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랑 헤어지고 힘들어 죽겠는데 귀신한테 국밥값 받은 썰

이 이야기는 그렇게 무서운 편은 아닙니다.

물론 제가 겪은 100% 실화입니다.

그때 한참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를 끔찍하게 생각해주고 저희 집안일에도 관여할만큼 사이가 깊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어린 나이였던지 300일도 못가 헤어지게 되었죠

이 이야기는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당시 겪은 이야기이고,

때는 앞서 이야기했던 17살 피시방 알바를 하고 있던 시기입니다.

퇴근을 하고 한참 자다가 꿈을 꿨는데

배경은 저희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이었고 저녁이었어요

퇴근해서 잠자리에 들면 10시 정도 되는 밝은 오전시간이었는데

아마 어디 갔다가 저녁쯤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나봐요

그런데 알 수 없는 이끌림이라고 해야하나?

꿈 속이었는데 마치 빨려들아기는 것처럼 초등학교 운동장에 들어 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운동장 한가운데 여자친구가 서있는 겁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뛰어갔는데

여자친구가 눈동자가 없이 검고 온 몸에 피를 잔뜩 흘리고 있는겁니다

(어두운 계열의 옷이었는데 피 때문에 그렇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튼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까무러치게 놀라서 잠이 깨보니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더군요

왠지 불길했습니다.

더군다나 그 날은 일을 쉬고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이었거든요

이 불길한 꿈이 예지몽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날 저는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우기 시작한게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죠

“너는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는게 아니라 불쌍해서 만나는 것 같다 좋은새끼 만나라”

“그래 개X끼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우리 진짜 다시는 보지말자 마주쳐도 쳐다보지도 마라”

대충 이렇게 마무리를 지었어요

그 때를 생각하니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찡하네요

이러한 저의 말들은 당연 진심이 아니었어요

저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여자친구에게 의지하고 있었고

어쩌면 그 때 당시 제가 집안문제를 비롯한 학업문제

금전문제 따위와 같은 많은 어려운 상황들을 긍정적으로 견뎌낼 수 있게 한 사람이었습니다.

솔직히 홧김에 한 말이었고 헤어지자고 말하고 돌아선 후에도 실감이 나지 않더군요

꿈 생각은 하지도 못했었구요

그렇게 항상 여자친구를 기다리던 집앞 버스정류장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엄청난 슬픔 (?) 이 몰려오더라구요

저는 살면서 울어본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슬픈 감정 조절을 잘하는데

그 날 충격이 꽤나 심했던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걸어가면서 어린아이처럼 울었습니다

쉽사리 울음이 그칠 것 같지 않더군요

또 집에 부모님이 계신데

눈이 퉁퉁 부운체로 집에 들어가기도 좀 그렇고

시간은 저녁 11시쯤 되어가고 있었어요

예상 하셨겠지만 저는 꿈에 나왔던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습니다.

그 운동장은 사람도 없고 특히나 이렇게 펑펑 울고있는 상황에 짱 박혀있기에는 더 할 나위없이 좋은 장소였죠

또 왠지 모르게 오후에 꿨던 꿈 생각이 나면서

“결국 여기로 오게 되는구나 꿈이 맞았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도착해서 본격적으로 (?) 울기 시작했죠 딴에는 헤어짐의 운치를 느끼고 싶었는지

깡소주 한병까지 들이키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비운의 남주인공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죠

그렇게 울면서 있는데 갑자기 꿈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러면서 눈물 때문인지 귀신에 홀려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약간 앞이 흐린 가운데

꿈에서 봤던 운동장 한 가운데 사람이 서있더라구요

저는 직감적으로 그게 여자라는 걸 알았습니다.

여자친구는 아닐테도 분명 귀신임에 틀림없었죠

그치만 그런 X같은 상황에 무서움 따위가 있겠습니까?

원래가 귀신을 무서워 하지 않는 저는 속으로 생각했죠

“기분 좃 같으니까 건들지 말고 꺼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계속 절더러 오라는 듯이 콩콩 뛰며 손짓을 하더군요

(뭐랄까 깃발 같은게 소리없이 흔들리는 느낌인데 꼭 무당이 신들렸을 때처럼 콩콩 뛰면서 손짓하는 느낌? 잘 모르겠죠?)

그때 심정으로는 차라리 저년을 죽이던지 제가 죽던지

아니면 왠지 누구에게라도 하소연하고 싶은 그런 복잡한 감정이었습니다.

또 오후에 꿨던 꿈을 생각하면 뭔가 그 귀신이 암시하는 바가 있겠거니 라는 생각이 들었죠

자꾸 절더러 오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그래 뭐라고 하는지 말(?) 이라도 들어보자 라는 생각에

술기운도 올라왔겠다 그년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가까이 가면 갈수록 뭔가 온몸에 온화한? 따뜻한?

느낌이 스며드는 기분이었어요

온 몸이 노곤노곤 해지는 느낌이었고

이 일이 있고나서 그러한 느낌을 단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네요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껴서인지 평소보다 길게 느껴지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저벅저벅 걸어가는데

한발짝 한발짝 뗄 수록 앞에서 절 보고있는 사람이 한명,

그리고 또 한명 생기더니 총 세명이 되더라구요

마법 같은 일이었습니다.

또 그 세명 사람은 모두 처음엔 몸 주위가 어두웠는데

점점 밝지는 않고 탁하면서 연한 노란색? (황금색?) 불빛이 스멀스멀 감도는 겁니다.

“역시 사람은 아니었군”

그런데 갑자기 발에 뭐가 턱 걸리는 느낌을 받았는데

왠 지갑이 떨어져있더군요

그걸 주워들고 다시 앞을 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 꿈을 꾸는 듯한 느낌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멍~한체로 벤치로 돌아가는데 또 한차례 여자친구 얼굴이 생각나면서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에 다시 울음이 나더군요

벤치로 돌아와 앉아서 또 X신 마냥 울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혼잣말로

“나 이제 어쩌냐..나 이제 어쩌니냐..신발 나이제 어쩌” 라는 말을 반복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어떤 바람 같은게 저를 정면으로 훅 들어오더니

제 얼굴을 한번 쓰다듬고 어깨를 살짝 툭 치더군요

그리고 분명히 저는 들었습니다

그건 마치 제 마음속에서 제가 스스로가 되뇌이는 듯한 한마디였어요

“괜찮다 다 괜찮아”

그리고나서 바로 휴대폰이 울리더군요

벨소리에 깜짝 놀라 정신이 깼어요

전화한 사람은 약간 어두운 목소리의 어머니셨습니다.

“아들 어디야 성필이 전화왔드라.. 아들. 주영이랑 헤어졌냐?”

“(울컥) 어.. 그렇게 되브렀네..”

“추운디 밖에 있지말고 들어오니라 사람 인연이란 것이 다 그런 것이다”

전화를 끊고 벤치를 일어서는데

이제야 아까 운동장에서 주웠던 지갑이 보이더군요

지갑은 약간 낡은 검정색 가죽지갑에 아무런 브랜드도 없었습니다.

다른 내용물은 아무것도 없고

이상하게도 빳빳한 만원짜리 한장과 천원짜리 두장이 들어있더군요 (만 이천원)

돈을 빼고 지갑은 버리려는데 왠지 버리고 싶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대로 크로스백에 넣었습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서 어제 일을 생각하면서

담배를 한대 피웠죠

(비행청소년이었습니다….)

출근 하기까지는 두시간 쯤 남았는데

성필이새끼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븅신 속 졸라 아프제? 밥이나 먹게 나와라 형이 산다”

그렇게 여자친구와 헤어진 다음날 친구와 함께 받을 먹으러 갔습니다.

어제 소주를 많이 남겼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런데도 속이 무지 좋지 않았기에 대충 보이는 국밥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참 어제 이야기를 성필이한테 해주면서

“와 이 소림끼치는 새끼 진짜.. 그 와중에 귀신을 보고 자빠졌냐” 하면서

주웠던 지갑도 보여주고 했죠

다 먹고 계산을 하려는데

가격이 만 이천원이었던 겁니다.

뭐 특별하게 의미부여를 할 것 까진 없어보입니다만 제가 그랬죠

“야 돈 내지마라 왠지 내가 내야될거같다 이건”

ㅋㅋ시바 졸지에 귀신한테 위로받고 국밥까지 얻어먹네?”

그때 주웠던 지갑은 아직도 제 고향 책상 속 보물상자에 담겨있습니다.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불쾌하거나 무섭다기 보다도 뭐랄까

굉장히 경이로운 경험이었달까..

딱히 생각나는 단어는 없네요

그런데 지금도 의문이 풀리지 않은 세사람은 과연 누구였는지

확실한 것은 그들로 인해서 아마 제 마음에 많은 위로가 되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슬펐던 일이 술안주로 씹어도

손색이 없을 피식거리가 되었으니 말이죠..

귀신들한테 위로 받아본 적 있으십니까?..네 저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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