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한테 음료 공짜로 줬다가 맘카페 글 올라와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5년 정도 지난 이야기인데

이 글 읽는 사람들도 자신이 여력이 되면

호의 한번 베풀어보라는 의미로 적어봄

첫번째 썰이 아마 학군 3학년 때였을 거임

그때 머리도 군인처럼 말끔했고

나름 큰 대형백화점 과일주스 집에

주말 알바로 일하고 있었음.

주말인데도 그날따라 많이 한산했고

나도 쉬엄쉬엄 과일 손질하면서 있었는데

한 부부가 손님으로 왔음.

근데 아내분이 누가봐도 임산부인걸 알 정도로 배가 나왔었고

7~8개월 정도 되어보이는?

아무튼 엄청 행복해 보이는 부부였는데

뭐 먹을까? 하면서 막 고민을 하길래

자몽에이드 하고 딸기바나나였나

이거 두개 주문하길래

내가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하고 물어보니까

“아들이에요!”

이러면서 해맑게 웃으면서 대답하더라.

보통 주스집이나 카페 알바할때

좋은 사장님 만나면 이것저것 만들어서 마시게 해주잖아.

나도 그랬거든.

그날 내가 마실 수 있는 횟수? 이거 포기하고

그 임산부에게는 직원만 아는

특별 레시피로 만들어줬음.

어서 주워들었었던건데

임산부들에게 비타민 같은게 필요하다고 해서

‘레몬+오렌지+자몽’ 이렇게 섞어서 만들어줌.

남편분한테는 다른거 말고

“인삼+우유+ 마시라고 권유하고 만들어 드렸는데

둘이 마시면서 해맑게 웃으면서 가는 뒷모습이

참 부럽기도 하면서 이쁘더라.

그 부부 나 그만두기 전까지

매번 올 정도로 단골 됐었음.

두번째 썰도 여기서 알바할 때였는데

그 날도 한적한데 배 빵빵한 임산부가

유모차에 아들래미 한 명 태우고 와선

“뭐가 달달하고 시원해요?” 이렇게 묻길래

“누가 마시나요? 애? 아니면 어머님?”

라고 물어보니까

“아들하고 나눠 마실거에요!” 이럼.

그리곤 딸기바나나 달라고 하길래 만들어 줬더니

본인 한입 먼저 먹고

유모차에 앉아있는 애가 마시더니

눈이 똥그래지면서 그걸 쭉쭉 마시더라.

그래서 내가 처음 마시는 거냐고 하니까

얼음에 갈아 마시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면서

웃으면서 말하더라.

신기했음.

더위에 물 한입도 못 먹던 사람이

맥주 500cc 원샷 때리는 것 마냥 쭉쭉 마시더라.

딱 보니까 엄마 먹을건 없을거 같고

애만 잔뜩 마실 것 같길래

내가 마실 수 있는 횟수 차감하고

간단하게 레몬에이드 하나 만들어드렸음.

그러면서 “애가 처음 차가운거 먹는거면

분명 설사하니까 조절해서 먹이시고

레몬에이드는 임산부니까 그냥 한 잔 드리는 거다.

혼자 고생 많으시네요.” 라고 하고 드림.

그러니까 고마워 하면서 인사하고 가시더라.

그래서 그런가..

며칠 주말동안 애들 데리고 온 부모들이

미친듯이 줄을 서더라..

십 진짜 뒤지는 줄 알았다.

다 꺼지라고 음악에 8090 락 음악 틀어놨는데도

오히려 줄만 더 늘어나고 안감.

잠깐 이렇겠지 했는데

시간 지나도 손님이 줄어들 생각을 안 하더라.

나중에 여자 사장님한테 이실직고 하니까

임산부라는 이야기 듣고 잘했다 라고 하더라.

그만두기 전에 사장님이 말해줬는데

내가 호의 배푼 임산부 2명 다

동네 맘카페에 있었던 일 자세하게 올렸다고 하던데

사장님은 진작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지금 찾아보니 글은 없는건지

비공계 카페여서 그런건지 안 보이더라.

그 후에 임관해야해서 그만두었고

전역하고 난 뒤에 찾아가보니 장사 접으셨더라.

정해진건 아니지만

한국 사람 특성상 임산부면 마음 약해지는건 다들 있나봄.

밥 한 그릇 먹을거 두 그릇 주고,

면 1인분 시켰는데 2인분 주는건

대한민국이 아직 살 만한 곳이라는게 느껴짐.

몇 마리의 미꾸라지가 물을 흐트려 놓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는거.

잊지말자.

추가로 울 어머니도 내가 뱃속에 있을 때

호의를 주었던 냉면집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다더라.

더 놀라운건 그 냉면집

아직도 그 동네에서 장사 잘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