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갑작스럽게 입원을 해가지고 보험 돈 받을라고 입원 세부내역서를 뽑으러 병원에 들림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병원에 도착해서 원무과가서 대기표받고 대기하다가 내 대기번호가 울려서 접수하러 감.
접수대로 갔더니 한 눈에 봐도 일하기 싫어가지고 틱틱대는 원무과 여자애가 내 번호를 호출함.
아무튼 보험 때문에 입원 세부내역서 요청하고
신분증 보여줬더니 서류가 좀 많다고 앉아서 기다리시면 호명 해드리겠다고 해서 ㅇㅋ 하고 티비보면서 기다림
그렇게 한참 성의없이 접수받다가 5시반에 갑자기 옆에서 같이 근무하던 년들 (2명) 이랑 하하호호 쪼개더니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져버림.
그래서 아 내꺼 서류가 많아서 따로 받으러 가는가보다 하고 그냥 멍청하게 티비보면서 기다림
근데 씨이발 20분 30분 40분 다 됐는데도 안 불러줌.
그 사이 접수받던 세 년은 수다 실컷 떨다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져버리고
과장급 되는 나이 좀 되신 분 둘이 접수대에서 근무하고 계심.
(그렇게 큰 병원은 아닌데 응급실 병동이 있어가지고 야간진료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있음)
그사이 내가 기다린 시간만 1시간이 넘어서 오후 6시를 넘김.
내 서류 안 나오고 내 접수 받은 년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려서 부들부들 하고 있는 찰라
그 과장급 되시는 분들 중 (2명 두분 다 남자) 한 분이 내게 물어보심
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계시냐고
그래서 입원세부내역서 받으러 와서
내 서류 많아서 호명해준다길래 1시간 가까이 기다렸는데 접수 받던 여자분 없어졌고 계속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니까
급당황 하시면서 지금 접수 받고 있는 야간환자 처리하고 알아봐 주시겠다고 하셔서 일단 진정하고 있는데
아까 없어진 세 년이 평상복 차림으로 해방감을 느끼는 표정으로 음료수 하나씩 들고 내 앞을 당당히 지나가면서 퇴근카드 찍고 나감.
순간 빡 돌아서 터질뻔한 찰나
과장급 되시는 분이 사태파악하고 걔들 퇴근하던거 불러잡음.
그리고 상황 설명하면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는데
세 년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왜 저새끼가 자기들 퇴근하는데 잡아다 심문하는지 이해를 못함. ㅆㅂ..
그러다가 내 접수 받아준 년이랑 눈이 마주침.
그제서야 사태 파악이 됐는지 짜증나는 표정 지으면서 갑자기
그러면 자기가 해결 해주겠다고 환자분 성함을 말씀해보시라며 은근슬쩍 접수대로 들어옴
지가 사고쳐 놓고 은근슬쩍 지가 안한 것처럼 태연스럽게 접수 다시 받는 김치식 통수;
그 순간 화가 터질뻔했지만 간신히 이성을 되찾고 차근차근
내 이름 다시 불러주고 접수 다시 할려는데 심지어
난 분명히 접수했는데도 접수조차 안됐음
그래서 일단은 내 접수 다시 받아준 과장급 남자 분하고
차근차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고 진상규명을 요구한 순간
사고친 애는 자기 할일은 끝났다는 듯이 쿨하게
아 네네 하면서 무시하고 지 동료들 하고 퇴근카드 다시 찍고 퇴근함
근데 병원이라 화도 크게 못내겠고
(바로 옆에 응급실병동..)
이미 사고친 당사자인 애는 지 동료들이랑 퇴근하고 ㅌㅌ 해버림.
옆에서 접수 받던 사람들도 어이가 없고 내가 불쌍했었는지 나를 측은하게 쳐다봄 ㅆㅂ
어쩔수 없이 그 남자분한테 사과 아닌 사과를 받고 일단 집에 와버림.
근데 존나 빡쳐서 참을 수가 없어서 병원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마음에 소리에 내 실명이랑 내 휴대폰 11자리 딱 입력하고
그날 하루 있었던 일 적나라하게 다 쓰고 진상규명을 요구함
그랬더니 다음날 아침 9시도 안되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옴.
사고친 애가 이미 원무과장 & 병원원장한테 털리고 나한테 사과전화함.
듣자하니 자기가 5시반부터 회의하고 6시에 퇴근하는데 내 접수를 까먹고 그냥 퇴근해버렸다고 “일.단.은” 자기가 잘못한 것이니 사과하겠다고 함.
근데 나는 5시반 전에 도착해서 그 전에 접수했는데 접수조차 안해놓고 까먹었다고 변명하고 “일단은” 자기 잘못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함.
그래서 하나하나 되 짚어줌
난 분명 5시반 전에 접수했고 그쪽이 호명 해준다고 해서 기다렸고
서류 많다고해서 기다리라고 한 것도 그쪽이고
너 5시반 되기 전부터 옆에 동료들이랑 수다 떠는거 CCTV에 찍혔을테니 확인해보라고 되짚어줌.
친절함의 감동 하셨는지 뒤에서 통화 듣고 계시던 원무과장님으로 추정되시는 분이 당장 CCTV 돌려보라는 소리가 들림.
그리고 수화기 뒤에선 원무과장님 언성 높이는 소리가 내 귀까지 들림.
알고 보니 뒤에서 같이 퇴근하면서 이 상년의 도주를 돕던 2명의 쌍상년까지 털리고 있었음.
그래서 내가 사람이니까 물론 실수할 수 있는데
변명 그런식으로 하면 안 걸릴 줄 알았어요?
본인이 잘못한건데 왜 퉁명스럽게 말씀하세요 하니까
이젠 울면서 죄송하다고 잘못했다고 사과함.
자기 8시에 기분 좋게 출근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죄송하다고 앙망함
그럼 사고 안치면 되는거고 사고 쳤으면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깔끔하게 사과 하면 끝나는건데 끝까지 합리화 시키네요 함
어쨌든 환자는 받아야되니까 이쯤에서 사과 받아주고 전화 끊음
근데 진단서 원본을 하나 더 받아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 그날 오후에 병원 다시감.
그랬더니 단번에 알아보고 퇴근 3자매한테 일동기립 90도 사과받음.
얼굴보니까 존나 울어가지고 눈 퉁퉁부어서 3명다 근무 하고 있었음.
거기 있던 환자들 시선이 다 나한테 쏠려서 부담스럽긴 했음.
그날은 진단서 칼 같이 받고 (5분도 안 걸리더라)
음료수까지 하나 받고 원무과장님한테까지 사과 받고 (잘못 없으신데도 계속 사과하셔서 미안했음..)
병원 문을 나섬.
이 날 처럼 통쾌한 하루가 없었음 복수 잘한거 맞냐
3줄요약
1.병원에 서류 떼러 갔는데 1시간 기다림
2.알고보니 퇴근에 미쳐서 퇴근하러 간거임
3.빡쳐서 병원 홈페이지 마음의 소리에 꼰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