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 일이 다 생기는 응급실 “소중이 골절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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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응급실 인턴 K는 한참 밤 나절 아우성치며 몰려드는 환자를 막아내고 있습니다.

이 시간대면 항상 겪고 지나가야 하는 일이지요.

환자들은 생김새만큼이나 가지각색이지만, 그래도 인턴 생활, 특히 응급실 인턴을 오래 하다 보니깐 이제 감이 제법 오는 것 같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 오는 얼굴만 보고 무슨 환자인지 맞춰서 잽싸게 행동하는 거지요.

눈치가 빠르다고 레지던트 선생님의 칭찬도 제법 들었습니다.

지금 저 옆구리를 붙잡고 표정이 구겨진 중년 남자는 분명 요로결석, 피 흘리는 손가락을 잡은 청년은 당연히 저걸 꿰메러 왔을 꺼고요.

화장하고 배를 붙잡은 저 여자는 체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게 응급실 인턴의 소소한 재미라고 할까요.

그렇게 K는 한참 일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응급실 자동문은 지겹게도 또 활짝 열렸습니다.

그리고 하반신 쪽에만 피가 여기저기 묻은 하얀 모텔용 가운을 입은 맨 다리가 119 카트에 실려 들어옵니다.

K는 순식간에 파악합니다. 하혈이다. 모텔에서 너무 무리해서 뭔가 일이 생겼군.

아휴. 나는 이러고 일만 하고 있는데…

어쨌든 출혈량과 산부인과 기왕력을 확인하고 산부인과 연결하면 되겠다.

근데, 이럴 땐 보통 걱정스러운 표정의 남자와 같이 오는 법이지. 어디 한번 어떤 남자인지 얼굴이나 볼까?’

K는 반은 호기심으로, 또 반은 환자 파악을 위해 들어오는 카트를 빤히 쳐다봅니다.

맨다리를 실은 카트가 응급실 복판으로 굴러옵니다.

K는 뒤따라 들어오는 보호자의 얼굴을 훑어갑니다.

그리고 119 대원을 뒤따라 나타난 보호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 사람은, 놀랍게도, 앳된 얼굴의 여자입니다.

그녀는 울상인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카트에 실린 사람의 손을 잡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으악! 뭐지?’ K는 카트에 실린 사람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맨 몸에 피묻은 모텔 가운만 입고 있는 사람은 늠름한 남자입니다.

그것도 머리도 파르라니 짧게 깎은 군인같아 보입니다.

‘윽… 하혈은 하혈일텐데… 앞인가? 뒨가? 아니면 내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다른 부위가 또 있나?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이야!’

2.
“완전히 부러졌군.”

처치실에서 환자의 하얀 가운을 열어 본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S는 선언합니다.

환자의 음경은 크게 부어있고, 믿을 수 없는 각도로 오른쪽으로 휘어 있습니다.

왼쪽 해면체를 만지자 분명한 결손 부위가 느껴집니다.

음경 끝에는 혈뇨, 아니죠, 그냥 피를 쏟아낸 자국이 있습니다.

다행히 피는 멈춰 있습니다. 음경은 안에서 나오는 피로 육안으로도 벌써 조금 더 부풀었습니다.

이게 하혈은 하혈인데… 그죠. 하혈이 맞지요.

“부러졌다기 보다는 안에서 찢어진 겁니다. 거기서 피가 흘러 나와서 이렇게 붓는거죠. 이거 입원해서 당장 수술해야 합니다.”

“저… 저희 오빠는 살 수 있나요? 생명에는 지장 없는거죠?”
“이거 생명에는 지장 없습니다.”
“그… 그러니깐. 목숨… 네, 목숨에는 지장 없는거라는거죠?”
“네, 목숨에도 지장 없다니까요.”
“그… 그… 그러니깐요… 저… 정말 지장이 없는거죠?”
“네? 아… 네… 그 지장이요. 아마 없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군에서 휴가나와 부상당한 남자는 군인답게 결연한 표정으로 부풀어가는 자신의 성기를 바라보고 있었고,

같이 일을 겪은 여자는 울먹이면서 미안한 분위기로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습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 그리움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군… 이렇게까지 격렬했던 걸 보면…’ 웃을 수만은 없는 외상이지만, 진심으로 걱정하는 여자의 표정을 보자 S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요새같이 각박하고 사랑이 부족한 시대에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는 진정한 사… 응?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S는 고개를 내젓습니다.

“K선생, 어서 비뇨기과 호출해서 이 환자 입원해서 수술받도록 해.”

3.
K는 의학적인 관심이 들어 막간을 이용해 성기 골절에 대한 저널을 뒤져 봅니다.

역시, 세계 유수의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관련 연구를 해 놓았습니다.

‘성기 골절은 매우 드문 손상이다. 대부분이 질식 성교를 하다 생기고, 일부는 격렬한 자위행위(도대체 어떻게!) 로 생기거나, 발기된 채로 침대에서 혼자 구르(정말 구르기만 해도?!)다가 생긴다.

아주 드물게 무엇인가에 맞아서(으악!) 생기는 경우가 있다.

제법 많은 케이스가 비아그라 복용과 연관되어 있다.

성기 골절이 잘 생기는 질식 성교의 체위는 여성 상위이며, 그 외에 남성이 여성을 벽이나 고정된 물체에 밀어붙이는 자세에서 잘 발생한다.’

K는 논문 마지막에 ‘성기 골절이 잘 생기는 체위’라는 이름의 삽화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이 남녀가 엉겨있는 두 개의 그림은 너무나 디테일해서 학문적인 경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아, 학문과 연구란 정말 대단한 것이군요.

갑자기 컴퓨터 뒤로 누가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K는 논문을 황급히 닫아버립니다. 괜한 오해를 살 뻔 했네요. 휴.

4.
응급실 신규 간호사 A는 방금 환자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세상에, 부끄럽지도 않나봐요.

어떻게 나체에다가 모텔 가운 하나만 입고 올 수가 있죠. 그것도 사람 많은 대학병원에 간다는 걸 뻔히 알면서요.

남자가 그렇게 입으면 무슨 바바리맨 같잖아요. 자기 다쳤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A는 넌지시 레지던트 S에게 말을 건냅니다.

“선생님, 저 방금 환자가 실은 좀 불쾌해요. 거의 나체로 119까지 타고 실려 왔잖아요.”

“A 간호사는 환자를 잘 이해하지 못하네요. 자, 생각해보세요. A 간호사는 정확히 감은 안 오겠지만, 성기가 부러졌으면 일단 엄청 아프겠죠?”

“뭐… 네. 그렇겠죠.”

“부러진 성기가 저러고 있는데 환자가 팬티를 입을 수 있을까요?”

“못 입겠죠.”

“그러면 보통 팬티를 안 입고 바지만 입을 수가 있나요? 그리고, 어차피 바지만 입어도 닿으면 아플텐데.”

“그러네요. 그건 좀 느낌이 이상하겠네요. 아프기도 하겠고요.”

“그럼 아랫도리에는 아무 것도 못 입는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남자가 아래에는 아무 것도 안 입고 위에 티셔츠 한 장만 입고 나타났다고 생각해보세요.”

“아이고, 그럼 안 돼죠.”

“아마 자기도 119 기다리면서 나체에 티셔츠만 한 번 입어 봤을 겁니다. 그리곤 거울 한 번 보고 이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찾은 최선책이 모텔 가운만 걸치고 오는 일이었을 겁니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다른 해결책이 없는 거였군요!”

5.
비뇨기과 레지던트 B는 정말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물건을 보고 있습니다.

왼쪽 해면체를 통과하는 동맥이 찢어져 안쪽의 혈압이 높아져서, 피가 너무 많이 고여버렸기 때문에, 성기가 무지막지하게 커져 버렸습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하기야 쉽습니다만, 말이 두 배 쯤 크기이지, 이걸 실제로 보는 건 정말 쇼크입니다.

이 물체를 어떤 동물과 비교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사람인데 ‘이야 크다’ 수준은 그냥 벗어납니다.

어디 돌연변이나, 우주에서 온 성기나, 교과서에서만 보던 기생충 물린 성기가 저럴까요.

실제 크기가 저렇다면 지구에선 어떠한 생활도 불가능할 겁니다.

그 와중에서도 그건 오른쪽으로 맹렬하게 휘어 있습니다.

“환자분, 그러니깐, 관계중 갑자기 ‘똬악’ 소리가 나더니 이렇게 됐다고 하셨죠?”

“네, 몇 번이나 말씀드렸습니다.”

“자, 내일 아침에 바로 수술하실겁니다. 이렇게 피가 많이 고여있으면 되려 조직이 눌려서 괴사될 수 있어요. 응급으로 수술하고, 피를 빼서 빨리 크기를 줄여야 합니다.”

환자는 약간 아쉬운 표정이다.

“자, 그러니깐 수술 방법은요. 이쪽 앞부터 뒤까지를 칼로 이렇게 열고, 여기 앞까지 얘를 밑으로 쭉 내려서, 여기 대만 남기고 남은 부분에서 터진 부분을 봉합하고, 다시 위로 올려서 원래대로 꿰메는 겁니다.”

환자는 이번엔 끔찍한 표정이다.

“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수술하는 거니깐 합병증이 당연히 있을 수가 있어요.
감염이나 통증은 당연히 있을 수가 있겠고요, 수술 부위가 성기니깐 수술하다가 잘못 될 경우 앞으로 성기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든지, 발기 부전이 된다든지, 감염이 심하면 썩는다든지, 그렇게 되면 잘라 낼 수도 있…”

“와악. 그만. 그만요. 그렇게 되면 저는 그냥 죽을 꺼니깐 그거 그만 얘기하고 수술이나 잘 해주세요.”

“저, 그리고, 지금 왼쪽 해면체가 찢어져 왼쪽이 더 부어 성기가 오른쪽으로 휘어있지만, 수술을 하게 되면 왼쪽을 실로 꿰메버리기 때문에 왼쪽이 잘 늘어나지 않아요. 그래서 수술이 끝나고 회복되면, 발기시 성기가 왼쪽으로 휘게 될 겁니다.”

“네? 평생 휜다고요? 각도가 얼마나 휘는데요?”

“그건 수술하고 회복해봐야 압니다.”

“서… 선생님, 그건 언제 알 수 있을까요? 그거 엄청 많이 휠 수도 있나요? 막 바나나킥처럼 직각으로 이렇게요?”

환자는 손으로 바나나킥의 궤적을 크게 그렸다. 각도가 제법 매섭고 날카롭다.

“회복되면 곧 알게 되실 겁니다.”

환자는 옆에 있는 여자친구와 의미심장한 눈길을 교환했다. 여자친구는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환자의 표정이 침착해진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수술 잘 받으세요.”

6.
비뇨기과 인턴 N의 일중 하나는 수술 전날 환자의 성기 주변을 면도하는 것입니다.

매일 밤 대여섯개에서 열 개씩, 병동 환자의 성기를 깨끗하게 면도해서 환부의 감염을 줄이는 숭고한 일입니다.

이제 비뇨기과 환자에게도 익숙한 N은 콧노래를 부르며 기계적으로 병실별로 면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걸 하다보면 N은 자기가 의사가 아니라 왁싱샵에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방금 암 수술 할아버지의 환부를 능숙한 솜씨로 깨끗이 면도하고, N은 명부에서 다음 환자를 찾습니다 .

21세. 성기 골절. 응?

병실에 들어가니 환자복을 입고 아직 앳된, 머리를 파르라니 깎은 군인으로 보이는 환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손을 꼭 붙들고 있습니다. N은 생각합니다.

성인 환자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성인 보호자는 처음 보는 것 같다고요.

“면도하게 보호자분은 잠깐 나가계시겠어요?”

여자친구로 보이는 보호자는 곧 커튼 밖으로 나갔습니다. N은 환부 면도를 위해서 환복을 걷습니다. 그리고 기겁합니다.

‘으의의읭? 이게 뭐람? 이 영웅은 누구지? 아프리카나 북유럽에서 오신 분인가? 아니, 피부색은 우리랑 똑같은 분인데…’

N은 내색하지 않습니다. 병원 생활이란 몰라도 환자에겐 내색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한 거더라고요.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아무리 신기해도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N은 이를 악물고 놀라움을 참아냅니다.

“으… 자, 이제 면도하겠습니다.”

N은 그 물체를 조심스럽게 붙들고 털을 잘라냅니다. 작업은 살이 팽팽히 펴져서 아주 수월하게 빨리 끝납니다.

“이제 다 되었습니다.”

여자친구는 그 말을 듣자마자 달려와 다시 그의 손을 꼭 붙잡습니다. 마치 그 짧은 시간에도 그가 그리웠다는 듯이요.

7.
다음 날 아침, 21세 성기 골절 남환은 첫 수술로 수술방에 들어가게 됩니다.

N의 임무는 베드를 밀고 수술방으로 들어가야하는 것입니다.

N은 그 위용을 어제 한 번 보았기 때문에 더 이상 놀랍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제는 많이 놀랍지 않고 조금 놀랍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니겠지요. 침대에 정자세로 누워 있는 환자의 환부는 밥을 정말정말 많이 퍼 놓은 고봉을 엎어 놓은 것처럼 올라와 있습니다.

첫 수술을 위해서 수술방에 몰려든 각종 과의 인턴과 레지던트와 수술방, 마취과 간호사들이 전부 N과 환자를 흘낏 보고 지나갑니다.

정말 인간적이고, 의학적인 궁금증이겠지요.

N과 친한 몇 명은 직접 소근거리며 물어봅니다. “네 환자 진단명이 도대체 뭐야?” “응. 골절.” “뭐?!” “응. 그런 게 있더라고.”

수술을 시작하기 위해 베드를 밀고 수술방으로 진행하는 그 짧은 시간에도 복도를 지나가는 사람이 전부 N과 환자를 쳐다봅니다.

다들 자기 일에 바쁜 아침 시간임을 감안하면 참 의례적인 관심입니다.

N은 마치 자기가, 너무 커서 지구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수박이나 생선을 팔러 시장에 들고 나온 상인 같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딱 그런 시선입니다.

환자가 수술대에 눕고 마취가 시작되었습니다.

환부 소독 및 수술을 위해서 환복을 걷자, 그 구부러진 위용이 만천하에 드러납니다.

맨 처음으로 반응을 나타낸 건 마취과 선생님이였습니다.

“으와왁. 저게 뭐에요?”
“성긴데요.”
“부러졌다고 저게 저렇게 된다고요?”
“네. 그런가 봅니다.”

이윽고 마취과 간호사들과 수술방 간호사들이 그 위용을 쳐다봅니다.

평소에는 수술하는 편에 관심도 없는 간호사들이 수술대쪽으로 시선을 넘겨보다가 서로 손을 마주잡고 기묘한 눈빛으로 소근거리며 대화를 합니다.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가 없으나 팔꿈치와 손을 사용하여 무엇인가 비교하는 눈짓입니다.

소문을 들었는지 옆방 간호사들도 슬쩍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에는 끝내 마취과 여자 주임교수님까지 나타납니다.

“에구머니나. 저게 뭐람. 저거 뭐 어떻게 된거에요?”

“저건 그냥 부러진 성기라니까요.” N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건 정말 같은 인간으로서 호기심이 동할 만한 엄청난 것이니까요.

수술부위를 소독하는 동안 수술방은 술렁거리는 소리로 한동안 소란스럽습니다.

그리고, 환부의 범위가 넓어 소독도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8.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비뇨기과 교수님의 수술은 아주 능숙합니다.

교수님은 날카로운 메스로 귀두의 앞뒤부분을 넓게 도려냅니다.

그리고 앞 쪽의 해면체와 뒤 쪽을 분리합니다.

성기는 금방 나무를 쪼개 놓은 것 처럼 두 쪽이 됩니다. 충분한 양의 거즈로 성기를 잘 눌러주자 피를 흡수해서 금방 성기는 제 크기로 돌아옵니다.

이제 환부를 찾아 봉합할 시간입니다. 조금 박리하자 왼쪽 해면체에 큰 피떡부분이 보입니다.

이쪽이 해면체가 찢어져 피가 고여 굳은 부분입니다.

이걸 제거하고 봉합하면 됩니다.

교수님은 피떡을 조심스럽게 걷어냅니다.

그 순간, 갑작스럽게 찢어진 성기에서 동맥혈이 뿜어져 나옵니다. 쭈우욱 하고 길게요.

N은 수술 장갑과 마스크를 끼고 멍하니 바라봅니다. 교수님이 반으로 쪼개진 성기를 들고 있고, 그 쪽에서 피가 일직선으로 레지던트 B를 향해 뿜어져 나오는 것을요.

B는 능숙하고도 필사적으로 옆으로 몸을 돌려 피줄기를 피합니다.

그 광경이 N의 눈동자에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고 정확하게 비춥니다. ‘딴딴따라따’ N은 그 장면이 왠지 <매트릭스>에서 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순식간에 그 BGM이 들렸던 것도 같고요.

하긴 성기에서 일직선으로 뿜어져 나온 피를 얼굴에 쫙 하고 맞는다면, 그것도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군요.

B가 아주 유연하게 핏줄기를 피하자, 교수님은 황급히 출혈을 막습니다. 그리고는 수술은 일사천리였습니다.

9.
환자는 특별히 병가를 받아, 충분히 나을 때까지 병원에서 요양하고 결국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상처는 잘 아물어 나갔고요.

아마 부대에 복귀하면 휴가때 있었던 일 얘기는 풍을 곁들여서 정말 시원하게 할 수 있겠네요.

“정말 이~~만했었다니깐?”

“김상병님 농담도 잘 하시지 말입니다.” 이렇게요.

이제 남은 궁금증은 그 좌향각이 얼마 정도 되느냐겠지요? 그건 그 환자가 부대에 들고 가버려서, 이제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아마 이젠 그와 그의 목숨의 지장을 걱정하던 그의 여자친구만이 아는 비밀이 되버린 것이겠지요.

그렇게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그 정도의 비밀과 추억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저는 그들이 앞으로도 모텔에서의 하룻밤 시련을 딛고 행복해지기를 바라 봅니다.

이제 그들은 분명 사랑을 나눌 때 조금 조심스럽기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