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갑자기 급한일이 생겨서
아웃소싱 업체써서 일주일 단기알바 고용했음.
일도 겁나 단순함.
9칸짜리 박스에 지정된 물건
지정된 위치에 수량만큼 넣고
뚜껑닫고 라인에 흘리면됨.
생김새 크기 다 달라서 구별 쉽고
수량 실수해도 라인에 예비품 넉넉해서 괜찮.
근데 어제 퇴근때 라인조장이 찾아옴.
특정 파츠들만 수량이 너무 안 맞아서 힘들다고.
한칸에 25개 넣는 파츠인데,
확인해보니 19개 30개 22개..
실수라고 보기엔 너무 편차가 컸음.
알바 불러서 물어보니 우물쭈물함.
일 어렵냐? 하니까 아니래 긴장해서 그랬대.
알았다 하고 일단 보냄.
근데 아침에 조장이 또 찾아옴ㅋㅋ
좀 화나서 그 사람한테 갔는데,
마침 작업중이길래 지켜봤더만 ㅅ바ㅋㅋㅋㅋ
물건 다섯개 넣고 손가락 다 접고
다시 다섯개 넣고 손가락 다 피고 이러고 있음.
그마저도 15개 넘어가니까 어려워함.
좀 당황해서 다른 작업자 불러서 물어봤더니
어제도 저랬다는거야.
설마설마 하다가 혹시나 싶어서
“OO씨 그 부품 30개만 주세요” 했더니
역시나 15개 이후론 카운트를 못하는거임.
그래서 “기분 나빠하지말고 들어주라.
이거 수량체크하는 일이다.
혹시 숫자를 못세는거냐?” 했더니
머뭇거리다가 15개가 한계래.
왜 말 안했냐? 했더니 짤릴까봐 그랬대.
다른 라인 확인해보니 역시나 다 틀림..
아웃소싱 업체 전화해서 따지니까
“어려운일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이러길래
“숫자 25까지 세는게 어려운거예요?” 했더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렇대.
무슨 70,80 어르신도 아니고
29살 짜리한테 25까지 세는게 어려운거라니
하..
결국 급하게 해결본게
A4용지에 제품사진 실사크기로
수량맞게 프린트 해주고 거기에 하나하나 올려서
다 채우면 박스에 넣으라고 했음.
안짤리는 거냐면서 되게 좋아하더라.
15개 2번도 해봤는데 안됨.
15개하고 바로 15개 세는게 안됨. 헷갈려함.
진짜 미치겠다
(그렇게 2년 뒤 후기가 올라옴)
그 2년전 경계선 지능 직원 썰 적은 사람인데
이번에 이분 정직원 되심.
아웃소싱 출신으론 창립이래 최초임.
내가 커버쳐준 뒤에도
사소한 잔실수가 계속 있었어서
짤리는거 아니냐 했었는데
다른곳에서 능력이 발견됨.
숨은그림찾기 ㄹㅇ 개고수였음.
라인 중간에서 제품 옆으로 까서
설치상태 확인하는 공정이 있는데
이게 사람이 하는지라
계속보면 눈이 익숙해져서 다 비슷해보임.
근데 저 사람을 거기 세워놨더만 불량률이 급감함.
진짜 거의 바닥으로 급감함.
원래도 숨은그림찾기 좋아한다더니
안보이는것도 족족 잡아냄.
배선 위아래 꼬인것까지 찾아냄 ㅋㅋ
신형 제품이면 외우는데까지 삼사일 걸리지만
일단 머리속에 들어가면
ㄹㅇ 기가막히게 불량 찾아내더라 ㅋㅋ
21년도에 옮겼는데 너무 실적 좋아서
이번에 아예 정직원 채용.
엄청 좋아하고 작업자들도 다들 인정함.
너무 잘 찾는다고 별명이 박써치임.
솔직히 공정 바뀔 때마다 프린트 새로해서 가져다주고
그래도 간간히 수량 틀리다는 말 들을 때마다
진짜 귀찮았었는데 지금은 너무 고마움.
저 사람 없었으면
못해도 불량률 5%이상은 뛰었을거임.
사람은 한가지 재능 재주는 다 가지고 있는듯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