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금은 백수야
본인은 만 9살까지 한국에서 살다가
부모님 따라 2002년에 캐나다로 이민온 만 25살 한국계 캐나다인임.
처음 이민 왔을 때 부모님이 내가 영어 배워야 한다고
도시가 아닌 인구 2만 남짓의 마을에 정착함. (아직도 살고있음..)
그렇게 14년동안 한국에 한번도 안 가보고 대학까지 졸업함.
대학 졸업하면 꼭 하고 싶었던게 있었는데 그게 바로 한국에 다시 한번 가보는 거였음!
캐나다에서 자라면서 항상 품고 있었던 의문이
“만약 계속 한국에서 살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였음.
근데 다시 한국가서 초등학교부터 다녀볼수는 없으니까…
한국 학교에서 원어민교사를 해보자고 마음먹음.
인터뷰는 쉽게 통과하고 발령이 났는데
들어본 적도 없는 강원도의 인구 1만명 채 안되는 산골동네에 있는 중학교로 발령이 남. (…)
도시가 아니어서 실망하긴 했는데
그래도 인터넷에 찾아보니 나름 있을건 다 있어서 (한국 배달음식 짱짱맨) 기대를 품고 14년만에 귀국해봄.
그동네에서 1년 반동안 겪은 썰 좀 풀어보려 함.
재미 없을수도 있으니까 양해 바랄게.
- 고기 구울려다 정체 들킨 썰
일단 도교육청에서 고용한 원어민들은
한국에 도착한 후 약 열흘간 오리엔테이션을 받아야함.
이게 끝나면 버스를 타고 각자 발령지로 떠남.
강원도로 발령된 원어민들은
춘천에 있는 출입국사무소로 가서 버스에서 내리면
발령된 학교의 원어민 담당 선생님들을 만나서 각각 흩어지는 시스템임.
내 담당 선생님은 40대 초반의 남자쌤이었는데, 차타고 발령지로 가는 내내 표정이 좀 안 좋으심.
혹시 컨디션이 좀 안 좋으시냐고 물어보니
그게 아니라 약간 걱정 되는게 있다고 하심.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난 교포치고는 한국어를 잘하는 편임.
대학에서 한국 유학생들이랑 많이 어울린 효과도 있고.
학생들이 새로온 원어민쌤이 한국어를 할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수업시간에 영어로 말하지 않을 거 같다고 걱정하심.
그래서 나한테 학생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한국어 못하는 척 좀 해달라고 부탁하심..
힘들 것 같긴 했지만 이해가 안가는 부탁은 아니었기에 알겠다고 함.
근데
그날이 하필 3학년들이 학교 마당에서 야영하는 날이었음.
담당쌤이 집에 데려다주기 전에 교감선생님한테 인사라고 하고, 애들 야영하는데 삼겹살 좀 먹고 가라고 하심.
그래서 얼떨결에 따라갔는데
학생들은 학교 마당에서 돗자리 깔고 삼겹살 먹고있고,
교감선생님이랑 선생님들 몇분이서 고기를 굽고 계심.
가자마자 시선이 나한테 집중되는게 느껴짐ㄷㄷ..
교감선생님이 악수를 청하시는데 거기다 대고 “하이!” 하는건 아닌 것 같아서 엄~청 어눌한 발음으로 “앤뇽하세요우” 이럼
교감선생님이 놀라시며 “한국말 잘하시네요” 라고 하시길래
아까 담당쌤이랑 한 약속이 생각나서
“나중에 교감선생님한테 따로 말씀드려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갸우뚱거리며 못 알아들은 척 함
옆에서 담당쌤이 “교포라서 한국어를 잘 못하세요” 라고 설명하니
다들 “아~” 하는 눈치임.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음.
삼겹살 먹으려고 돗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뒤에 앉아있던 여학생이
“새로오신 원어민쌤 이름이 뭐에요? 어디서 왔어요? 몇살이에요?” 라고 물어보는데
못알아들은 척하고 가만있었음.
옆에서 담당쌤이 또 “영어밖에 못 하시니까 니가 영어로 물어봐”라고 하시니 학생이 엄청 답답해함
근데 생각해보니 앞으로 1년을 이렇게 답답하게 살걸 생각하니 걱정됨.
말도 할수 있고 들을 수도 있는데 1년동안 벙어리 노릇을 해야 한다니 얼마나 답답할까…
온지 몇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국어 못하는 컨셉 때문에 아무도 나한테 말 안 걸어줌
그렇게 멍 때리면서 한 10분동안 삼겹살 먹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교무부장 선생님이
드시지도 못하시고 삼겹살을 굽고 계신거임.
멍 때리다가 갑자기 시야에 들어온 광경이라 생각할 여지도 없이 본능적으로
“아니 선생님, 삼겹살 제가 구울게요! 이리 주세요!”라고 해버림
그것도 엄청 해맑게..
그자리에 있던 선생님들 벙쪄계시고 학생들도 갑자기 시선 집중함
그때 깨닮음 아 내가 엄청난 실수를 해버렸구나 하고…
옆에서 담당쌤은 “아이~ 참…” 하면서 고개 젖고 계시고…;;
그래서 담당쌤이 해명해주심..
한국말 하는 거 학생들이 알면 영어를 못배울까봐 내가 부탁했다… 하고
그래서 결국은 수업 안에서만 한국어 안 쓰기로 함 ㅋㅋ
생각해보니 학교에 도착한지 한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채로 한국어 못하는 교포 컨셉이 무너져버림…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학생들이랑 선생님들이 말 많이 걸어줌 ㅋㅋㅋㅋㅋ
근데 한국어 할수 있는 원어민교사가 마냥 좋은건 아니었음.
나중에 이것 때문에 트러블이 일어났음..
- 술 못마시는데 편의점에서 일부러 술 산 썰
일단 내가 술을 전~혀 못먹음.
대학교 1학년때 한인학생회 들어가서 오티 갔는데
선배가 소맥 한잔 말아준거 저녁 7시도 되지 않았는데 바로 그냥 잠
나만 그런게 아니라 우리 아빠도 똑같음. 유전인듯
근데 이런 내가 편의점에서 술을 사게 됨.
1편의 고기사건이 있었던 날이 금요일이었고,
주말에는 동네 원어민들이랑 만나서 놀고 월요일에 첫 출근을 함.
시골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학교사람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음.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붙임성이 너무 좋았고 첫날부터 친해진 학생도 있음 (걔는 아직도 가끔씩 안부묻고 지냄)
그때 중1이었던 남학생들 무리가 있었는데
걔네들이 영어는 잘 못했지만 나한테 엄청 잘해줌.
퇴근하고 집에 가려는데 걔네들이 자기 집도 같은 방향이라고 집까지 배웅 해주겠다고 함.
너무 기특해서 집까지 걸어가는 도중에 편의점에서 애들한테 음료수를 사주기로 결정하고 들어감.
애들이 음료수를 다 골라서 계산하려고 하는데 카운터 보고 계신 분 (한 20대 초중반 정도 되보이는 여성분)이
“응 다해서 6천원이야”라고 반말하심.
내가 주위에서 앳되어보인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이때 한국나이로 24살이었음.
24살에 중딩으로 오해 받은 것 같아서 왠지 울컥함..
일단 돈은 내고 “감사합니다” 하고 애들이랑 나오려는데 그분이 “응 또 와~” 이러시는 거임…
그때 결심했음.
그날 밤에 와서 술을 사기로..
저녁을 먹고 다시 편의점으로 향했고
아니나 다를까 아직 그분이 계심. (나중에 안건데 그분이 점장이었음)
그래서 점장님이 또 온걸 보고 반말로 반겨주심
“안녕~ 또왔네?” 하시면서
굳게 마음을 먹고 술 코너로 가서 제일 예쁘게 생긴 분홍색 이슬톡톡을 카운터에 성큼성큼 갖고옴.
점장님이 그걸 보고 “이거 음료수 아니라 술인데?” 라고 하시면서 다시 갖다놓으라는 손짓을 하심.
님들 그거 암?
내가 한순간 후에 곧 이길 거 라는 확신이 드는 그 순간은 희열의 경지에 도달하는 느낌임.
“아는데요 ㅇㅅㅇ” 하고 신분증 보여줬더니
점장님이 “헐…” 하는 표정으로 “죄송해요 아까 학생들이랑 들어오셔서 학생이신줄 알았어요”라고 사과하심
근데 점장님이 너무 미안해하셔서 생각보다 통쾌하지가 않았음….
괜찮다고 하고 웃어넘기고 집에 감.
그 이후로 편의점 갈때마다 그 점장님이 너무 깍듯히 대해주셔서 오히려 더 불편했음ㅠ
차라리 그냥 중딩 행세 할걸 그랬나 하고 몇번 생각해봄
여담으로 그 이슬톡톡은 1년 반동안 우리집 냉장고에서 대기타고 있다가 내가 올해 2월 말에 방 빼기 전에 친구한테 줌..
(물론 1년 반 된 술이라고는 말 안함)
- 말이 씨가 된 썰
이건 중학교에서 근무한지 거의 1년정도 다 되었을때의 이야기임.
한국말 못한다는 컨셉을 한시간만에 때려치고 잡은 컨셉이
그냥 좀 철없는 애같은 선생이었음
실없는 소리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학생들이 다 착해서 잘 받아줌 ㅇㅇ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좀더 엄한 컨셉을 잡을 것 같음.
학생들이 너무 친구처럼 대해줘서 정작 혼내야 될 때도 못혼냄 ㅠ
내가 학생들한테 아이스브레이커(?)로 쓰던 멘트가 하나 있었는데,
학교 밖이나 복도에서 웅성웅성 모여서 뭐 하는 애들 보면 다가가서 “야! 너네 뭐해! 담배피지!” 하고 추궁하는 거였음.
물론 학생들은 결백했고, “아니에요 쌤 저흴 뭘로 보시는 거에요 ㅠㅠ 실망이야! 이제부턴 쌤 수업때는 잠만 잘꺼임!” 하면서 잘 받아줌.
근데 하루는 이게 뜻대로 잘 안됨 ;;
학교 끝나고 시내 빵집에서 빵을 사서 나오려던 찰나, 길거리에 뭔가 익숙한 뒤통수들이 몰려있는거임
그래서 애들 놀려줘야겠다 하고 뒤쪽으로 지나가면서 “야! 너네 뭐해! 담배피지!” 하고 놀래켜줬는데
이놈들이 진짜 담배피고 있던거임…;;;
이 시나리오는 예상하지 못해서 그냥 어버버 하고 있는데 애들이 먼저 담배 허둥지둥 끄고 사과함…
“죄송합니다 쌤! 담임쌤한테 말하지 말아주세요!” 하면서 비는거임…
그래서 얼떨결에 “그래 이놈들아 지금은 피방가서 게임이나 하고 담배는 군대가서 많이 펴라” (?) 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해주고 집에 감…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몇주동안 좀 찜찜했음…
애들한테 찌르지 않겠다고 한 의리도 있어서 다른 선생님한테 말도 못하겠고…
실없이 던진 말이 씨가 된, 웃기기도 하지만
내가 정녕 교육자의 자리에 서도 되는 사람인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사건이었음.
(발암주의/스압주의)
미리 말해두자면 이번글은 웃긴 썰이 아니라 억울하고 어이없던 썰임
100% 장담하는데 끝까지 읽으면 기분 나빠질 거 ㅇㅇ
- 체육교사 ㄱ선생 편.
때는 바야흐로 2016년 9월.
내가 원어민교사로써 중학교에 근무를 시작한 지 채 한달도 지나지 않은 때였음.
그때 퇴근시간이 4시 30분이었는데, 원어민이었던 나는 눈치 안보고 정시 칼퇴근을 주로 일삼았음. ㅋㅋㅋ
(다른 선생님들도 잔업이 없을 때는 칼퇴근 하시는 분들 계심)
당시 내 자리가 교무실이 아니라 2층에 있는 정보실이었음.
친한 영어쌤 한분이랑 정보부장 선생님이랑 같이 썼는데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좋았음.
그래서 더 칼퇴근하기도 쉬웠음 ㅋㅋㅋㅋ
퇴근할때 계단을 내려와서 학교 정문으로 나가는데, 그날은 정문 바로 앞에 체육선생 ㄱ선생이 막고 서있었음.
근무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냥 이름이랑 가르치는 과목만 알고 있었고, 한번도 말 붙여보지 않은 선생이었음.
나이는 얼추 50대 후반, 내 아버지 뻘정도 되어보이는 선생이었음.
그래서 그 선생한테 “먼저 가보겠습니다 선생님” 하고 인사하고 정문을 나서는데
갑자기 뒤에서 ㄱ선생이 내 어깨를 잡음.
체육선생이라 그런지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악력이 엄청났음 ㄷㄷㄷ
뒤를 돌아보니 ㄱ선생이 삼국지의 장비같은 이글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며 내 멱살을 잡음
이때까지도 난 ㄱ선생이 장난 하는건 줄 알고 배시시 웃으며 “예? 왜요?” 하고 개해맑게 물음 ㅋㅋ
그러니까 ㄱ선생이 나한테 “너 지금 뭐하는거야!” 하고 호통침
앞서 얘기했듯 편의점에서 중딩으로 오해받은 적도 있고 해서
난 “아 이 쌤이 나를 학생으로 착각하셨나 보다” 하고 생각하고
“저 ***이라고 새로온 원어민교사인데요?” 라고 멱살잡힌채로 자기소개를 함 ㅋㅋ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학생이었어도 굳이 멱살잡힐 정도로 나쁜짓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
왜 당시 그렇게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음.
나는 자기소개를 하면 “아 미안해요. 학생인줄 알고 착각했어요” 하고 멱살 놓고 사과해줄 줄 알았음.
학교는 회사랑 분위기가 달라서 교직원들은 친한 사이 아니면 다 서로 존댓말 함.
근데 내 예상과는 달리 ㄱ선생은 내가 누군지 잘 알고 있었음.
“그래서!? 여긴 한국이야!! 유 노 히얼!!” 이라고 다시 호통침.
유 노 히얼이 무슨 말일까 하고 곰곰히 생각함.
넌 여기 있으면 안된다? 교포를 싫어하는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계속 몇번 더 “유노히얼 알았어?!” 라고 호통치며 울그락불그락 해지는 ㄱ선생의 바디랭귀지를 보고 난 후 눈치챔.
정문 앞에 서있던 ㄱ선생을 뒤로 피해가지 않고
앞을 가로질러서 나가려고 했던 게 마음에 들지 않았었나 봄.
내 예감이 맞았음.
ㄱ선생은 내 멱살을 놓지 않고 “어디서 어른이 서계신데 뒤로 가지않고 앞으로 다녀! 원어민이면 다야!?” 라고 소리지름.
너무 어이없고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아 제가 실수했네요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하니 그제서야 멱살을 놔줌.
ㄱ선생은 “앞으로 너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하고 소리지르고 다른곳으로 가버림.
처음에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앞으로 되도록이면 저 양반이랑은 마주치지 말아야겠다” 라고 다짐하면서 집에 걸어감…
근데 집에와서 씻고 밥먹고 진정하고
그날 있었던 일을 다시 돌이켜보니 엄청 화남
생각해보니 내가 여자였거나 색목인 원어민이었다면 ㄱ선생이 나를 그렇게 대할 수가 없었다는걸 깨달음.
내가 한국에 살던 사람도 아닌데
나이많은 사람이 서있는 앞을 지나가는게 엄청난 실례라는걸 어떻게 암?
한번도 잡혀본적 없는 멱살까지 잡힐 정도로 내가 나쁜짓을 했나 하고 생각하니 개서러워짐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공무원이, 내가 여선생이나 색목인 원어민이었느면 나한테 그렇게 대할수 있겠음?
내가 피는 한국사람이고, 더군다나 자기보다 훨씬 어린 남자여서
ㄱ선생이 나를 만만하게 볼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니 울분이 솟구치며 잠이 안옴.
결국은 다음날 출근하면 교감선생님한테 이 일을 알려서 ㄱ선생한테 정의구현을 선사하기로 작정함.
다음날 아침에 교감선생님을 찾아가서 내 울분을 토해냈는데
교감선생님은 일 크게 벌리지 말자고,
ㄱ선생은 원래 좀 그런 네가지 없는 사람이니 내가 이해를 좀 해주라는 식으로 얘기하심.
나중에 안 사실인데 ㄱ선생은 학교에서 유명한 망나니였음.
교직원과 학생을 막론하고 자기가 기분 안 좋으면 쓸데없이 누구에게도 시비털고 다니는 이상한 사람이었음.
교감선생님마저 내 원을 해소 해줄 수 없다는걸 깨닫고 학교 끝나고 닭발 먹으러 간 자리에서 친한 선생님들한테 내가 당한 썰을 품.
다른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만 그런 일이 있던게 아니었던것 같음.
심지어 교감선생님마저 ㄱ선생 성격때문에 어려워하는 사람이라고 함..
결국에는 직접적인 복수는 할 수 없었던 한 소심한 청년의 고구마스토리…지만
내가 얼굴에 철판깔고 교내에서 이 썰을 너무 자주 푼 바람에
ㄱ선생 이미지는 교직원과 학생들 사이에서도 바닥을 기게 됨. 그걸로 만족해야 할듯 ㅎㅎ
여담으로 이 일이 있고 난 10달 후에 ㄱ선생은 까칠한 사춘기 남학생의 수업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머리끄댕이를 잡고 흔들면서 욕하다가 욱한 학생의 주먹에 얼굴을 맞고 2주동안 쪽팔려서 학교 안나옴.
ㄱ선생은 교권 침해다, 학생은 전학시킨다 뭐한다 소리가 많았는데
심위원회(?) 가 평소 인성이 너무 쓰레기여서 충분히 ㄱ선생에게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들음.
결국 아무일도 없이 그 학생은 졸업할수 있었고, ㄱ선생도 아직 교직생활을 하는 중으로 알고 있음.
- 과학교사 ㅈ선생 편.
앞서 다뤘던 ㄱ선생은 인성은 쓰레기였지만 그래도 나름 가정도 있고 친구도 있는 사람이었음.
학교에서는 망나니었지만 밖에서는 어느정도 정상생활이 가능했던 사람이었던 거임.
ㅈ선생이라는 과학선생이 있었는데,
내가 한국에서 근무하는 내내 의문을 품고 추리했던게 “이 사람이 어떻게 교사가 되었을까”라는 불가사의였음 ㅋ
그 정도로 ㅈ선생은 일상생활 마저도 이상한 사람이었음.
ㅈ선생은 원래 타지역 사람이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먼 강원도까지 와서 혼자 관사에서 살고 있었음.
ㅈ선생은 ㄱ선생처럼 첫만남이 비호감은 아니었음.
나이는 ㄱ선생이랑 비슷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처음 만났을때 막 반가워하면서 다음날 학교 끝나고 술마시러 가자는 거임.
술은 못하지만 그래도 학교 선생님이랑 친해지는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흔쾌히 수락함. (이게 큰 실수였음)
그런데 주위 선생님들한테 “내일 ㅈ선생님이랑 저녁 먹는데 같이 가실래요?”라고 물어보니
다들 치를 떨면서 싫다는 거임 ㅋㅋ
한국말 못하는 컨셉을 유지해달라고 부탁한 담당쌤이 충고를 줌.
“ㅈ선생님이랑 저녁만 먹는다면 말리진 않을게요. 그치만 절대로 ㅈ선생님이랑 둘이서 술먹지 말아요”라고… ㄷㄷ
결국 ㅈ선생이랑 밥을 먹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ㅈ선생이 술을 시켜서 소맥을 말아먹기 시작함.
나는 술 못한다고 말하니까 갑자기 정색하면서 “그럼 술 받고 따르기나 해”라고 함
밥 얻어먹는 입장에서 술 먹지 말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나는 술은 안 먹고 국밥만 먹고 있었음.
그런데 사실 같이 밥 먹기 전에도 ㅈ선생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은 있었음.
학교에서도 막 혼자 들떠서 횡설수설하는데 도저히 무슨 이야기인지 맥락을 못 잡을 정도로 난해한 이야기였음.
대통령이 뭐 어쨌다가 자기 유치원생 아들이 어쨌다가
막… 뭐랄까 제대로 대꾸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
일단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웃으면서
“아… 그렇죠…” 하면서 맞장구만 쳐줌.
나중에 “내 한국어가 미숙해서 내가 못 알아듣는 건가…?” 라고 의문이 들어서
나랑 나이가 비슷한 기술쌤한테 물어보니
기술쌤도 ㅈ선생 말은 뭐라고 말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줌 ㅋㅋ
아무튼 ㅈ선생이랑 둘이서 밥을 먹고 있는데 위기가 생김.
ㅈ선생이랑 아무도 밥을 먹고 싶지 않았던 건,
ㅈ선생이 술주정이 아주 고약한 사람이었던 것 때문이었음.
나중에 선생님들한테 주워들었는데, 강원도까지 나와서 따로 사는 이유도 술버릇 때문이라고 함.
술이 들어가니 ㅈ선생의 횡설수설은 한국어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욕과, 차마 타자로 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섹드립으로 변했음.
섹드립의 대상은 젊은 여선생들이었고,
욕설의 대상은 학교에서 자신과 어울려주지 않는 남선생들과, 별거 중인 자기 부인이었음.
ㅈ선생은 큰소리로 욕설만 해대고, 나는 식당에 있던 다른 손님들 눈치 보면서 국밥만 퍼먹고 있는데
갑자기 소중한 저녁시간을 이런 쓰레기같은 소리나 들으면서 보낸다는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당히 핑계를 대고 일찍 빠져나옴.
“ㅈ선생이랑은 절대로 교외에서 만나지 말자”라고 다짐한 후 몇달동안 아무런 사건이 없었는데…
몇달 후, 겨울방학때 전주에서 친한 형이 놀러옴.
이 형은 대학때 만난 유학생이었는데
다른 선배들과는 달리 똥군기도 안부리고 교포인 나를 엄청 잘 챙겨준 좋은 형임.
그 형한테 맛있는 것도 사주고, 동네 구경도 시켜줌.
그 형이 버스를 타고 떠나기 전에 내가 근무하는 학교 구경을 하고싶다고 함.
그래서 학교까지 걸어갔는데 거기서 ㅈ선생을 만난거임 ㄷㄷ
아마 연말정산 때문에 왔던 걸로 기억함.
ㅈ선생은 우리를 보자마자 “자 이제 저녁 같이 해야지?” 하는거임.
사실 저녁도 먹은 상태였고, 형은 40분 후에 버스타고 떠나야 되는 상황이어서
“선생님 나중에 개학하면 같이 먹어요” 하고 거절함
근데 ㅈ선생이 정색하면서 “에이씨! 빨리 가자! 딱 한잔만 하고 가!” 라면서 우릴 끌고감 ㅠ
가는 도중 내내 지금 버스타고 가야한다고 몇번씩 말했는데 그딴거 듣지도 않음 ㅋㅋ
국밥집에 가서, 국밥은 안 먹고 혼자 술을 부어먹으면서 다시 또 욕설과 섹드립의 난무가 시작됨.
한 30분이 지났을 때, 형이 “야 안되겠다 우리 지금 안나가면 나 버스 놓침” 하고 신호를 보냄.
그래서 “선생님, 저희가 지금 바로 버스타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하고 일어남.
그랬더니 ㅈ선생이 정색하면서 나한테
“너네 오늘 내방에서 자고 내일 가. 너 지금 가면 앞으로 나한테 아는척 하지 마.” 라고 함 ㅋㅋㅋㅋ
그냥 술김에 저러는 거겠지 하고 그냥 나왔고,
그 형은 나와서 “으와… 저 사람은 도데체 어떻게 교사가 됐을까?” 라고 물어봄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그 형은 버스타고 집에 갔고, 나는 일본 여행 갔다가 옴.
개학하고 출근 했는데 교문 앞에서 ㅈ선생을 만나서 인사함.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했는데 거들떠보지도 않음 ㅋㅋㅋ
술주정하면서 뱉은 말이 진심이었음ㅅㅂ
나는 뭐 그러려니 하고 1년동안 ㅈ선생한테 투명인간 취급 당함.
ㅈ선생의 유치함이 극에 도달했다고 느꼈을 때가,
ㅈ선생이
급식실에서 급식을 먹고 있었는데 내가 자리가 없어서 ㅈ선생 바로 앞자리에 앉았더니
방금까지 맛깔나게 급식을 먹고 있었던 ㅈ선생이 큰소리로
“아~ 갑자기 입맛이 확 떨어져버리네.”라고 말하면서 자기 식판 위에 산더미처럼 쌓은 급식을 버리고 나가버림 ㅋㅋㅋㅋㅋㅋ
귀국하기 2주 전,
ㅈ선생이 내 자리로 양주를 갖고오면서 “그동안 미안했어. 언제 한번 술 같이 먹어.” 라고 함
난 가만히 있는데 혼자 들떠서 끌고갔다가 혼자 삐치고 혼자 화해함
물론 다시 ㅈ선생을 교외에서 보지는 않았음.
이건 억울하기보다 어이 없었던 썰인데 이것도 생각해보니
내가 한국어 못하는 색목인이었으면 절대 일어날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풀어봄.
여담으로 ㅈ선생은 내 담당쌤이랑 같은 관사에서 살았는데,
ㅈ선생이 새벽까지 술먹고 욕하고 노래 부르는 걸 참지 못하고 자제해달라고 부탁한 담당쌤은
학기 내내 투명인간 취급과 욕설을 들어야만 했음.
올해 겨울방학 하기 전,
회식자리에서 ㅈ선생은 혼자 술먹고 큰소리로 내 담당쌤 욕만 하다가 결국 회식자리 블랙리스트에 오름.
- 영어교사 ㅅ선생
앞에서 서론한 ㄱ선생과 ㅈ선생은 확실히 비호감인 인물들이기는 하지만,
썰을 들었을 때 진위여부까지 의심될만한 막장은 아니었다고 생각함.
확실히 진상은 진상이지만 어디에서나 한두명씩 있을 법 한 사람들임.
이번에 다룰 ㅅ선생 썰은 들어보면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고?”라고 의심을 품을 만큼 막장임 ㅋㅋㅋ
ㅅ선생은 내가 처음 근무를 시작 했을 때는 없었음.
겨울방학이 끝나고 난 3월부터 ㅅ선생이 중학교에서 근무를 하게 됨.
ㅅ선생은 50대 후반의 여선생이었고,
내가 근무했던 중학교의 영어과는 나를 포함해서 4명이었음.
(나 + 1편에서의 담당쌤 + 옆자리의 친한 여성쌤, + ㅅ선생)
ㅅ선생도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음.
외모는 볼품없고 키도 작았지만 명품으로 온몸을 도배를 한 모습이 나름 개성있어 보였음.
그리고 인정하고 넘어갈 것은 나를 제외한 영어과 선생님들 중 영어실력이 가장 뛰어났음.
ㅅ선생의 인성을 처음 인지한 것은 영어과 단체 연수 출장이 있던 날이었음.
ㅅ선생이 자기 차로 움직이자고 해서 ㅅ선생 차를 타고 연수원으로 이동함.
연수가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야 하는데,
ㅅ선생은 자기는 집으로 갈거니 자기 집에서 택시를 부르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선생의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가기에는 너무 멀었지만 차를 타면 10분 이내로 갈수 있는 거리였음.
그런데 웃긴건 연수원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나,
연수원에서 ㅅ선생의 집까지의 거리는 거의 동일했음.
정상적인 인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보통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집에 가는게 맞지 않음?
ㅅ선생의 집근처에 공용 주차장에 떨궈져서 콜택시 불러서 학교까지 감
가면서 담당쌤이 말해주심.
“ㅅ선생은 자기한테 조금이라도 손해되는건 절대로 한한다”라고…
“많이 얽히지 않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었음.
ㅅ선생이 학교로 오고 얼마 지나지 않은 뒤,
갑자기 ㅅ선생한테서 전화가 옴.
“원어민쌤.
교감선생님이 원어민쌤 이제부터 2층에 있지 말고
1층 교무실 내 옆자리로 옮기라고 하셨어.
오늘 중으로 짐 싸서 내려와.” 라고 함 ㅜ
근데 이게 타이밍이 애매했던게 금요일 오후였음.
그래서 내가 “선생님 그러면 제가 오후에 수업도 있고 하니까 정리 다 하고 월요일에 옮길게요.”라고 함.
그랬더니 ㅅ선생이 “아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안돼.
교감선생님이 빨리 내려오라고 하신다고.” 라고 교감선생님의 지시인것을 강조해서 말함.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정든 2층 정보실에서 나와 1층 교무실 ㅅ선생 옆자리로 옮기게 됨.
왜 나를 옆자리에 두려던 것일까,
난 그때 전혀 생각하지 못함…
나중에 알게 된 얘기지만 내가 여쭈어보니 교감선생님은 한번도 그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ㅅ선생이 자기 이름을 쓰고 다닌다고 불쾌해하심.
근데 바로 다음주부터 ㅅ선생의 의도를 알아챌수가 있었음.
ㅅ선생은 교무실에서 업무를 거의 하나도 하지 않았음.
아침에 출근해서, 수업시간 외에는 자리에 앉아서 유튜브만 보고 있었음.
월요일에 출근하니까 ㅅ선생이 시험지 뭉치를 주면서 말함.
“원어민쌤, 한국말 읽을 줄 알지? 이것 좀 채점해놔.” 라고
나한테 떠넘기고 자기는 헤드폰 끼고 유튜브 시청함 ㅋㅋㅋ
시험 채점은 원어민 업무가 아님.
원어민 업무는 원어민 수업 짜는 것과 여름캠프 참여 및 영어 관련 동아리 보조. 뭐 이런 것밖에 없음.
애초에 시험지 자체가 한국어로 써있어서 보통 원어민은 읽을 수도 없음.
그런데 사회생활 잘 하는게 시키는거 잘 하는 거라고 들은 적이 있어서 한영사전 뒤지면서 채점함… (호구 인정…)
채점 끝내고 나니 ㅅ선생이
“내가 내일 2학년 수업 들어가야 하는데
진도 나갈거 알려줄테니까 수업때 쓸 PPT좀 만들어.” 라고 하는거임 ㅅㅂ
내 수업도 아니고 본인 수업 자료를 나한테 만들라고 시킴ㅋㅋ
그래서 여기서 이걸 만들어주면 호구 잡히겠다라고 생각해서
“선생님 이건 제 업무가 아닌데요” 라고 말함
그랬더니 인상 팍 쓰면서 “아니야 맞아”라고 눈 한번도 깜빡하지 않고 받아침 ㅋㅋㅋㅋㅋ
말은 안되지만 일단 “아 그런가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나봐요. 그럼 뭐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라고 말하고
원어민 코디네이터한테 페메로 물어봄.
역시나 그런건 원어민 업무가 아니었음.
그런데 또 내 업무가 아니라고 안한다고 하면 왠지 ㅅ선생 성격상 맞다고 그냥 하라고 우길 것 같았음.
그래서 개엉망으로 만들어줬음 ㅋㅋㅋㅋ
그 후로 몇번 더 시켰는데 시킬때마다 엉망으로 해서 결국 더 안시킴
그런데 나한테 안 시킨다고 본인이 만든건 아님.
내가 못 만든다고 생각하니 거절 못하는 윗층 영어쌤한테 다 돌아가서 내가 미안해짐…
결국에는 윗층 영어쌤한테 넘겨준 업무를 나도 반정도 갖고와서 같이 해줌.
우리가 자기 업무 대신 해주는 와중에 ㅅ선생은 교무실에서
헤드폰 꼽고 유튜브 보면서 깔깔 웃고있는게 너무 기분나빴음
시간이 흘러 여름방학이 옴.
보통 여름방학때는 선생님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안 나오시고 교장/교감과 행정직만 나와서 근무함.
나도 계약상 여름에 8일밖에 쉴수 없어서,
방학동안 거의 매일 출근해서 시간 때우고 있었음.
그런데 앞서 서론했던 나랑 친한 윗층 영어쌤이 기간제 선생님이셨는데,
여름방학이 끝나면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둔다고 하심.
그래서 당장 9월부터 기간제 영어쌤을 한명 모집해야 하는 판이라 학교에서 공문을 올림.
학교에서 공문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ㅅ선생이 자기가 아는 지인이 지원하고 싶다고, 이력서를 가져오겠다고 함.
나는 이걸 듣고 엄청 의아하게 생각했음.
이게 왜 의아했냐면 ㅅ선생은 자기한테 피해가 가는 것은 하나도 하지 않던 사람임.
자기가 태우고 같이 연수갔었던 같은 학교, 심지어 같은 과 선생님들 조차
자기 집앞에 내리라고 하고 택시 부르라고 한 사람이,
도데체 누구를 위해서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방학에 직접 원서까지 대신 제출한다고 할까? 라고 고민함. ㅇㅅㅇ
방학때는 급식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같이 출근하신 행정사님들이랑 짜장면을 시켜먹으면서 서로 의아함을 토론함.
그날 오후에 ㅅ선생이 자기 “지인”의 지원서와 이력서를 가지고 와서 교감선생님 자리에 제출해놓고 감.
행정사님들은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교감선생님 자리로 가서 이력서를 보고 왔는데…
다시 자리로 오시더니 엄청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하심.
나중에 학교 끝나고 따로 들었는데 지원서와 이력서는 ㅅ선생의 딸의 것이었음 ㅋㅋㅋ
“자기 딸이니까 저렇게까지 하지. 그래 뭔가 이상하다 했어.” 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짐 ㅋㅋ
ㅅ선생은 딸이 둘이었음.
첫째딸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ㅅ선생의 딸이라는 점만 빼면 지원 자격은 갖춘 사람이었음.
그런데 어이없는건 서류는 첫째딸의 서류인데,
사진은 둘째딸의 사진인거였음ㅋㅋㅋㅋㅋ
이건 연고주의를 떠나서 범죄임!!
동네가 워낙 작은 지역사회라, 딸들 얼굴쯤은 교직원들이 다들 알고 있었나봄.
그래서 참다 못해 이건 진짜 아니다라고 판단한 교직원중 한명이 (정확히 누구였는지는 까먹음)
교장선생님께 찌름 ㅋㅋㅋㅋ
당연히 교장선생님은 노발대발 하셨고,
ㅅ선생에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수 있냐고 퇴짜를 놓으심
근데 결국 일이 크게 되지는 않음.
교장선생님이 ㅅ선생한테 주의 주고 끝남. ㅎ;;
이게 뭐 90년대에 있던 비리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공립 중학교에서 있던 사건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생각한게,
이번 사건은 다행히 정의로운 교직원들이 잡아냈기 때문에 무마되었지만…
이런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한 일인가 생각해봄.
지금도 대한민국의 어느 학교에서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타인의 신분을 쓰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수 있다는 거임.
사건 자체만 보면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이런 사례로 성공했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면 약간 무서운 사건이었음.
여담으로 ㅅ선생이 맡은 업무가 꽤 많았음.
도서관 관련 업무도 있고 영어과 관련 업무도 있고 했는데 정작 자기는 하나도 안하고 비정규직 선생님들한테 시킴.
하루는 이걸 알게 된 교무부장 선생님이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ㅅ선생한테 따짐.
“ㅅ선생님, 업무처리 계속 이렇게 하시면 안됩니다! 업무를 맡으셨으면 본인이 직접 하셔야죠!
매일 나오셔서 하는게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따짐.
옆에서 듣고있던 나는 계속 묵혀두던 말을 교무부장 선생님이 대신 날려주셔서 사이다를 원샷한 기분이었음 ㅎㅎ
그러니 ㅅ선생 특유의 인상 찡그리면서 대꾸하는 버릇 나옴 ㅋㅋㅋ
“아닌데? 내가 경기도에 있었을 때는 다 이렇게 했는데?”라고 뻔뻔하게 대꾸함.
듣다 못해 뒤에 계시던 다른 선생님까지 합류함 ㅋㅋㅋㅋ
“ㅅ선생님, 저도 경기도에 10년 이상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한번도 못봤어요.”하고 가세하심
ㅅ선생은 “자네들이 잘못 알고 있는것 같은데?” 라고 하면서
뻔뻔하게 자기는 계속 놀고 먹겠다는 주장을 내세움.
이걸 반복하다 교무부장 선생님은 너무 화가 나셔서 나가버리심 ㅠㅠ
결국 교무부장 선생님은 ㅅ선생의 나쁜 버릇을 고치는 데에 실패하심 ㅠ
아직 연락하는 선생님들 말 들어보면 ㅅ선생은 여전한것 같음.
되돌아보면서 생각해보니 ㅅ선생은 나의 1년 반의 한국생활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준,
정말 완전한 악역이었음.
해리포터에서 등장하는 엄브릿지가, ㅅ선생이랑 비슷한 사람을 모티브로 창작한 캐릭터 같다고 생각함 ㅎㅎ
- 끝.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사과드려요.
철없고 소심한 제 하소연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모두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