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시작했더니 생각보다 많이 출몰하는 빌-런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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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손님이 주방 뒷문 앞에다가 똥싸고 도망감.

아 C발 아..

진짜 평소에 자주오는 할아버지인데

올때마다 기침 개크게 하고

아무 테이블 휴지나 뽑아쓰고

아무튼 좀 문제가 많았음.

같이왔던 할아버지 친구에게 그 할아버지 행방을 물었음.

왜 그러냐고 물어보길래

“니 친구가 똥싸고 도망갔다” 라고 할 수가 없어서

“할아버지 친구분이 가게 뒤에 똥을 싸고 행방이 묘연해지셨어요” 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대충 보내고나서 의자를 정리하는데

아 진짜 아 ᄊ팔

친구도 의자에도 지리고 갔음.

덕분에 의자하나 버림

2.대충 점심 장사 마무리하고 있는데 할머니 한분 오심.

탕 한그릇 달라길래 드림.

한 절반쯤 드셨다.

음식이 맛있는데 너무 많아서 싸가야겠다고 하심.

그러시라고 했음.

계산하는데 우린 탕이 칠천원임..

근데 오천원만 냄.

??????

“할머니 칠천원 주셔야 해요.”

“여기 음식 양이 너무 작아서 난 이거밖에 못내”

“?”

“맛도 없고 형편없어. 난 이거밖에 못내.”

“할머니 깍두기랑 김치랑 밥이랑 탕이랑

남은거 다 싸가지고 가시잖아요.

이천원 더 주세요.”

“못줘. 나 집에 갈거야.”

“예. 가시고 다음부터 오지마세요.”

“다음엔 많이줘”

“아니 걍 오지마시라고요”

“불친절해 불친절해”

“가세요 그냥. 제발요.”

3.캣맘캣맘 그놈의 캣맘;

어느날 가게앞에 못보던 물그릇이 생겼음.

뭐지 누가 정화수 떠놓고 새벽마다 기도하나.

별로 신경은 안썼음.

“야 이거 내일 아침에 나오면 치워라”

하고 가게 문 닫고 집에 감.

그리고 다음날 하여튼 뭐 일이 있어서 약간 일찍 나오는데

어? 가게 앞에 왠 아줌마가 쪼그려서

뭘 자꾸 만지작 만지작 하고있음.

다가가서 “님 누구세요?” 하고 물어보는데

딱 날 돌아봄 그 아줌마가.

근데 딱봐도.

더 말걸면 싸울 것 같은 빡센 인상임;

근데 손에 들린 저 사료와 페트병에 담긴 물을 보고 말았음.

“뭐 하시는 거예요?”

“저 예전에 여기서 일했던 사람인데요.”

“?”

암만 생각해도 내가 너를 쓴 적이 없는데요..

“여기 가게 앞에 아이들 자주 돌아다니는거 아세요?”

근처 어린이집 이야기 하는 거임?

“고양이 먹이주시는거에요?”

“아뇨 가게 앞 정리하는건데요”

“고양이 먹이 주시는 거냐고요.”

“가게 앞 정리해드리는 거라고요 공짜로요”

“사료 그릇이랑 물그릇 가지고 가세요.

여기서 그런거 하지마세요.”

“가게 정리 안 해드려도 돼요? 공짜인데요?”

“그냥 가시라고요. 험한 말 나오기전에 그냥 좀 가세요.”

“여기 앞에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는데

너무하신거 아니에요?”

“아이 씨 진짜. 그냥 가세요. 경찰 부릅니다.”

나는 가게까지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는데,

가끔 동네를 배회하던 그 아줌마는 내가 지나갈 때마다

일부러 내 쪽으로 후다닥 달려오거나

물건 같은 걸 집어던져서 진로를 방해하거나 했고,

나는 그때마다 숙련된 조교의 솜씨로

그 모든 방해물을 피했지만

만약 한번이라도 접촉사고가 일어났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겠다..

4.

집합금지라는 룰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무리와

30명 단체손님이 오더니

우리 30명이니까 5그릇 서비스로 달라고 하더라

5.

색안경 아줌마와 고기 20명이 와서 먹고간 다음에

계산 현금으로 한다고 해놓고

만원짜리 다발 사이에

천원짜리 오천원짜리 껴서 주던 동호회 아저씨와

집에서 만든 약이라고,

이거랑 같이 밥을 먹어야 병에 안 걸린다고 하는데

누가봐도 집에서 갖고온 소주까고 있는 아저씨 네명.

장사가 잘 되도록 정기적으로 도와줄테니

탕을 공짜로 제공하라고

협박하는 노인정 회장 할아버지.

여기가 무료급식소냐.

절대 안된다고 했더니

옆에서 보좌관(?)이

“어허 이분이 노인정 회장님인데” 하면서

근엄하게 꾸짖으시길래

나도 근엄하게 “어허 안된다니까요” 하고 쫓아낸

뭐 그런 이야기들.

일하는 이모 엉덩이 만지려다가 경찰에 제압당한 아저씨들과

아이들이 소고기를 싫어하니

달달하게 먹일 갈비 2인분만 서비스로 달라고 했던 아줌마들.

뭐. 아 써놓고 보니까 나 지금까지 어케 일한거지ㅅㅂ

매일밤 소주까면서 인생 부들거리던게

다 이런거였구나.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진짜 남의돈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이렇게 까지 힘들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자영업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짜 한번 더 생각해봐라

특히 어르신들 많은 동네는 더 심하다.

난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데

매년 받을 때마다 뭐가 하나 새로 생긴다.

분명히 사리도 있을거다..

건강 챙기려면 자영업 하면 안되는데

내가 할 줄 아는게 이거밖에 없으니

진짜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