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제 근무를 하게 된다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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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직장이 주4일제 근무하던 회사였음.

각설하고 간단하게 장단점을 꼽으라면

결론적으로 단점이 없었음.

단순히 하루 더 쉴 수 있어서가 아니라

업무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그랬음.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매출이 줄거나 업무량이 줄지 않음.

이건 리얼 내 경험이라서 확신할 수 있음.

주5일 출근할 때는 중간중간 업무시간에 폰도 좀 보고,

탕비실에서 만난 동료랑 수다도 잠깐 떨다가,

인터넷도 가끔 좀 하고, 뉴스도 보고,

잠깐 커피사러 나갔다도 오고 그러는데

왜인지 모르게 4일출근 하면,

다들 단 5분의 시간도 허튼데 안씀.

핸드폰도 안보게 됨.

생산성 향상이라는 말 하는게 직접 경험해보니

이부분을 얘기하는구나 싶었음.

이유는 모르겠는데 나뿐만 아니고 동료들도 그렇다고 함.

대신 본인이 업무량을 다 못 맞출 것 같으면

4일간 조금씩 배분해서 오버타임 해도 됐었는데,

하루에 점심시간 한시간 제외하고

순수하게 근무한 시간만 9시간-10시간,

진짜 바쁜 시즌에는 12시간도 가끔 찍긴 했음.

근데 야근이 뭐 대수겠음.

진짜 4일 출근 하니까

제일 처음으로 크게 차이를 느끼는건

체력+활력인데

그전에는 체력이 너무 딸려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만도 힘들고,

종일 일하고 퇴근해서 집에 가면 저녁 해먹기조차 귀찮을 정도였음.

4일 출근하면 이상하게 야근을 해도

몸이 5일출근 때 만큼 피로하다고 못 느낌.

활력이 좀 크게크게 돈다 그래야하나

말로 설명이 어려움.

이상함.

실질적으로 근무하는 순수 시간은

주5일제 때랑 몇시간 차이 안났음.

그리고 심리적으로 마치 월차를 주에 1번 매주 쓰는 느낌임.

직장인들 월차 한번쓰면 그날 세상 행복하지 않음?

그 느낌을 매주 월요일마다 느끼게 됨.

뭔가 피부르 느끼기에는

주말 이틀 + 하루 월차쓰는 느낌이랄까

나만 이렇게 느낀게 아니고

동료들도 그렇게 느끼다 보니까

진짜 다들 화요일에 출근하면 활력 넘치는건 기본이고

뭐 피곤하다 입에 달고 사는 사람도 없어짐.

3일이나 쉬기 때문에 거래처 같은 다른 회사에서

우리가 3일씩이나 쉬는동안 연락온거,

업무 이런거 처리하면

솔직히 화요일 수요일은 진짜 정신없이 지나가고,

목요일 되면 한숨 돌릴 수 있겠네 생각할 때 쯤

내일만 일하면 또 주말임

무려 월요일은 또 월차고. (심리적으로)

이 기분을 매주 느낀다고 생각해보면 얼마나 좋겠음.

처음에야 회사 입장에서는 큰 모험이기도 했고,

똑같은 돈 주고 일을 덜시키는 느낌이니까

얼마나 안절부절 했겠냐마는

그렇게 4일근무 도입하자마자

이전엔 그렇게 사기 북돋아 주려고 해도 안됐던 분위기가 잡히고,

직원들 생기돋고 파이팅 넘치고

일하는 시간에 딴짓하는 것도 완전 박멸되니

굉장히 좋아했음

이쯤되니 직원들 사이에서 무언의 단합이 생김.

이렇게 좋은 주4일제를 하고 있는데,

만약에 누구 하나 제대로 업무기한 못 지키고

업무 밀리고 하면 분명 다시 주5일제로 돌아갈거라는 생각에

이전에는 점심시간 1시간 꽉 채워서 들어오고 했던 사람들이

20-30분내로 밥만 딱 먹고 들어와서

어떻게든 그 주간 업무를

내가 금요일까지 마치리라 하는 집념이 생김.

이게 회의까지 영향을 미쳐서,

이전에는 뭐만하면 회의합시다 하고

그렇게 시작하면

뭐 이얘기 저얘기 하다가 질질 끌렸는데,

이제 다들 머릿속에 내 업무를

이번주 안에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시간 계산 때문에

팀장님 부장님 할 것 없이

쓸데없이 회의하자는 말을 아무도 안함

그때 처음으로 만약에

내가 나중에 사업 하거나 회사 차리게 되면

진짜 주4일을 도입해야겠다

이건 서로에게 윈윈이고 너무 좋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음.

그러다가 지금은 다른 회사에서

연봉 올려줄테니 넘어오란 유혹에 넘어가서

일반적인 주5일 근무제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진짜 월요일이 너무 힘들고,

다시 아침마다 피곤하고,

활력도 동기도 없는 상태로 다시 돌아와서

그때를 매일같이 그리워 하면서 살고있음.

뭐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 사업체 운영하거나 그런 사람이 이걸 보게 된다면

진지하게 주4일 근무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음

아직은 주4일 근무라는게 먼나라 얘기 같겠지만,

어릴적에 주 6일제였던 한국이

5일제로 바뀌었던 기억이 나서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언젠간 다들 4일제를 할 그날이 올거라 생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