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한 1년 된, 31살의 s전자 다니는 유부남입니다.
연애를 태어나서 딱 2번 했는데.
그중 1번은 군대가기 전, 그리고 지금의 와이프
와이프랑 연애한지는 2년정도 됩니다.
나름 열과 사랑을 다 바치다가 부모님과의 상견례를 치렀습니다.
임신한 사실을 알았고, 그 뒤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6개월정도 동거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났죠.
분만실에서 고생하는 와이프 보고 정말 감사하고 미안했습니다.
눈물도 많이 흘리고 그래서
회사 휴가내고 4일정도 집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장장 6~7시간의 고된 시간을 걸쳐
저저번주 목요일에 3.2킬로의 건강한 남아가 태어나서 정말 기뻤습니다.
그런데 신체검사를 해보니 A형이라고 합니다.
전 O형 와이프도 O형인데, 절대 나올 수가 없죠.
순간 말도 안된다 다시 검사해봐라 하고 난리를 쳤는데
와이프의 얼굴이 굳어가더라구요.
설마? 했는데, 다시 해봐도 A형이 나옵니다.
와이프는 절대 아니다.
더군다나 출산한 직후라 물어볼 상황도 아니었고.
그냥 그 자리를 뛰쳐나오고 집에와서 술 먹었습니다.
고민하다가 결국
아이의 유전자와 저의 유전자를 대조해보기로 하고
월요일에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친자확인 검사를 실시했는데,
네. 제 아이가 아닙니다.
이번 주에 와이프도 정상으로 돌아와서 제대로 집고 넘어가자고 말해뒀는데
결단코 아니랍니다.
딱 잡아뗐어요. 아니라고요.
증거자료 보여주니 그제서야 사실대로 말합니다.
제가 회사갔을 때 가끔 외근 야근 출장갈 때마다
전에 사귀던 남자친구를 몇번 만났답니다.
그러다 술먹고 딱 1번 관계를 가졌다는데.
그게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자기도 상상도 못했다고 울면서 빌덥니다.
속상해서 아무한테도 얘기 안하고 끙끙 거리다가
겨우겨우 글 쓰는 중입니다.
제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번째 글
일단 와이프에게 그 남자 누구냐고 데려오라고 얘기했습니다.
3자대면 해서 확실하게 못 박고 헤어지려고요.
와이프 아니,
그 여자와 아이는 내일 친정으로 당분간 보내고
협의 이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사기 이혼으로 법적소송을 걸어야할지..
장모님이 저 엄청 잘해주시고 보약도 챙겨주시고
보잘 것 없는 저 엄청 이뻐해주셨는데
장인어른 역시 말수는 없으시지만
만나뵈면 늘 술 한잔 하시면서 회사 많이 힘들지?
자기도 K그룹에서 부장까지 지내다 정년 하셨다며 격려도 많이 해주셨는데..
건강도 요즘 많이 안 좋으셔서 병원 다니신다던데
막상 이런 얘기를 꺼내면 충격 먹고 쓰러지실까봐 걱정입니다.
저희 어머님은 와이프에게 이쁜 손주 낳아줘서 고맙다고
저희 잘되라고 안 다니시던 절도 다니시면서 기원해주시는데
알게 되면 얼마나 충격이 크실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매우 엄하시고 교직에서 생활을 하셨던 분이라
더더욱 말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자작 아닙니다. 오히려 이 상황이 자작이면 좋겠습니다.
제 와이프 말로는 술에 취해서 일어나보니 모텔이었고
기억이 없었다는데 도저히 믿기지가 않습니다.
한번 가지고 임신이 되는 것도 안 믿기고
그리고 더 가관인게,
장장 1년 전의 외도 한번 가지고
자기가 잘못했고 앞으로 잘 할테니 아이는 그냥 우리끼리 키우고
부모님들에게 얘기해봤자 폐 끼칠 테니 하지말아 달라고.
또 그렇게 얘기한다면 나도 오빠 예전에
술집 노래방에 갔던 카드 영수증 그대로 보여주겠다
그럼 서로 셈셈 아니냐. 라고 합니다.
제가 회사 거래처 때문에 들리긴 했지만 맹세코 2차는 가지 않았습니다.
자기는 오빠가 2차 갔는지
그냥 회사 접대만 한지 못 믿겠으니 이혼한다고 해도
위자료 절반씩 해야한다고 그러니까 그냥 서로 묻어주자고 하네요.
세번째 글
와이프한테서 점심 시간에 문자로
sns에 글 올렸냐고 미쳤다고 동네방네 소문 다 내냐고
인간도 아니다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명예훼손 죄로 고소한다고 하는데 고소 혐의가 분명한 자료라면 스스로 지우겠습니다.)
일단 오늘 친정으로 간답니다.
약속 받아냈고 오후 4시쯤에 출발하기로 했고
친정 위치는 경북입니다.
고민 끝에 혼인취소 사유에 대해서 알아보고
오전에 로펌에 전화해서 변호사 선임중에 있습니다.
유선상으로 변호사분이랑 얘기했더니
어찌됐던 혼인 취소해도 기록에는 남는다고 합니다.
혼인 무효는 기록에 안 남지만, 해당사항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대기업 다니는 엘리트라고 생각하시는데
서울 끝자락 대학을 겨우 나왔고 공대생이었으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그 남자라는 애는 알고보니 전남친이 아니더라고요.
와이프 회사 동료였답니다. 진짜 열 받아서 죽을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머리 아파서 진정제도 먹고 있습니다.
그놈에게 전화해서 오늘 저녁에 보자고 설명했더니
놀라면서 사실 제 와이프가 술 먹고 앵겼답니다.
원래 자기도 싫어하진 않았는데
결혼한 유부녀라 그냥 포기하려고 하다가
간단하게 술 한잔 하자고 해서 만난 사인데 그렇게 됐다고.
알겠다고 일단 변호사 선임 할 것이고
만약 그 당시 저랑 동거중인 것도 알고 있었고
아이를 임신한게 본인 아이인 줄 알고 있었다면
강력한 법정 대응 하겠다고 하고 바로 끊었습니다.
고민 끝에 오늘 아침 출근길에 제 친형님에게
아시는 변호사 물어보다가 조심스레 얘기드렸더니
출근하다 말고 집으로 뛰어오셔서 제수씨 어딨냐고
그년놈들 죽여버리겠다고 난리치는 통에
하염없이 눈물만 났습니다.
참아왔던 분노 상처로 마음이 쓰리더라구요.
방금전에 장모님한테 전화왔습니다.
OO이 오늘 내려온다던데 무슨 일 있냐. 라고 운을 띄우시길래
별일 아닙니다. 라고 하고
일단 안정시켜 드리려고 했는데
맞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는거고
또 그것 때문에 사람 너무 미워하면 안된다. 라고 하시는데
알고보니 다 들으셨던 거네요.
제가 황당하고 억울해서 자초지종 설명했더니
우리 애 얼마나 어릴 때부터 우울증도 있고
외로움도 많이 타는 애라서
김서방 자네가 이번 한번만 좀 봐주면 안되겠나.
내가 미안하고 잘못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데 그 모자지간이 불쌍하지 않냐.
이런식으로 쳐 말씀하시네요.
제가 화나서 그럼 저보고 그냥 넘어가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게 못합니다.
제 애도 아닌 애를 제가 키우라고요?
미안하다고 무릎 꿇고 싹싹 몇날 며칠을 빌어도 봐줄까 말까인데
그 여자 지금 정신 못 차렸다고 했더니,
자네는 직장도 괜찮고 그래서 새출발 하면 되는데
우리 애는 얼마나 불쌍하냐.. 이런식으로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애기는 우리가 당분간 봐줄테니
자네가 좀 마음 넓게 쓰면 안되겠냐.
내가 사실은 전부터 딴놈 만나는거 알고 있었는데
욕하고 달래가면서 사람 만들어놨는데,
그때 한번 실수로 잔걸로 임신이 된거다. 그러니까
좀 이해해주라는 식으로 30분간 통화 하다가
도저히 이 가족이랑 말이 통하질 않아서
법적으로 꼭 대응할 겁니다. 라고 말씀 드리니
니 진짜로 내가 잘못봤네,
그렇게 착하고 건실한 줄 알고 우리 딸래미 맡겼더니
이렇게 뒤통수 칠 수 있냐 라고 합니다.
일단 제가 회사라 일이 바쁘니 퇴근하고 통화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고 전화 끊었습니다.
애 때문에 끊었던 담배도 생각나고 해서
담배 피면서 방금 대화 곱 씹어보면서 글 남깁니다.
이게 어찌 자기 자식만 소중한 줄 알고
저 역시 우리 부모님에게는 최고의 자식입니다.
속상합니다.
하지만 이제 미련없이 소송으로 가는 길뿐입니다.
아주 긴 시간이겠지만 나중에 다시 꼭 후기 쓰러오겠습니다.
힘을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