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있음.
의무소방 복무하던 시절에 봤다.
말년에 꿀 빨고 있는데 코드 뭐시기 뜨더라.
전역한지 오래되서 기억도 안나는데
코드 뭐시기면 사망 혹은 사망에 준하는 긴급 구조 상황이다.
발전소에서 누가 감전을 당했대.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 애들은 알겠지만
지휘차+본서 구급차+구조대+조사차+펌프+센터 구급차가 모두 나갔으니
정말로 큰 건이었다.
나야 말년까지 별의 별 꼴을 다 봤으니 좀 스릴은 넘치지만 겁은 안나는
뭐 그런 멘탈 상태로 나갔다.
발전소 존나 크더라.
이런 발전소에서 감전이면 가망이 없겠다 싶은 감이 딱 오더라고.
대충 상황 들어보니 기술잔데 전기 설비를 잘못 만져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더라.
우리도 감전 위험이 있어서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급자 구조 진입이 어려웠고.
암튼 이제 발전소 측에서 사람 불러다가 안에 감전 위험 유무 체크하고 구조대 진입했다.
들것이랑 aed 들고 나도 근처로 가서 씨피알 칠 준비하는데 와..
사람이 정말 까맣게 탔더라.
탄 냄새는 코를 찔렀고
진물인지 모를 액체가 계속 새어나오더라.
그 모습을 본 발치에서나마 본 동료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그와중에 발전소에서 연락이 간건지 보호자가 도착했다.
60~70대 되어보이는 할머니셨다.
내리자마자 황급히 뛰어오시더라.
내 아들 어디있냐고 물으시대.
어떻게 저기 저 시꺼먼 물체가 아드님이라고 말하겠냐.
누가 감히 그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냐.
아무도 차마 할머니에게 대답은 못하고 있는데
현장 지휘 와있던 최고위급인 당장이 죄송하다면서
환자분께서 너무 강한 전류에 감전되었다고 말끝을 흐렸다.
그때서야 저 검은색 물체가 아들임을 직감하신건지
할머니가 그 자리에 쓰러져 우시는데
와..그건 사람 소리가 아니었다.
그건 사람 소리일 수가 없어.
소름이 끼치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러면서 내 아들 손 한번 잡아주시겠다고
시신 있는 쪽으로 달려오시는데
제발 보호자분 시신이 떨어져 나간다고 장정 세명이 달라붙는데
할머니 한명이 저지가 안돼.
이젠 알아듣지도 못하게 소리지르고 우시면서 달려드는데
내가 막다가 나도 소방관들도 울음이 터져서
보호자분 너무 죄송하다고 제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저희 아드님 편한데로 모시겠다고 기다려달라고 붙잡았다.
할머님도 기운이 빠지셨는지
자리에 앉아서 엉엉 우시는데
진짜 그 소리가 가슴을 찔러오더라.
다른 소방관들도 도착한 경찰들도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숙연해져서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내가 소방서에 있으면서 정말
별에 볼 못 볼 꼴 다보고 끔찍한 모습도 다봤지만
트라우마 이런게 없었는데
이 사건만은 아직도 꿈에 나올 정도로 트라우마로 남는다.
방금도 잘려고 누웠는데
이 꿈 꿔리는 바람에 룸메 형이 왜 우냐면서 괜찮냐고 깨워서 쓰는거임
정신과 치료라도 받아야되나 싶지만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된대서 나눠봤다.
얘들아.
부디 부모님께 효도하고 항상 건강하자.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