시간의 절반 이상은 특별히 업무랄게 없어.

사수가 시키는거 쉽지만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노가다작업 같은거나 하고

외국업체랑 컨택을 내가 담당하기는 하지만

영어를 아는거지 업무를 아는게 아니라서

사실상 사수가 말하는거 번역에 불과하다고 생각함

회사 보름정도 다녀보니 정말 괜찮은 회사임.

월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만큼 노동강도가 약하고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없어서 불만이 없음.

또 중소기업 특성상

사장의 마인드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보는데,

난 우리 사장님이라면 회사가 성장할 것이며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해

이런 상황에서 난 뭘하면 좋은걸까.

나도 좀 주도적으로 일 처리해보고

사수업무를 좀 분담해주고 싶은데 맘처럼 안된다

사수한테 ‘뭐 도와드릴거 없나요..?’ 하면

대부분 웃으면서 없다고 하는데

실제로 뭘 알아야 도와주지

나 가르치면서 시키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하는게 빠르고 정확하다 생각하는 것 같음

뭐 그래도 모르는거 물어보면 짜증은 안내서 사수에게 감사함

고로 한 줄 요약

회사 존-나 잘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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