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변호사

일전에 한 이혼소송에서 저는

30대 중반의 공대 출신 회사원 남성인 피고를 대리했는데,

상대방인 원고는 초등학교 교사여성이었습니다.

둘은 몇 년 전 직장 동료의 소개로 만나서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교사여성은 이 회사원 남자가

신랑감으로서 자신과 사회적 계급이나 품격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만인이 선호하는 초등학교 여성 교사, 교육공무원인데

이 남자는 그저 보통 수준의 대학을 나와

보통 수준의 회사에서 보통 수준의 봉급을 받을 뿐인

별볼일 없는 남자 회사원입니다.

서울 강남 출신도 아닌 강북 출신으로,

부모가 중산층으로 안정된 가정이긴 하나

그다지 큰 재산도 없는 그런 평범한 집안 사람입니다.

그녀는 여교사인 자신이 이런 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달리 또래 남성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에서 오는 따분함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자신의 진짜 배필을 만날 것이기에

그 전에 남자와 데이트 하는 경험 정도를 쌓는다는 생각으로

별다른 진지한 생각 없이 이 남자와 교제를 이어나갔습니다.

이렇게 별다른 부담없이 이 남자와 교제를 하던 중

그녀는 갑자기 뜻하지도 않게 이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게 됩니다.

이 남자와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던 그녀로서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이렇게 결혼상대자라고 생각하지 않던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는 경우에 낙태는 공공연하게 많이 이루어집니다.

낙태의 불법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 사회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쉽게 낙태여부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다른 여성들과는 달리

그녀는 쉽게 낙태를 하지 못합니다.

일단 자신이 당한 상황에 대해

현실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 멍하니 있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고,

자신의 직업이 교사인데 태아를 죽이는 행위를 한다는데에 대한 죄책감,

자신을 이렇게 만든 남자에 대한 원망,

그리고 자신을 떠받들어서 키운 부모에 대해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는 마음 등이

복잡하게 얽혀서 시간을 계속 흘려보내게 됩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야기하고,

어머니는 남자를 불러내서 노발대발하며

자신의 딸을 이렇게 만들었으니 책임지라고 난리를 칩니다.

그런데 이 “책임”이라는 말을 남자는 잘못 알아듣습니다.

남자는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며 자신이 여교사와 결혼하겠다고 합니다.

여교사 본인과 가족들은

여전히 이 남자를 여교사의 신랑감으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그녀를 임신시켜 곤란한 처지로 만들었다며

남자에게 그냥 분풀이를 하고 화를 내는 것이고,

그들이 말하는 ‘책임’이란 주로 경제적 배상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자는 임신에 대한 책임은 결혼이라고 생각하여

그녀와 그녀 가족에게 자신이 그녀와 결혼을 하여 책임을 지겠다고 말합니다.

남자가 결혼하겠다고 하니

상황은 더욱 그녀가 원하지 않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멍하니 있던 시간,

가족들에게 이야기하고 가족들이 난리를 치던 시간,

남자를 불러내어 책임지라고 따져댄 시간,

남자의 청혼에 고민을 하는 시간 등이 계속 더해져

시간은 한참을 지나게 되고,

이제 낙태를 하기에 위험한 단계로 점점 접어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직장사회는 단호하게 무언가를 추구하고,

아니다싶으면 손절하고

이런 세계가 아니라 항상 애매함과 모호함,

책임전가와 복지부동이 가득한 공무원 사회, 교원 사회이기에

그녀는 단호하고 빠른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반면에 일단 결혼을 하겠다고 결심한 남자는

그녀에게 낙태를 하지 말고,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자고 하며 결혼을 서두릅니다.

그녀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그녀는 하고 싶은 것을 택하는 선택을 하기 보다는,

좀 더 두려운 것을 피하기 위한 선택을 합니다.

그녀에게 있어 미혼모로 살아가는 것,

시기가 지난 낙태를 하여 건강상의 위험에 처하는 것,

낙태를 했다는 사실이 교사 사회에 알려져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것,

미혼모라고 남들,

특히 다른 교사들이 손가락질 하는 것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두려운 일입니다.

자신과 격이 맞지 않는 이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차라리 낫습니다.

결국 그녀는 이 남자와 서둘러 결혼합니다.

결혼식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비용은 남자가 부담했고,

남자의 부모는 서울 적당한 곳에 전세아파트를

남자의 명의로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녀는 이 남자와 딱 1년6개월의 혼인생활을 했습니다.

1년 6개월의 혼인 기간 중

이들 부부는 서로 사이가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리 나쁠 것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학기중에 결혼식을 하고

발리의 최고급 리조트로 신혼여행을 갔고,

얼마후 방학이 되자 임신 7개월이 넘은 몸으로 태교여행을 해야 한다며

남편에게 졸라대서 남편은 무리하게 돈을 마련해서

괌으로 태교여행을 보내주었습니다.

이 태교여행에 남편은 가지 못하고

그녀와 그녀의 모친, 언니 이렇게 세 사람이 갔습니다.

몇달후

그녀는 아이를 낳았고, 출산휴가를 썼고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에 곧바로 육아휴직을 시작했습니다.

남편 혼자 돈벌이를 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항상 아이를 키우는데 돈이 부족하다고 남편에게 신경질을 냈습니다.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도

자신의 사위에게 지금 네가 다니는 그 회사는 형편없는 회사이고

월급도 작으니까 다른 회사로 옮기라는 말을 하고,

우리 딸이 원래 너 같은 놈하고 결혼할 팔자가 아닌데

너 때문에 인생 망쳤다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날 때마다 반복하였습니다.

심지어 이런 식의 이야기를 남자의 어머니에게도 아무렇지도 않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는 남자의 어머니에게

이들 부부 공동명의로 집 한 채 해주어야 하는게 아니냐고 했습니다.

시부모가 집을 사줘야 한다는 이야기는

그녀 역시 자신의 남편에게 결혼생활 내내 계속하면서

빨리 부모님에게 가서 집 하나 사달라고 하라고 남편을 볶아댔습니다.

아기가 돌이 지나고 몇달후

다시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아기를 데리고 태국으로 해외여행을 갔습니다.

이번에도 남편은 가지 못했고 돈만 전액 지급해주었습니다.

아이와 여행을 갔다온 이후 그녀는

남편과 매일 격렬하게 싸웠고

어느날 그녀는 남편과 몸싸움을 벌인 이후 바로 112 신고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지방도시의 친정집으로 아이를 데리고 내려갔고,

몇주 뒤 남편은 법원에서 날아온 이혼소장을 회사에서 받았습니다.

그녀가 주장하는 남편의 이혼사유는 첫째로는

폭언 및 폭행 등 가정폭력, 둘째로는 모욕적인 성관계 강요,

셋째로는 회사내 여직원과의 불륜 의혹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아이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자신이 지정되어야 한다고 하였고,

양육비로 거액을 청구하였으며,

재산분할로는 결혼 이후 지금까지 살고 있는

전셋집 아파트의 전세보증금 절반인 수억원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가정폭력,

주로 언어폭력 관련하여 엄청난 분량의 녹취록을 제출하였습니다.

그 녹취록의 날짜를 보니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갔다온 그 다음 달부터

남편과 집안에서 나눈 대화를 녹음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가정폭력으로서의 폭언이라고 이야기하나

대부분 남편이 그녀와 대화를 하다가

계속 그녀가 자신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화를 내니까

참다 못해 무언가 한 마디 하는 것인데

기가 막히게 그 타이밍에 그녀는 전부 녹음을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처갓집 사람들에 대해

원망을 하는 내용의 대화 역시 전부 녹음해두었고,

심지어 남편이 성관계를 갖자고 하는데

그녀는 곤란하다고 하고, 이에 남편이 짜증내는 그런 내용도 다 담겨 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성관계를 요구하며 짜증을 내는 대화를 녹음하여

녹취록을 만든 다음,

이를 가지고 ‘굴욕적인 성관계 강요’를 했다고 주장하며 남편의 유책사유로 삼았습니다.

셋째 사유인 남편의 부정행위에 대한 입증자료는

그녀가 남편의 스마트폰을 열어

남편이 다른 여성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한 부분을 촬영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녀는 부정행위라고 주장하나

해당 내용들을 보면 딱히 심각한 내용은 없었으나

확실히 남편이 두 명의 여직원과 자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눴으며

그 중 한 명은 아주 친한 사이로 보였습니다.

남편은 그 여직원과 자신의 아내 관련 이야기도 하고

장모를 흉보기도 하는 내용의 대화를 하였고,

간혹 식사 약속을 잡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러한 카카오톡 대화를 잔뜩 제출하고

아주 친밀해 보이는 부분에 하이라이트를 한 뒤

자신의 남편이 회사 여직원과 불륜관계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저에게 찾아온 남편은

지난 1년반 정도의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과 아내가 말싸움을 하거나 서로 화를 낸 적은 있으나,

아주 크게 대립한 적도 없는데

도대체 아내가 왜 갑자기 자신에게 트집을 잡아

112 경찰을 불러서 가정폭력범으로 자신을 신고하고,

아기를 데리고 지방의 친정에 내려가 버린 뒤

이런 이혼소송을 벌이고,

소장에 말도 안 되는 내용들을 잔뜩 써놓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결혼기간 중 아내가 원하는대로 빚을 내서까지

아내와 장모가 함께 가는 여행을 지원해주었고,

자신의 부모는 무리해서 자신들에게 아파트 전세금을 마련해주었고,

아내는 결혼생활 내내 휴직을 하여

돈 한 푼 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신은 아내에게 월급 거의 전부를 주어서 쓰게 했는데

도대체 아내는 왜 이런 녹음을 하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자신의 아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으나,

이 여교사 아내가 결혼을 하게 된 경위를 감안할 때,

왜 그녀가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이런 행동은 혼전임신으로 인해

억지로 결혼한 여성 중 일부가 보이는 모습 중 하나로,

그녀는 결혼 시작부터 이혼을 하기 위해 결혼을 한 것입니다.

이혼을 하기 위해 결혼을 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그녀의 행동을 하나하나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자신과는 격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전임신을 했기 때문에 미혼모가 되는 위험,

낙태를 하다가 신체가 위험해지는 위험,

미혼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거나 낙태를 하였거나 할 때

직장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그녀는 일단 서둘러 결혼했습니다.

이런 결혼은 그 목적 자체가 이혼에 있습니다.

이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의 임신과 출산은 자연스러운 것이 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임신과 출산을 겪은 다음에 이혼을 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단 한 번도

자신의 신랑 자격이 있는 남자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연스러운 임신과 출산, 이혼이라는 단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결혼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이 남자 때문에

인생에서 많은 손해를 보았다고 느끼며

이 남자에 대한 원한을 불태웁니다.

일단 이 남자와 이혼을 위해 결혼을 한 뒤,

결혼생활은 최소한의 기간으로 빨리 끝내야하며,

그 기간 동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이익을 챙겨야 한다고 결심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결혼과 동시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연달아 사용하면서 일을 나가지 않고,

돈을 벌지 않으면서 남자의 월급을 다 가져오라고 해서

그 돈을 다 씁니다.

일을 하지 않고 쉬는 것과

자신이 돈을 벌지 않고 남편이 번 돈을 다 빼앗는 것은

그녀에게 확실한 이익이 됩니다.

그리고 태교여행, 출산후 가족여행으로

자신의 엄마, 언니와 함께 해외 여행을 다니는 것 역시

결혼생활을 통해 자신이 이득을 취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런 소소한 이익 취하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혼할 때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두둑히 받아내는 것입니다.

위자료를 받아내려면

남편이 자신에게 잘못한 행동 하나하나를 주장하고 입증해야 하므로

그녀는 결혼초부터 남편과 집에서 나누는 모든 대화를 매일 녹음하고,

전화통화와 카카오톡 대화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녹음하고 기록으로 남긴 뒤

그 중에서 유책사유 주장에 쓸만한 부분을 정리해둡니다.

그리고 남편 핸드폰의 잠금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남편 핸드폰을 수시로 열어본 뒤 카카오톡의 내용들을 샅샅이 검사했습니다.

그 결과 남편이 친한 여직원과 카톡을 나누는 개인적 대화 모두를 확보했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엄마가 가장 신경쓴 부분은 재산분할입니다.

그녀와 그녀의 엄마는 어떻게든

시부모가 남편과 그녀의 공동명의로 아파트를 사게 만들려고 노력하였지만

결국 실패하였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월급 자체가 그리 많지도 않은데다

결혼 이후 월급 대부분을 그녀가 다 사용하였고

거기에 더해서 해외여행 비용을 대느라 빚까지 졌기에

그녀가 남편에게서 받아낼 돈은 이제 전세금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 전세금의 절반을 재산분할로 요구하기로 결정합니다.

공동명의로 집을 사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전세금의 반만해도 2억 이상은 됩니다.

이혼하기 위해 결혼한 그녀가 마지막으로 결정해야 할 것은

언제 이혼을 하느냐 하는 이혼의 타이밍입니다.

이를 위해 그녀는 자신이 늘상 접속하는 교사들의 인터넷 카페에 접속합니다.

거기서 그녀는 누군가로부터

1년 이내에 이혼을 하면 재산분할을 할 수 없고,

최소한 1년 반 정도는 결혼생활을 해야 재산분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결혼한지 1년 6개월이 조금 지난 날에

남편을 도발해서 싸우고

112 경찰을 불러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한 다음,

곧바로 아기를 데리고 지방도시의 친정으로 내려간 뒤

얼마 뒤 변호사를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장을 접수합니다.

혼인이란 법률적으로 보면,

부부관계를 성립시키는 가족법상의 법률행위입니다..

혼인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실질적 요건과 형식적 요건 모두가 있어야 하는데

실질적 요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성과 여성 당사자간 혼인의사의 합치입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혼인의사란

“그 시대의 사회통념에 따라 혼인이라고 볼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생활공동체를 당사자간에 형성하려는 의사,

즉 당사자간의 실질적 신분관계를 창설하려는 의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식적 요건이란 관청에 하는 혼인신고입니다.

혼인의 법률적 성질을 위와 같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바라본다면,

이 사건에서처럼

이혼을 하기 위해 결혼하는 혼인은

실질적 요건을 결여한 혼인으로 무효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위 여교사의 혼인에서

여교사가 실질적인 혼인의사가 전혀 없었음을 정확하게 입증하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소송을 남성의 대리인으로 맡게 된다면

일단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며

남성이 이혼을 통해 입게 되는 손해를 최소한으로 막아내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아내인 여교사가

제대로 혼인생활을 할 의사가 없이

이혼을 하기 위해 결혼했다는 점에 대해 재판부에 설명하면서,

완벽한 입증자료가 없다면 정황증거라도 정확하게 제시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특히 남자의 부모님이 지원해준 전세보증금 관련해서는 꼼꼼하게

돈의 흐름을 하나 하나 전부 찾아내서 재판부에 설명하고

입증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소송은 시간을 길게 끄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녀는 이혼을 위한 결혼을 하면서,

이 결혼의 기간을 가능한 짧게 줄이고 싶어 하였고,

재산분할이 될 것 같은 기간인 1년반의 시간만 딱 살고

계획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이혼소송이란 그녀의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혼소송을 시작하면 몇달안에 다 끝날 줄 알았으나

남편측에서는 각종 사실조회를 하고,

구석명신청을 통해

아내측이 스스로 자료를 낼 것을 요구하고,

교사아내의 직장인 교육청에 아내의 급여 및 퇴직금 자료 등을 요청하는 등

다양한 증거 관련 활동을 하는 가운데 시간은 계속 흐릅니다.

그리고 가사조사를 하게 되면 다시 몇 달의 시간을 그냥 보내게 됩니다.

이렇게 소송이 늘어지는 가운데

그녀는 육아휴직으로 인해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니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도달합니다.

그녀는 친정에 아이와 함께 머물면서 생활하지만

그녀의 친정엄마는 그녀에게 물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며

단지 아이를 대신 봐주는 정도의 도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엄마와 매일 싸우게 됩니다.

그녀와 그녀의 엄마 모두 갑갑한 상황에서

서로가 서로 때문에 인생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 가득해지기 때문입니다.

이혼소송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공통의 적인 남편에 대한 적개심과

남편의 시댁에게서 돈을 받아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로

엄마와 딸이 똘똘 뭉치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남편이 자신의 월급을 거의 다 주고

거기에 더해

빚을 내서 아내에게 돈을 주어 해외여행도 다니는 생활을 하다가,

이제는 법원에서 사전처분으로 정한 양육비표에 따르는

임시 양육비 정도만 남편이 송금해주게 되니

그녀는 이전처럼 자신이 사고 싶은 걸 사고 쓰고 싶은데

돈을 쓰는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그녀의 친정은 그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녀처럼 혼전임신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혼을 위해 결혼을 하는”

여성은 친정이 경제적으로 잘 사는 여성이 아닙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집안의 여성과

그 여성의 부모는 이런 이상한 판단을 내리며

이상한 결혼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이상한 짓을 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서울에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시간이 갈 수록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지방도시에서 자라나 어렵게 서울에 입성해서 살게 되었는데,

이제 그 서울을 빼앗기고

계속 지방도시에서 생활하게 되니

가슴속에는 울분이 계속 쌓입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남편과 살던 집에

남편을 쫓아내고 들어가서 살려고 하지만

이제 더이상 서울의 그 전셋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대리인으로 선임되자 마자

가장 처음으로 한 액션이 바로

그 전셋집의 임대차를 종료해버리고

남편에게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서 살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서울에 다시 집을 얻고 싶으나 모아 놓은 돈도 없고,

아기를 엄마에게 맡기고 자유롭게 지내려고 친정에 왔는데,

서울로 가면 아기를 혼자 봐야 하니 그런 것은 싫습니다.

그녀는 이혼소송만 끝나면 학교도 복직하고,

남편에게서 재산분할을 받아서 서울에 집을 얻고,

아기 보는 아줌마도 좀 부르려고 하는데

이혼소송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무슨 늪에 빠진 것 같은 상황이 이어집니다.

그녀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느끼긴 하나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이 모든게 남편과 시어머니 때문입니다.

감히 여교사인 자신과는 모든 면에서 격이 맞지 않는 이 남자가

나를 임신 시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결혼하게 되어

내 인생이 크게 망가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바보 삼룡이 같은 덜 떨어진 아들놈과 결혼해 주고,

손자를 낳아준 자신에 대해서

그깟 공동명의 집 하나 마련해주지 않는

이런 시부모야 말로 양심이 없는 인간들입니다.

시간이 꽤 지난 뒤 판결이 내려지지만

그녀는 자신이 바라던 경제적 이익을 얻지는 못 합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그녀의 짧은 결혼생활은

자신이 정한 결혼의 목적에 충실했고

궁극적인 목적인 이혼을 이루었으니

성공적인 결혼생활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항상 분통을 터뜨리고 화만 냅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듯 합니다.

출처 – 박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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