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된 절친들한테 갑자기 손절 당해서 따지러 간다는 여자의 글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눈물만 나네요.

고등학생 때부터 친했던 무리가 있는데

총 7명 정도고 고등학교 졸업 후로

13년이 된 지금까지도 잘 지내오고 있었어요.

아니, 그랬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재작년쯤,

무리 중에 하나가 저를 인스타를 언팔 했더라고요.

언젠진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보니 다른 친구는 안 끊고 저만 끊겨있었고

그래서 아 실수로 끊었나보다 싶어서

카톡으로 연락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물어봤어요.

“야~~ 인스타 잘 못하는거 티내냐 ㅋㅋ

너 실수로 나 언팔했어!!” 하고요.

근데 친구가 읽고도 답장이 없더라고요?

뭐지 싶어서 며칠 뒤 생각난 김에

“재맞팔요망! 정신 똑바로 안 챙기지!” 하고 연락을 했는데,

갑자기 답장으로 “실수한거 아닌데..?” 이렇게 왔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뭐냐고,

왜 끊은거냐 물어보니까 또 답장 없음.

그래도 저도 기분 나빠서 그냥 치웠어요.

근데 그 일있고 몇달 후에 보니까

친구중에 또 하나가 저를 끊었고,

좀더 있다보니 두명이 더 끊었네요.

딱히 잘못한게 없는거 같은데.

저도 상처받았었지만

뭔가 사정이 있겠지 싶어서 묻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쭉 시간이 흘렀어요.

그리고 몇달전에 친구 하나가 결혼 날을 잡았다고 하더라고요.

단톡방에서 다들 축하한다고 했고,

저도 결혼식날 꼭 예쁘게 하고 가서

신부 기 팍팍 살려주겠다고 했어요.

근데 갑자기 친구 중에 하나가

“니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니가 왜 이쁘게꾸며 ㅋㅋㅋㅋ”

하면서 기분나쁘게 웃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친구는

“친구가 이쁘게 해온다고 신부가 기 사는건 뭐야” 하면서 또 시비.

그냥 축하한다는 말에 덧붙여서 한마디 한걸로

진짜 사람 이상하게 만들더라고요.

무튼 그 친구 결혼식이 다음주 주말인데.

당사자가 갑자기 어제 연락이 왔네요.

미안하지만 본인 결혼식에 오지 말아달라고요.

이건 자기가 말해야 할거 같아서 말하겠다고.

사실 제가 결혼식에 참석하면

본인은 불참하겠다고 한 친구가 세명이나 된대요.

셋 다 각각 연락와서는

제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답니다.

결혼식 마치면 자연스럽게 다같이 밥도 먹고 술도 먹고 할텐데

그 모임에 저 때문에 가기 싫다고.

그래서 그 친구들이 결혼 당사자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축의금은 두둑히 넣어서

불참하는 미안함 대신하겠다고 했다는데,

결혼 당사자 입장에서는 저 하나보다야

식장에 사람 수 더 채우는게 좋을테니까

저한테 오지 말아달라고 하는 거고요.

솔직히 진짜 섭섭하더라고요.

저 때문에 안오겠다는 애들도 어이없고,

그 애들 사람 수 그게 뭐라고

저더러 오지 말라고 하는 당사자도 황당하고.

그래서 황당한 마음에 저를 팔로우 끊은 친구들 인스타를

정말 오랜만에 들어가봤는데

그동안 저 빼고 셋씩 넷씩 짝지어서 자주 만났더라고요.

그동안 무리가 7명이다 보니

일년에 한번 다 모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더 친한 애들끼리 시간 맞춰서

브런치도 먹고 술도 마시고.

진짜 눈물 날 것 같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한테 왜그러는지 모르겠거든요.

제가 뭐 돈을 안내는것도 아니고

만나서 누구 욕하는 것도 아니고

애들 말을 끊는다거나 입 싸게 행동한것도 없고

질투를 한적도 받은적도 없어서

나름 둥굴게 살고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술 좀 마신 뒤에

저를 처음 인스타 팔로워를 끊었던 애한테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 물어봤죠.

너희 나한테 왜 그러냐고요.

그랬더니 저 때문에 안오겠다고 한애가 더 있는걸 몰랐는지 웃더니

자기가 역시 사람 잘 본거 같다나?

화가나서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뭐래는지 아세요?

뭐라 말로 표현할순 없는데

제가 재수가 없고 늘 주제를 넘는대요.

이해가 잘안돼서 내가 무슨 주제없는 짓을 했냐고 했더니

그래 너는 모를 줄 알았다며 얘길 하나 해주네요.

이 친구는 우리나라에서 좀큰 패션 브랜드 회사 에디터예요.

잡지같은거 만드는거.

근데 작년에 단톡방에서 무슨 얘기를 하다가

이 친구가 원고쓰는거 너무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고 하더라고요.

몇번을 계속 원고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길래

제가 “그럼 나한테 보내봐. 내가 좀 봐줄게” 했었어요.

그랬더니 이 친구가 “?” 하나만 보내더라고요.

그냥 봐준다고 한게 아니라

제가 고등학생때 문학동아리를 했었고

그건 이 친구들도 동창이니 다 알고 있고요.

그래서 왜 봐주겠다고 한건지는 다 알텐데도

물음표 하나만 보내고 다들 아무말 안하다가

다른 얘기로 넘어가길래 다시

“보내봐놔. 내 메일 cxxx@xxxvcddx 이거야,

시간날 때 얼른 체크해서 연락해줄게” 라고 보냈더니

이친구가 “니가 왜 원고를 봐줘?” 하더라고요.

당연히 “나는 문학동아리도 했었으니까

그정도는 봐줄 수 있지..” 라고 보냈는데

또 아무말이 없길래

그제야 친구들이 왜 반응이 싸한지 알겠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자기가 쓴 글을 남한테 보여주는게 참 쉽지않은 일인데

제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보여달라고 했더라구요.

더군다나 저는 아는 사이인데다가

학창시절에 글좀 써본 사람인데

당연히 부족한 글은 보여주기 부끄럽겠지 싶더라고요.

제가 배려가 부족했던거 같아서 분위기 좀 풀어보려고

“에이 부끄러워하지마~ 친구끼린데 뭘 어때 우리사이에”

라고 보냈는데 그 후로 끝까지 아무도 답장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친구가 이때 일 때문에

기분이 상해서 저를 언팔했다고 하더라고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제가 십년이 넘도록 주제넘는 소리를 했다나.

이젠 저랑 다신 안볼사이라고 생각하는지

뭔지 맘놓고 쏴붙이더라고요.

제가 그때 원고 보내라고 했을때 어처구니 없었고 황당했대요.

자기가 에디터 짬밥이 몇년인데

고작 고딩때 1년 문학동아리한거 가지고 글을 쓰네마네 하냐며,

에디터 일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남의 원고를 체크하네마네 이고

글이나 또 잘쓰면 몰라

딱 10대 허세쩐 문장 몇개 찌그리는 주제에

자기한테 원고를 봐주니마니 한게 어이가 없고

그게 한두번이 아니라서 눈앞에 있었으면

뺨이라도 갈겼을거 같다고 소리를 지르는데.

아 진짜 황당하더라고요.

아니, 도와주려고 한거잖아요?

제가 돈을 달랬나 고맙단 말을 하랬나,

제 시간이랑 제 에너지 투자해서

재능기부하는 마음으로 도와주겠다고 한건데

그걸 그렇게 꼬아서 들을 일인가요?

그래서 따졌더니 소리를 빽 지르면서 한다는 말이

“그니까 니가 그렇게 누굴 도울 깜냥이 안된다고!!!

그럴 자격이 너한테 없다고!!!!!!” 하는데

깜짝 놀라서 수화기 놓칠뻔.

그간 저만 얘를 친구로 생각한거 같네요.

얘는 저를 이렇게 자격지심 가득한 눈으로 보는줄도 모르고.

저더러 어디가서 입다물고 살라네요.

그럼 중간은 간다고.

그리고 다음주에 있을 결혼식엔 축의만 보내고

안와주는게 모두를 위하는 길이고

되도록이면 앞으로 이 모임에서

니가 알아서 꺼지는게 좋을거 같다고 합니다.

애들이 착해서 차마 독한말 못하는거라고.

사람이 화가나면 눈물조차 안 난다는걸 절실히 깨달았어요.

대화할 가치도 없는거 같아서

중간에 일방적으로 끊어버리고

결혼 당사자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걔가 이러이러한 말을 하면서 날더러 오지말라더라,

그런데 나는 진짜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러니까

니가 결정해서 말을 해달라고요.

니가 진짜 오지말라고 하면 안가겠다고 했어요.

근데 니가 사람 머릿수 채우고 싶은 욕심이 있는게 아니라면

그런 어이없는 말하는 애들 세명보다

니 옆에 오래있을 나를 선택하는게 맞을거 라는 말도 했죠.

자기도 생각에 잠겼는지 말이 없더라구요.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 연락이 왔습니다.

미안하지만 결혼식은 안와도 될거 같다고,

축의는 안해도 되니 마음만 받겠답니다.

그리고 자기 식이 일주일 남아서 더이상의 연락은 좀 힘들거 같다고

신행다녀와서 기회되면 보자네요.

(근데 그래놓곤 오늘 낮에 지 대학 동창들이랑

브라이덜 샤원지 먼지 하는 사진을 업로드.)

그래요. 뭐 얘도 사회생활 해야하니까.

저 진짜 오기로라도 다음주에 이 친구 결혼 가려고 해요.

사람을 개무시해도 유분수지.

식 당일에 그 모임에서 저 언팔한 세명 빼고

나머지 두명이랑만 놀죠

뭐 지들 아니면 친구 없나.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그 세명에게 통쾌하게 복수할 수 있을까요?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꼭 복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