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로 여행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입대일이 몇달 안 남아서 학기 등록도 못하고 비슷한 시기에 입대하는 친구 두 놈이랑 10일간 동유럽 방황하고 돌아왔다.
파리 IN, 프라하 OUT 이었는데 프라하에서 4일 있었다.
물가 싸고 볼거 많다고 해서 있어보니 좋긴 좋더라. 존예도 많고 음식도 먹을만하고….
프라하의 환전사기 이야기는 수천 번도 더 들어서 내내 조심하고 다녔다.
그런데 문제는 돌아오는 날이었다.
호텔 체크아웃하고 오후 늦은 비행기여서
그날 점심 먹을 돈하고 공항 갈 택시비하고 공항에서 쓸 돈 생각해보니까 체코돈이 부족한거다.
그동안 세 번 환전해 봤는데 환전사기 없어서 아무 생각 없이
바츨라프 광장 근처의 처음 보는 환전가게에 가서 내 마지막 돈 50유로를 내밀었는데
그러면 1,300코룬 가까이 바꿔줘야 되는데 내가 돈 받고 걸어나오면서 세어보니까 이 씨1발년이 700코룬도 안 준거다.
밖에는 커미션 제로라고 써 있었는데…..
다시 창구로 돌아가서 왜 이것밖에 안주냐고 물어보니까 노란머리의 뚱뚱하고 어린 체코년이 손가락으로 뭘 가리키더라? 보니까
3,000유로 미만 환전시에는 커미션이 50% 라는 글자가 조그맣에 입구 안쪽에, 그니까 밖에서는 안보이는 쪽에 붙어있더라.
아 씨1발…..내가 당했구나 싶더라.
어떤 여행자가 3,000유로씩 환전하겠냐?
존나 빡쳐서
오케이~ 마이 머니 백”
하고선 받은 코룬을 창구 안으로 밀어 넣었더니
이 씨1발년이 팔짱을 끼고선 노우!” 하더니 딴데 쳐다보더라?
진짜 개빡치더라.
그년 입장에서는 한 3만원 번거니까 돌려줄 생각이 없었겠지.
내가 창구 유리 팡팡 치면서
마이 머니 백. 씨1발년아!!”
해도 들은척도 안하더라….. 친구들은 밖에서 담배 피고 있었는데….
그때
내가 진짜 무슨 생각에서인지 창구 안으로 손을 SSG 집어넣어서 손에 집히는대로 들고 튀었다.
친구들한테는 야~ 시1발 이따가 공항에서 보자.” 하고선 진짜 존나 튀었다.
아드레날린인지 뭔지 폭풍분비되고 진짜 오백미터 정도를 미친 듯이 뛰었다…
그리고는 택시 잡아타고 에어포트 고고 플리즈!!” 해서
프라하 하벨 공항으로 갔고…..
공항가는 길에 별 생각이 다 들더라.
잡혀서 경찰서 끌려가면 된다 싶다가도 에이 X발 그럼 군대 안가겠지~ 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
얼굴 벌게져서 공항 구석탱이 커피숍에서 얼굴가리고 숨어있다가 한시간쯤 지나니까 친구들이 오더라….
친구들한테 존나 욕먹고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니까
그 체코년이 무슨 돼지 멱따는 비명을 지르면서 뛰쳐나오고
환전소 안에서 남자둘이 나왔는데 자기네들끼리 떠들면서
체코년이 내 친구들한테 같은 일행 아니냐고 개지랄 떨어서 친구가
우린 한국사람이고 아까 그놈은 재패니즈 같더라 하니까 그러냐면서 보내줬다고 하더라.
친구랑 환전소에 같이 안들어가고 밖에 있으니까 일행 아닌줄 알았나 봄. ㅋㅋ X신들…
혹시 경찰에 신고하고 CCTV 사진을 공항에 돌렸을수도 있어서 내내 숨어있다가 친구가 사다준 햄버거 한 개 먹고 발권하고 잽싸게 탑승구역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까지 얼마나 떨리던지 범죄자들 도망의 기분을 잘 알겠더라….
탑승 게이트 앞에서도 무서워서 멀리서 모자쓰고 대기타다가 겨우 비행기 탔다.
비행기가 뜨기 전까지 이삼십분이 얼마나 길던지…..
체코 사복경찰이라도 올까봐 오줌도 찔끔 지렸다. 씨1발….
비행기 뜨고 나서 한숨을 존나 쉬니까 옆에서 쳐다보더라….
그때까지도 손에 쥐고온 돈은 생각도 못했는데
잠바에 쑤셔넣은 돈이 생각나서 세어보니까 유로하고 달러하고 스위스프랑하고 한 이백만원쯤 되더라….
이거 환전 안하고 잘 짱박아뒀다가 나중에 제대하고 다시 유럽가면 그때 쓸 생각이다.
나 근데 체코는 다시는 갈수 없겠지? 어떻게 되는 거냐?
나중에 결혼하고 와이프가 신혼여행으로 프라하 가자면 귀싸대기 때려야 되는 각이냐?
너네들도 프라하 환전사기 조심해라….씨1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