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진짜 잘했던 아는 형이 돈만 보고 의사 했다가 빚만 왕창 생긴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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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에 서울대에 ‘전전제’라는 과가 있었다.

전자전기제어계측공학과인데, 그 위세가 대단했다.

당시 서울대 톱3가 전전제+물리+의학이었는데

전전제는 응용과학 공학이고

물리는 순수 이과학문, 의학은 의학이지 뭐.

암튼 당시에

나라에 보탬이 좀 되고 싶다! 천재적인 공학자가 되고 싶다!

삼성이 소니 넘어서는 거 보고 싶다!

이런 철없는 아이들은 전전제를 가고 (국뽕 스타일)

뭔가 나는 수학을 존나 잘하는 거 같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천재인 것 같다.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그 전기보면서 꿈을 꾸는 아이들은

물리학과에 가고 (자뻑 스타일)

그때나 지금이나 뭔가 좀 실용적이고 얄팍하면서

여자 좀 맘대로 후리고 싶은 애들은 또 의대에 갔다.

확실히 의대 새끼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좀 약은 애들이 많았다.

이 세개 과 컷트라인도 거의 비슷했음.

(이 정원이 요즘으로 치면 딱 메이저의대 정도라고 보면 된다.

대략 이과 최상위 500등에 해당하니까)

근데 이 전전제가 무너진 계기가 imf고

그 이전까지는 기업이 망한다는 거 생각도 못했던 게 대부분 사람인데

우수수 잘리니까 전전에 애들이 머리가 빡 도는 거다.

존나게 월화수목금금금 일해봐야

회사 어려우면 짤리고 치킨이나 튀겨야 하는구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거고 믿을 게 없다는 생각을 하는거지.

회사에 가봐야 월급 빤하고

그래서 전전제를 나온 어떤 유능한 사람이 뭘 했느냐..

당시에 떡상하던 한의대 코인을 탄 거다..

당시 허준 드라마가 99년에 나왔는데

대히트를 치고나서

그전부터 톺기 시작했던 한의대가 완전히 미친 듯이 점프를 했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00년초 극초기..

이른바 월드컵 시기에

대부분 지방한들이 인서울 의대보다 높았다.

한양대 중앙대 의대 이런데 무슨

세명대 한의대 떨어지고 울면서 갔다니까?

경한은 연대를 넘어설까 말까 하는 수준이었고

경한 상위권 10명 정도는

서울대 의대를 포기하고 갈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이 전전제 형도 그냥 당시 떡상하는 한의대 코인을 탄 게

어찌보면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거지.

전전제는 이제 나이도 들고 인턴 레지던트해야 해서

돈벌이까지 12년 더 걸리는 의대보다는

6년만 딱하면 금덩어리가 여기 저기 널린 거 같은 한의대에 끌렸던 거다.

그래서 졸업은 하고 취직은 않고

다시 수능 준비해서 어떻게 지방한에 얻어걸려서

기분 좋게 깡촌으로 가서 학교도 다니고

연애도 해서 애도 낳고 했는데

이 형이 졸업할 때쯤 대략 04-05정도가 되니까

그때까지 무적이든 한의대 인기가 슬슬 가라앉기 시작했어.

그때까지 이 형이 번 돈은 하나도 없고

벌써 서울대 4년, 한의대 6년,

군대 어쩌고 수능 어쩌고 3년 해서

벌써 나이가 30중반에 애도 있고 하니 개원을 한 거지..

그 나이만 되도 한의원 부원장 구직도 힘들다..

근데 당시에 개원 대출이자가 좀 셌어.

대략 5-6% 정도 되었다..

요지에 창업하려면 한 3억 정도 대출을 해야 하는데

3억이면 월 150이자를 내야하는 거라..

근데 은행에 가보니 은행 새끼들이

2%이자가 있다고 하는 거야..

그게 뭐냐면 엔화대출이라는 건데

돈이 엄청나게 남아도는 일본 애들이

일본은 거의 제로금리니이 한 2%만 먹으면 된다고

한국에 돈을 깐다는 거다.

거기에 은행새끼들 수수료 좀 먹고 하면

대략 2.8%인가 그쯤 나왔어.

원래 이게 산업체 대출인데 돈이 너무 많으니

부동산 사는 데도 쓰고 저렇게 전문직 신용대출로도 풀린거야.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본이 망할 것도 아니고 그리고 2% 대출..

이거 상식 이하잖아.

요즘에는 2% 대출이 많지만 당시에는 정말 신세경인 게

90년대만 해도 10%이하 대출이라는 게 거의 없었다.

5-6%도 싸다고 생각해서 막 빌리는데

2% 대출이라니 이 형이 덥썩 문 거지.

여기에다 엔화대출이라는 게

부동산도 구입하는데 쓸 수 있어요.

그니까 뭐 신규상가 1층에 한의원 차리기 좋은

실평 40평 (요 정도면 계약평사 60평 정도?)

요거하고 해서 한 7-8억 빌린거다.

원금은 안 갚아도 되고 7-8억도 3% 언더 대출이니

한달에 이자가 200이 안돼.

신규상가 1층 40평에 월 200짜리가 어디 있냐?

그때 생각으로는 상가는 사놓으면 돈이 되고 오른다 생각했지.

그러면서 또 브로커도 끼고..

이 브로커 새끼들은 뭘 먹느냐.

주로 보험을 판다. 종신보험 비싼 거.

한달에 한 100얼마 나오는 거 있어.

어쩌다 아이가진 아버지가 내가 혹시 잘못되면

자식에게 뭘 남기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감성팔이 하면 종신 하나쯤 들게 되어 있어.

그래봐야 이자하고 보험하고 한달에 한 300-350정도니까

월세 없이 산다고 하면 갚겠지 하고.. 덤볐는데..

아니 글쎄 그때부터 한의원 인기가 조금씩 떨어지네.

망하지는 않았지만 큰 돈 벌기는 어렵고

애 낳으면서 집안에 들어앉은 와이프는 또 나름 의료인 아내라고

영어유치원이다 뭐다 참새새끼처럼 짹짹거리고

고군분투 하면서 그래도 어떻게 자리를 잡았다 생각했는데..

08년 09년 외환위기 때 엔화가치가 폭등을 하네?

엔화대출은 엔화로 받는데 우리는 원화를 쓰니까

이를테면 1억엔이 8억이면

8억으로 대출을 받는 건데, 원금은 결국 엔화로 갚는 건데

1억엔이 8억이면 그게 ㅅ1발 15억까지 올라간 거야..

그니까 원금이 두 배로 늘어난 거지..

거기다가 절대로 안 오른다고 했던 이자도 오르네.

7억이면 뭐 어떻게 조금씩 갚는다고 치지만

15억 이거 갚을 엄두가 나냐 이거지..

그리고 치사한 일본새끼들 엔화가치가 오르니까

원금상환을 요구해.. 미치는 거지.

돈은 없는데 이제 이자에다가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

인터넷에서는 한무당이라고 두들겨패고

버는 돈 원금이자 쪽쪽 빨리고

대학 들어갈 때만 해도 치과의사는

어떻게 평생 남 이빨이나 보고 살겠나 싶어서 생각도 안했는데

형이 전교 1등이면 치과는 전교 40등 아래로 가는 데였는데

치과 애들은 또 임플란트로 대박이 나네?

장모님 이빨 고쳐야하는데 임플란트로 2천만원 달라네?

ㅅ1발 임플란트 그거 원가 14만원짜리라고 나에게 말해줬는데 말이지.

옆에 고교동창 치과놈은 한달벌어 벤츠를 뺐는데

형은 9년된 아반떼 타고 다녀야 하고

말이 그렇지 지옥이 따로 없다.

직원들은 사고치고 도망가고 화장실은 막히고

설상가상 같은 건물에 한의원이 또 들어오고

탈모에 테니스엘보에 고혈압에

담배가 안 늘겠냐고.. ㅅ1발 근데 담배값도 오르고..

이 형과 상가 옥상에서 담패를 피면서

자기 인생 얘기를 쭉 들려주면서 얘기를 하더라고..

아니 이제 은행새끼들 나한테 벌벌 긴다니까.

내가 원금 안 갚고 파산이나 회생 신청하거나

죽어서 원금 싹 날릴까봐..

애새끼는 말도 안 듣고 학교도 때려친다고 하고..

내 그래서 그냥 때려치라고 했어.

생각해보니 인생이 열심히 살거나 막 살거나

그게 그건 거 같애. 인생이 뭐냐고?

그냥 이 담배까치 끝에 피어나는 이 불꽃

이 불꽃 같은게 인생이야.

처음에는 불꽃이 확 타오르다가 서서히 사그라드는데

그런다고 해서 또 잘 꺼지지는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