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옛날부터 수영을 잘못했음
누구나 그렇겠지만,
수영학원을 다녀도 물이 무서울정도.. 물이 무서워;
하지만 형은 수영을 진짜 잘했는데
어느정도였냐면
아마추어 대회에 나갈정도? 완전 물개였음
형이랑 나이차이는 2살차이인데
내가 16살 때의 이야기를 시작해봄
형은 18살 고2ㅇㅇ
여름이되면 우리 가족은 항상 캠핑을 떠났음.
왜냐하면 캠핑카가 있었거든
아빠가 그걸 너무 좋아했어
여름방학이 되면 우리가 맨날 가는 호수?
비스무리한 곳이 있음.
아무도 캠핑 안오고 우리들만 있고 벌레도 없고
아빠가 돌아다니다 찾아서 맨날 거기로만 갔었어..
그 해도 역시 여름방학 1주일 전쯤에
아빠가 “얘들아 캠핑가자!!” 하고 선언을 했음
우리는 뭐, 항상 따라갔었으니까
나는 “네~” 했는데
형이 “아..공부해야 돼요….”
이러면서 거부하기 시작함
근데 아빠가 묵직한 팩트를 가져오더니 형앞에 내려놓음
“아들아 3일 안한다고 성적이 내려가면
그건 그건 휴가 때문이 아니라 니가 빡댁알이라서 그래”
캠핑가고 싶어서 약팜
형이 듣더니, “아 그런가???” 하고 가기로 함
그렇다고 공부를 못하는 것도 아니였고 맨날 상위권 유지하는 형임
그렇게 아빠는 모두를 통솔한 후 계획을 잡기 시작함.
근데 맨날가던
그 좋은 장소를 제외하고 계획을 짜기 시작하는거야
그래서 “아빠 왜 이번엔 거기 안가요?”
그러니까 아빠도 지루했는지
“거기 재미없어..” 함
그래서 강원도에 다른 계곡을 찾기 시작함..
심지어 미리 답사까지 다녀옴
우리가 갔던 호수는 수영은 못했는데
계곡이라 수영도 가능하고
이것저것 할게 되게 많았음.
이번엔 캠핑카 안 가져가고 펜션 빌렸었음
결국 사전답사를 마친 아빠가
모든 계획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당일날 호기롭게 출발함
아빠는 신났는지 콧노래 부르면서
오지게 방방 거리며 강원도까지 감
그렇게 펜션에 도착하게 되고
우린 짐을 내려놓고 이곳저곳 둘러보기 시작함,
펜션은 총5개
숲으로 둘러쌓여있고 밑으로 계곡이 바로 있었음
근데 계곡이 그냥 일자 계곡이 아니라
되게 뭔가 무서워 보이는? 계곡이었음..
(내 눈에만 그럴지도)
그렇게 둘러보고 펜션에 돌아왔는데
아빠가 이미 물놀이 옷으로 환복함
물안경까지 끼곸ㅋㅋㅋ빨리 가자고
지금 생각하면 우리보다 더 어린애셨음
그래서 부랴부랴 준비한 다음 나감
역시나 물이 무서워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만 살짝 담그고 있는데
아빠랑 형은 오지게 놀았음 엄마는 나랑 같이 수다떨고 있었고
근데 아빠가 갑자기 큰바위 위에 올라가더니
“여보!!여보!!!” 하는거임
그래서 봤더니 포즈 취하고 뛰어내시더니 배로 착지함
근데 거기가 쫌 깊었던지
“여보!! 여기 발이안다아!!!” 하면서 소리 지르다가 나오심
그때까지만해도 그냥 행복한 여행이었지..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첫날부터 불고기파티 한 다음에 잠에 들었음..
그날은 아무일도 없었고
그냥 되게 기분 좋은 하루였음..
그렇게 2틀째 되는날 또 물놀이하고 저녁쯤 됐을까,
또 고기파티 한 다음에
다들 쉬고 있었는데.. 형이 갑자기
계곡에 놀러가자고 나한테 그럼
그래서 엄마아빠한테 허락맡고 내려갔지
가서 계곡물 보고있는데
어두우니까 물이 더 무섭게보이더라
그때 형이 되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함..
자기 너무 힘들다고ㄷㄷㄷ
공부하는 것도 지치고 그렇다고..
그래서 “형..왜그래;” 이랬는데
자기가 크면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더라;
그건 누구나 똑같겠지만…
그렇게 힘들다고 한참을 얘기하고
갑자기 머리좀 식혀야겠다고 물에 들어갔음..
그래서 내가 위험하다고 “형!!위험해!!가지마!!” 했는데
그냥 무시하고 수영함..
그래서 보고 있으면서 나도 생각 좀 하고 있었지
나는 뭐 하면서 살지..
공부도 형만큼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그러고 있는데
형이 진짜 갑작스럽게 안 보이는거야
앞은 온통 어둠이고 물살은 쎄보이고
“형!!형!!!어딨어!!!!” 하는데,
대답이 없는거야..그래서 너무 깜짝 놀라서
엄마아빠한테 달려갔음
그리고 형이 물에 들어갔다고 근데 사라졌다고
그러니까 아빠가 사색이 되면서 맨발로 뛰어서 내려감..
같이 갔는데
아빠가 소리 지르면서
준호야!!!! 야!!!이준호!!!!하면서 부르는데도
형이 나오질 않는거야..
아빠가 다시 올라가서 후레쉬 가져오더니
막 수영하면서 찾기 시작함..
근데 물살이 되게 거세져서..
아빠도 막 살짝 허우적 거리는걸 엄마가 보고 빨리 나오라고..
아빠도 안되겠는지 나오시더라고
그러더니 엄청 정신없게 막… 돌아다니고 112에 신고하고..
난리도 아니였음..
그렇게 아침이 됨
진짜 나는 계속 울고있고 엄마도 울고있고
아빠는 계속.. 찾고있었어..진짜
나 때문인 것 같고 경찰도 여러명이와서 수색하는데…
형이 보이질 않는거야
진짜 그렇게 거기서 이틀동안 형을 찾아 헤맸는데
하류에도.. 가보고 별짓을 다 했는데도..
못 찾았어 진짜 절망적이었음;
너네 그런 기분아냐,
진짜 같이 놀던 우리형이 갑자기 사라져서 이젠 못 볼 수도 있다는기분..?
진짜 미쳐버릴 것 같더라
엄마도 거의 실신직전이고
아빠도 계속 찾지만 하루하루 지나자 진짜..
아빠가 우는건 처음봤어
그런데 형이 없어진지 2일정도가 지났는데
전화한통이 걸려왔음..
엄마가 “여보세요??” 하고 받았는데
갑자기 “준호야!!!!”하면서 엄청나게 우시는거야..
뭐야..하고 봤더니..
형이 전화를 건거였어;
이게 어떻게 된일인가 벙쪄있는데
형 위치가 여기서 꽤 멀리 떨어져있는 마을??이라고 하더라고..그래서
우린 바로 차타고 그 쪽으로 향함
꽤 오랜시간가서 도착했는데..
형이 진짜로 있는거야..그래서
우리 다같이 가서 부등켜안고 엉엉 울었음..
어떻게 된거냐고 막 계속 울고나서 쫌 진정된 다음에 들어보니까
형이 그때 급물살에 빨려들어갔다고 그러더라..
순간적으로 긴장해서 그냥 샤아아악하면서 빨려들어갔는데
계속 휩쓸려가다가 이상한 큰 물체에
부딪히고 멈춰서 죽기살기로 올라갔대
근데 물살이 워낙쎄서 올라가기도 힘들고
다시 물속으로 또 내려간거야;;
그러다가 바위에 걸렸고
그 위로 올라가니까 어둠뿐이고 숲속이였대
숲속 쪽으로 올라가려하는데
계속 길도 못찾겠고 길이 아예 없는 곳이라..
그냥 강 따라서 걸었대
그러다가 도저히 안나오자.. 산을 넘었나봐;
그리고 아침이 돼서도 계속 걸어다녔는데
뭐가 안보이고.. 배는 고프고..
그렇게 2일동안 계속해서 걸어다닌거임 ㅠㅠㅠ
그러다가 마을을 발견했고
거기서 전화를 건거였지
진짜 기적 아니냐 진짜 너무 감사하더라..
형한테 그소리 듣고 아빠가 울면서 미안하다고,
그냥 원래 가던곳.. 갔어야 된건데 자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활발한 아빠가 울면서 그런말 하는걸 진짜 처음봤어;
여튼 그 다음에 우리형 데리고 바로 집으로 갔지..
거기서 또 형은 태연하게 오디 같은거 따먹었다는둥..
자기가 베어그릴스인 것 같았다는둥…
생존력 쩌는거 ㅇㅈ? 하던데
발보니까 상처투성이더라
이리저리 긁히고 피나고
그거보고 난 또 울었음
근데 그런 날 보고 형이 말하더라
야! 내가 말했던거 있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고
야 내가 물에 빠져보니까 알겠더라
그냥..웃으면서 사는게 그게… 그게 잘사는 거더라”
돈 이런거 못벌어도 소소하게 사는거
그게 진짜 이렇게 행복한건지 난 죽을뻔하고 겨우 깨달았다..
너는 그런일 겪지말고 깨닫길 바란다….”
아오..이 말 듣고 손발 다 오그라들고 있는데..
아빠가 “너 이자식,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구나..”
하고 오지게 놀림
그제야 실감하겠더라..
형이 없으면 절대 안된다는거,
우리중에 한명이라도 사라지면 우리 가족은 불행해진다는거..
그렇게 우리가족은 진짜 더 끈끈하게
서로를 챙겨주고 서로를 아껴주게 됐다
원래도 그랬지만 더욱더..
그리고 아빠의 캠핑열정은 2년간 사그라들었다가
주체 못하고
몇개월전 또 캠핑계획을 세웠음..
형은 대학 들어갔고 나는 한창 공부할땐데..
아빠가 또 팩트폭격을 나에게 함,
“넌 공부를 못하니 열심히 해도 안 오를 것이다. 가자!”
그 말듣고 아..그거슨 팩트다 하면서 따라감
근데 가보니 맨날 가던 호수였음..
거기선 정말 편안한게 잘지내다왔음
형도 되게 좋아했고ㅎㅎㅎㅎ 여하튼
이제 여름인데 물놀이 방심하지말고 다들 조심히 놀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