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와서 동아리 하다 만난 친군데
금수저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맞는 것 같기도 함.
썰 몇개 보고 판단해보셈.
참고로 둘 다 26세 남성임.
일화 몇개 정리해보면
1.전자기기 살 때 무조건 제일 좋은 걸로 삼.
가난한 대학생인 내가
아이패드 6세대 살지, 7세대 살지,
아님 이게 과연 필요할지 손 벌벌 떨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거 보더니
‘오 나도 하나 사면 괜찮겠다.’ 하고
다음주에 아이패드 프로 화면 제일 큰걸로 하나 삼.
그래놓고 무겁다고 안 들고 다님.. ㅁㅊ..
아이패드만 그런게 아니고
핸드폰, 이어폰
이런 모든 전자기기가 해당됨.
자기 말로는 그냥 이런데 관심이 많아서
돈 아꼈다가 한번에 쓴다 함.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이패드 프로 사놓고 썩히는 건 이해도 용서도 안됨.
2.차 타고 다님
매일 타고다니는 건 아니고
주말이나 짧은 약속 있을 때 차 끌고 옴ㅋㅋㅋㅋ
편의점에 담배 사러 가는 길에
골목에서 어떤 병1신이
할아버지한테 손가락질 당하면서 혼나고 있음.
보니까 평행주차 하다가 앞차 뒷범퍼 해먹은 것 같음.
ㅋㅋ구경났네 하고 지나가는데
목소리가 익숙해서 보니까 저 새1끼임.
거기서 끼어들긴 뭐해서
나중에 헤어지는 길에
그거 너였냐고 너 차 있었냐고 살짝 물어보니까
‘아니 내 차는 아니고 그냥 집에 차가 하나 남았어..’ 라더라.
그러더니
범퍼 한개에 얼마정도 하냐고 물어보면서 글썽거림.
안쓰럽긴 한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ㅅ발
ㅋㅋㅋㅋㅋㅋ
차는 그냥 소나타였음.
독일 3사 였으면
바로 아 저분이 나의 주인님이구나 했겠지.
3.세상 물정 모름
뜬금없이 자취 시작한대서 놀러 감.
집도 가까운 새1끼가 뭔 자취냐고 물어봤더니
(지하철로 집까지 40분)
‘지하철이 타기 싫어졌다.’라고 답함.
차 타고 다니면 되잖아 했더니
‘주차비가 너무 비싸다.’
하여튼 학교 뒷동네 산골짜기로 한참 올라가길래
뭐 이런데 집을 구하냐고 한소리 함.
그랬더니
‘이 동네는 여기가 제일 싸더라 허허’ 하고
사람 좋은 웃음 내어 보임.
방은 또 얼마나 ㅈ같을까 하고 따라갔더니
갑자기 허름한 빌라로 들어감.
겉은 낡았는데 들어가 보니까 ㅈㄴ 넓고
올수리 다 된 집이더라ㅋㅋㅋㅋㅋㅋ
‘와 여기 한달에 얼마 내냐?’
‘몰라…? 한 삼십 하나?’
삼십은 반지하 원룸도 한달에 삼십 하는데
말이 안됨.
보니까 집에서 전세로 구해주고
자기는 몸만 들어간 거임
ㅋㅋㅋㅋㅋㅋ
가구는 전 주인이 놓고간 식탁 제외
아무것도 없음ㅋㅋㅋㅋ
잠은 어떻게 자냐니깐
‘바닥이 따뜻하더라.’ ㅇㅈㄹ
이것도 깔끔한 옆 동네 새삥 원룸이나
빌라 전세였으면 좀 사는구나 할텐데
자꾸 어울리지 않게 가성비를 찾는 모습이
판단을 주저하게 만듦.
4.캐쉬킹
여행가거나 할 때
숙소, 차 등을 미리 예약할 일이 생기는데
선불만 받는 업체들이 간간히 있음.
친구 넷이서 해외여행 계획 중
나가기 전에 빨리 예약해야 되는거 아니냐? 라고
그냥 흘리듯 말했는데
이 새1낀 진지하게 받아들였나봄.
5분 동안 어디 나갔다 오더니
‘예약 다 했어. 나중에 갔다오면 정산하자.’
이새1끼 혼자서
5박 6일 일정 비행기,
숙소, 렌트 다 메워버림.
그게 몇백 될건데 ㅅㅂㅋㅋㅋㅋㅋㅋ
그 뒤로 적막만이 감돌았으나
‘나는 솔로라 돈 쓸일이 없어 쌓아만 놓았다.’ 는 해명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호탕하게 웃으며 마무리함.
5.현금만?
너무 궁금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본 적도 있음.
솔직히 너 하는 짓을 보니 금수저 같다.
솔직히 말해봐라. 이렇게.
그랬더니
뭐 자기는 외동이라 집에서 지원이 좋고
연애도 안하고 사치도 안부려서
그저 남는 돈이 조금 될 뿐이다
이런식으로 해명함.
지지 않고
‘그럼 대체 돈이 얼마나 있는데?’ 라고 다시 물어봄.
그랬더니 대답이,
‘현금만?’
그 뒤로 더 안 물어봄.
사람은 좋고 재밌음ㅋㅋㅋㅋ
막 돈자랑하고 그러는 건 아니라 밉지도 않음.
오히려 옷이나 꾸미는데 관심 전혀 없어서
멀리서 걸어오는거 보면 그냥 찐따 같아보임.
근데 뭔가 내가 처음 만나본 인간형이라
신기해서 글 올려봄.
글고 혹시 몰라서 하는 말인데 댓글에서 싸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