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최초로 자기가 좋아하는 인형에게 욕 들은 사람”
심지어는 어디서 북쪽으로 머리하고 잠자면 안된대서
동서남북까지 알아낼라고 나침반 사와서 침대 방향까지 바꾸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던 시기가 있었음
그러다가 내가 아끼는 인형이 있었는데 얼마나 아꼈냐면
유치원생때부터 가지고 놀던 엄청 말랑말랑하고 폭신폭신한 토끼인형이었음
근데 하도 끼고자고 안고자고 해서 한 방향으로 납작해져 있었거든 그정도로 엄청 애꼈음
근데 또 내가 그때 개쫄보면서 어디서 괴담 읽다가 오래된 물건에는 막 영혼이 깃드니 어쩌니….
그걸 읽고나서 그 인형이 엄청나게 신경쓰이는거야 사실
그 인형 이름도 있었어 이름은 삥삥이었어…
내가 어렸을때 토끼 발음이 안되서 토삐 하다가 삥삥이가 됐거든
여튼 삥삥이가 오지게 신경스이는거야
괜히 삥삥이랑 눈마주치면 막 나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고
괜히 막 아까 이쪽 방향 아니라 저쪽 방향 보고 있엇던것 같은데 (섬뜩) 혼자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서 막 삥삥이를 만난지 그때 13년짼가 12년짼가 그랫는데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
삥삥이도 영혼이 깃들엇으면 어떡ㅎ하지… 이러고
하필 그때 또 혼숨? 혼자하는 숨바꼭질도 새로 뜨고 있어서 인형에 쌀을 넣고
소금물을 물고 그럼 귀신이 칼을 들고 찌르러오니 어쩌니 그런거 또 읽다가
혼자 무서워서 결국 맨날 베개 옆에 있던 삥삥이 옷장 안에 숨겨놓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었어
그러다가 삥삥이가 옷장행이 된지 딱 일주일 째
그날도 여전히 공포병이 안 나아서 눈뜨고 세수하고 책상 밑에 베개 끼워놓고
이불로 발부터 어깨까지 완벽히 감싸고 머리카락은 위로 한가닥도 안 뻗게 잘 정리하고
거울 다 엎어놓거나 가려놓고 옷장 문 꽉꽉 닫아놓고…
삥삥이한테는 너무 미안하지만 삥삥이도 무서웟기 땜에 삥삥이 옷장안에 가둬놓고 그날 잠을 들었음
그리고 그 날 생전 몇 번 꿔보지도 못한 꿈을 꿨는데
꿈에서 내가 어디를 나가려고 거울을 보고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빗고 있는데
갑자기 옷장 문이 쾅 하고 열리더니 삥삥이가 걸어서 나오는거야
그래서 너무 놀라서 너 어떻게 걸어다니냐고 그랬늗네 삥삥이가 손가락도 없음서
나한테 동그란 손으로 삿대질을 막 하더니
너야말로 어디서 이상한거 보고와가지고 뭐하는 짓이냐고 그러는거임
그래서 삥삥아 왜 화내 이랬더니 나보고 삥삥이라 부르지도 말어!
어디서 이상한거 읽어와가지고 너가 어떻게 날 무서워할 수 있어?
너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넌 토끼만도 못해!
막 이런식으로 엄청 화를냈엇음
그래서 내가 막 꿈속에서 안절부절하면서 삥삥이 화를 풀어주려고 노력을 했지만
삥삥이가 아주 주저앉아서 짜식이 눈물도 못흘리면서 엉엉 우는것처럼 땅을 치더니
10년 넘게 잘자라고 내 한 몸 희생해서 재워줬더니 난 이렇게 호떡처럼? 납작해졌는데
지는 귀신한테 정신팔려서 날 버리고~ 이러면서 막 땅을 치길래
헉 아니야 삥삥아 내 맘 알잖아 내가 삥삥이를 어떻게 버려 이랬더니
삥삥이가 그럼 앉아보라고 그러더니 나한테 꿈속에서 엄청 긴시간동안
내가 귀신을 무서워하는것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쓸데없고 시간낭비인지
알려주고는 무엇보다 다시 자기를 옷장에 처박아두면 혼낼 거라고 그러고 꿈에서 깼음
그후로 삥삥이는 다시 내 베개 옆으로 컴백했고 귀신같이
그 후에 공포병이 나아서 잠자기 전에 쌩쇼를 안하게 됨…. ㅎ
물론 내 심리적인 뭔가가 작용해서 그런 꿈을 꿨겠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윽시 내 친구 삥삥이가 최고다~ 지금은 본가에 있지만 담에 내려가서 들고올거임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