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시키는 집안에서 ‘게임’에 미쳐버린 아들이 태어났음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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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덜 하겠지만

어릴 때 부모님들에게 있어서 게임이라 하면

다들 안 좋은 인식들이 매우 강했음

울 부모님은 그게 심했다곤 생각하지 않음

난 어릴 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음.

막 올 100점이나 기껏해야 한문제 틀리는 정도로.

그래서 부모님이 나에게 걸고 있는 기대가 상당했음

그런데 이를 어쩌나

나는 사실 공부가 좋아서 한건 아니었음

흥미 있는걸 발견하지 못해서 아무렇게나 한 공부였음

어릴 때 공부야 조금만 해도 다들 하니까..

그런데 나는 게임이라는걸 접하고 나서부터는

생판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랑 신나게 놀거나

같은 학교 애들이랑 게임 이야기를 하거나 하면서

상당히 즐거운 생활을 했고

흥미로운게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마지못해 했던 공부에선 관심을 끊어버리게 됨

결국 그게 화근이 되어서 부모님 인식 속에서는

게임이 애를 망쳐놨다는 생각을 하시게 만든거 같음

영재인 줄 알았던 우리 애가

사실 별 볼일 없는 평범한 애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으셨던듯함

그리고 나선 참 싸우기도 많이 싸웠음

게임은 단순한 놀이거리라기 보단

흥미가 몰려있는 강렬한 축이었고

난 게임을 하면서 모험을 즐기고,

이걸 직접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는데

문제는 우리 부모님은 게임이 나를 조져놓은 줄 안다는거지.

맞기도 진짜 개같이 맞았음.

특히 어머니는 어떻게든 나 게임 못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셨었음

몰컴 못하게 한다고 외출할 때

컴퓨터 선을 빼서 장롱에 넣고 잠궈버린다거나..

하지만 이 영악한 놈은 어떤 선이 빠졌는지 파악하고

근처 가게란 가게는 전부 뒤져서 그 선을 구해놓은 다음,

책가방 속에 숨겨놓고 선 꼽아가면서 몰컴을 하는 미친놈이었음

거의 편집증 수준으로 발전해버리신 게임혐오는 멈출 수가 없었고

결국 컴퓨터를 부숴버리시기에 이르는데

진짜 내 눈앞에서 빠따로 모니터를 내려까면서

온갖 험악한 소리를 늘어놓으셨던 기억이 있음

그러고 나선 어떻게 했느냐?

피시방 죽돌이가 되어버림 ㅋㅋㅋㅋㅋ

학교에 있는 시간이 아니면 피씨방에 가는거임~

그걸 알아챈 부모님은

중학생이었던 내 용돈을 아예 끊어버리시기에 이르고

그러고 나서 내가 택한 방법은 공책 게임 운영이었음

왜. 그때 공책에 졸라맨 그림 그려가면서 하던거 있잖음

나는 포켓몬 따라그리는게 취미였어서

이것저것 그리면서 애들하고 놀곤 했었고

1주에 500원만 주면 하게 해줌! + 500원 더주면 좋은 아이템 줄게!

하면서 합법적 삥을 뜯었음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피세방비를 벌어서 피시방을 다니니까

이제는 게임 운영하던 공책들을 죄다 찢어버리시더라고.

개쳐맞은건 덤으로.

보통 애들 같으면 여기서 트라우마가 생길법한데..

ㄴㄴ 난 아니었음

누가 이기나 해봅시다 라는 마인드가 있던거 같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어머니보다 몇배는 독했다..ㅅㅂ

그 이후로도 온갖 방법으로

친구집에 가서 게임을 한다던가

친해진 피시방 아주머니한테 빌 붙는다던가 온갖 짓을 함

결국 아버지나 어머니도

컴퓨터가 필요하신 순간이 와서 다시 컴퓨터를 사셨고

내가 허락없이 쓰지 못하도록 비번을 걸었지만

소용 없음

동생한테 게임 계정을 만들어서

알투비트 같은거 하게 해주겠다고 유혹해서

알고 있는 비번을 갈취해내서 게임을 함

시간이 흘러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아예 선언함

‘나는 공부에 흥미도 없고, 하기도 싫어요.

내 맘대로 좀 하게 냅두면 안돼요?’

당연히 개쳐맞음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결국 나는 대학이 인생에 큰 의미가 없다.

라는 생각으로 수능을 보지 않았음

이쯤부터 어머니는 진짜배기로 나한테 실망하신듯 했고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라는 말을 했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상처를 받긴 했지만

그보다 강하게 드는 생각은 ‘뭐 어쩌라고?’ 였음

사이코패스인가 ;

생각해보면 일생동안 어머니는

나에게 있어서 아군보단 적이었지

뭐 결국 빠르게 군대가고, 나와서 알바하면서 목돈 마련하고

국비지원 교육도 받아보고,

게임업계 관련 공부를 해서 결국

게임 개발 직군이 되어 이렇게 월급 루팡질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는 요즘도 나한테 그러심

넌 정말 게임 안 할 수는 없니? 하고.

이젠 애처롭게 물어보신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함

이젠 그렇게 싫어하시던 게임을 만들어서

아들놈이 밥먹고 사는데도 싫으셔요? 하고.

그래도 싫으시대.

그 뒤로 설득하는 거 자체를 포기했음.

아버지는 나 고등학생 되자마자

‘지겹지도 않냐?’ 로 회유하시다가

‘니 승질머리면 뭐라도 할거 같으니 니 알아서 해보그라’

하고 놔둬주심

참 못말리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