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없으면서 있다고 거짓말 한 오빠 구해주게 된 눈물의 여동생 썰..

내가 또래 보다 군대를 조금 늦게 갔었는데

자대배치 첫날에 신병들 모아서

장기자랑 시키고 호구조사 할때

나보다 어린 동기가

자기 솔직하게 모쏠아다라고 이야기 하니깐

온 생활관 선임들이 깔깔 거리면서

비웃고 불쌍하다면서도 계속 놀렸었음..

그러다 갑자기 나한테도 여친있냐 물어봤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있다고 구라를 쳐버렸었음..

그깟 자존심이 뭐라고..

나도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알고 있었을텐데 말임..

분대장이 진짜냐고, 신병 형님 오자마자

거짓말 하시는 거 아니냐고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데도

나는 개 정색하면서 있다고 했었음..

“여자친구 몇살이냐”

“2살 어리다”

“뭐하냐”

“대학생이다”

하니깐 오~~~ 하면서 다들 비웃고..

온갖 질문에 막 생각나는 대로 내뱉은 다음

혹시 여친사진 보여줄 수 있냐 하길래

까먹고 여친 사진 안 가져왔다고

다음에 보여드린다 했었음..

내가 이렇게 대답하고 나니깐

생활관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해지고

그때부터 이새끼 허언증 환자네

폐급이네 하는 눈치가 느껴지는 것 같았음.

한번은 제일 무서운 분대 선임 중 하나가

나보고 왜 여친이랑 통화 안하냐고

생활관 폰 주면서 함 연락 해보라고

여친 목소리도 들어보고 싶다고 하길래

병1신같이 어쩔 줄 모르고

머리 하얗게 된 상태로 계속 얼타다가

한참 뒤에야

여친 요즘 바빠서 그렇다고 둘러대고

그 날부터는 개인정비 시간마다

다짜고짜 전화부스에 가서 여자친구랑 전화하는 척

억지로 부모님이랑 친구들한테 전화 돌리다가

나중에는 더이상 연락할 친구가 없어서

그냥 20분씩 전화부스에서 질질 짜다 나오기도 했었음..

그래도 꾸역꾸역 버텨서

첫 신병휴가 나갈 때가 됐었는데

선임들도 확인사살을 하고 싶었는지..

휴가 복귀할 때 꼭 여친이랑 찍은 사진 가져와보라고 하고

나중에는 면회도 꼭 오라고 전해달라 하길래

첫 휴가날 집 갈 때까지 버스에서

병1신같이 울면서 갔었음

그래놓고 부모님 앞에서는 군생활 적응 잘한 척,

선임들한테 사랑 받는 척

남자다워진 척,

쎈 척만 겁나 하다가

또 잘 때 이불 뒤집어쓰고 쳐 울기를 반복..

그렇게 휴가 복귀 전날까지도 집에 아무도 없길래

혼자서 깡소주 먹으면서 질질 짜고 있었는데

그 병1신같은 모습을 동생한테 보여줘버리고 말았음..

동생은 나 보자마자 똑같이 눈물 질질짜면서

뭐가 힘든지 말해보라 하고

계속 별일 없다고,

부대 복귀하기 싫어서 그런거라 둘러대다가

결국 동생한테 솔직하게 다 말해버렸었음..

내가 여친 있다고 거짓말 했다가

관심병사로 찍힌 상태고 너무 힘들다고,

여친 사진이나 전화통화, 면회처럼

확실한 증거를 달라고 하는데

주위에 그럴 사람이 없다고..

질질 짜면서 솔직하게 다 이야기 하고 나니깐

동생이 한숨을 한참 푹 쉬더니

본인이 도와주면 안되냐고

내가 도와줄게 오빠. 라고 했었음

나는 등신같이 그저 고맙다고

그 소리만 하고 또 질질 짜고..

그뒤로 밤새 동생이 도와준다고는 했는데

어떻게 도와준다는 건지

내가 어떻게 어떻게 해달라 직접 부탁을 해야하는 건지

고민만 한참 했었는데..

아침 되자마자 동생이 갠톡으로

일찍 준비해서 나오라 하더니

사진관 데려가서 억지로 친한척 해주면서까지

네컷 사진 찍어서 출력해주고..

동생이 잘나왔던 증명사진들이랑

셀카 사진들도 혹시 필요하면 쓰라면서

나한테 따로 줬었음..

그뒤로 밥먹으면서도 나한테

절대 쫄지말라 좋은 말만 계속 해주고

전화도 언제든 하면 받아줄테니깐

상관없다 말해주고..

면회도 자주는 아니어도 한두번 가줄테니깐

힘들어하지 말라해줬었음..

나는 등신같이 동생한테 고맙다는 말밖에 못하다 헤어지고..

복귀하는 중간에도 혹시 이랬는데도

동생인거 들키면 더 좃되는거 아닌가 하면서

겁만 잔뜩 먹었었는데..

다행히..

동생 덕분에 그뒤로 군생활이 많이 편해졌었음

처음에 사진 보여줬을 때는

진짜 이 여자가 니 여친이냐고

친구아니냐 동생아니냐

잘 안 믿는 것 같았는데

대놓고 생활관 폰으로 통화하는 거 꾸준히 보여주고..

집요하게 여친 목소리 들려달라며

매달리던 선임들이랑도 잠깐 통화하게 해주니깐

자연스럽게 동생이

우리 ㅁㅁ오빠 잘 부탁 드린다고

말을 참 이쁘게도 해줘서..

어느순간 부터는 선임들도

내 여친 관련해서 언급하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고

그냥 자연스럽게 잠깐의 헤프닝 정도로 끝나버리게 됐었음.

그래서 나는 지금도 여동생한테 미안하고 고마움..

동생은 참 예쁘고 순하고 인기도 많은데

등신같은 찌질이 오빠 둬서

굳이 안해도 될 고생 많이하고

내가 쪽팔리고 기분 나쁠법도 한데..

한번도 나한테 싫은 소리나

상처받는 말을 해준적이 없음.

그낭 동생 생각만하면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고

부끄러운 오빠로 살지말자고 다짐했었음..

세줄 요약

1.자대배치 받자마자 선임들한테 여친 있다고 구라침

2.여동생이 여친인척 해줬는데 안 들킴

3.덕분에 군생활 잘 마무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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