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근무서고 있는데 정체불명 남자 20명이 낮은 자세로 쳐들어온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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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복무하던 부대는

향토 예비군 부대였습니다.

도심지 안에 위치해 있었는데,

근방 2~300m 이내에

학교가 3개 이상 존재하고

막사에서 나오면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에 사람들이

집 안에서 돌아다니는 것 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정도로

도심과 가까웠던 부대였습니다.

때문에 유사시 부대 차량들의 출동을 위해

넑직히 구비된 기동로에는

강아지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

런닝을 하는 사람들,

등산회, 학생들 등등의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모이고

흩어지던 핫플레이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말년이던 제가

위병소 사수로서 00시~02시

근무를 서고 있을 때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틀 전 ufg에 동원되어

아직까지 피로가 풀리지 않았던

저와 부사수.

그리고 위병조장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진지에 기대어 잠을 자기를 10여분,

꿀잠을 자고있던 저는

갑작스레 들려오는 차량소리에 깨어나

전방을 훑어보았고

저는 위병소로 걸어오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등산복, 체육복 등을 한 남자들이

기동로의 갓길을 따라

자세를 낮추어 다가오고 있었고,

suv차량 한대가 헤드라이트를 끈 채로

달려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평소와 같았다면

여느때와 같은 아저씨들의

산보로 보았을 것이지만,

시간은 자정을 지난 새벽이었고

여자라곤 없이

오로지 남자들로만 구성된

20여명이 갓길을 따라

조심스런 자세로 다가오고 있었으며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은 suv차량은

u턴은 물론이고 위병소 앞에서

멈출 생각이라곤 하지 않는다는 듯

오히려 속도를 높혀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대체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좃됐다는 생각이 든 저는

어느새 깨어난 부사수에게

“저새끼들 존나 수상한데 좀 보고 있어봐”
라고 말하곤

위병조장실 아크릴판을 발로 걷어차

조장을 깨웠습니다.

그리곤 지통실에 연결되어있던 무전기로

“거수차량 및 거수자 다수 접근중!”

이라 말하긴 개뿔,

암호지칭도 쓰지 않은채

지통실을 부르며

“ㅆ1발!!! 뭔 이상한 새끼들이

차타고 달려오는데 들이박을거같슴다!

애새끼들 떼구수 존나 많습니다!”

라며 황급히 무전을 때렸습니다.

하지만 지통실에선 아무런 대답도 없었고,

이에 위병소에 설치된

cctv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전에 대답도 없다는 것에

지통실 근무자들이

죄다 쳐자고 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부사수에게 거수자들을 주시하라 말하고

지통실 근무자들이

자고 있다는걸 깨닫기까지

3~4초가 걸렸을 것인데,

여기서 진짜

얼마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이 지나,

헤드라이트를 끄고 달려오던 차량은

위병소 통문을 들이박아 무너뜨리곤

들어와 바리케이트에

타이어가 걸려있었습니다.

조심스레 다가오던 남자들은

전속력으로 달려와선

무너진 동문을 잡아 늘어지거나

넘어와 저와 부사수를 향해 다가왔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해야하는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는 죄다 까먹고

유사시엔 지통실에 보고 후

지시만을 받아오던 저는

지통실이라는 지휘체계의 부재에

대가리가 정지되어

어찌 행동해야할지 고민했고,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일단 거수자를 정조준하여

공포탄을 발사했습니다.

제가 총을 쏘자 부사수도 잇따라

지면을 향해 공포탄을 발사했고

그런 와중에도 위조장은

대가리나 긁고 있었습니다.

공포탄 일발을 발사한 저는 당시

부대에서 공포탄을 연발로

발사할 수 있다, 없다는 둥의

이야기가 돌아다녔고

이에 공포탄이 연발로 발사되는지

아닌지에 대해 확신이 없던 저는

가스총리볼버를 꺼내어

3발을 모두 쏘았습니다.

당시 위병소를 부수고 들어온 남자들은

별다른 무장을 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절차에 따른 경고를 하거나

지면 또는 하늘을 향해

위협사격을 하는 것이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웬 차량이 위병소를 돌파해 들어오고

언듯 보아도 20명은 되는 것 같은

남자들이 달려오자 흥분한 저는

빡구없다 개1새기들아 라는 심정으로

북한군 상대하는 심정으로

k2를 야구빠따 마냥 휘두르며

거수자들을 위병소 밖으로

몰아내려 하고 있었고,

부사수는 대검을 뽑아들어

찌를것 마냥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위병소 상황을 파악한

탄약고 근무자가 탄약고 사이렌을 울렸고,

기세등등하게

위병소를 부수고 들어왔던 거수자들은

사이렌 소리를 듣곤

무너진 통문과 거수차량 사이사이로

도망쳐 나가려 하였지만

몸무게 98kg 주짓수 퍼블벨트이던 부사수는

통문을 지지하던

시멘트 기둥을 올라타고 나가선

도망가려는 사람들을 강제로 밀어넣었고

빠져나가던 거수자를

양손으로 두명, 양다리로 두명

총 4명을 붙잡았습니다.

이윽고 2분도 되지않아

번개조가 달려오면서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사건처리가 어찌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당시 말년이던 제가

비록 명중하지는 않았지만

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람을 정조준하여 공포탄을 격발했고

개머리판을 휘둘러

한명의 갈비뼈가 부러지고

몸싸움을 하던 도중 얼굴을 맞은 사람은

안와골절에 광대가 무너진 사람도 있고,

턱뼈에 금이간 사람도 있었기에

저는 이른바

개좃될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고소를 당하면

일이 피곤해지기는 물론이고

전역까지 17일밖에

남아있지 않았던 상황이었기에

사건에 대한 조사가 길어져

전역이 연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3주 후에는 전체전

킥복싱 대회 출전이 잡혀있었기 때문에

저는 평소 친하던 주임원사님과

인사담당관님에게 간절히 부탁하여

간단한 조사만 받은 후

바로 휴가처리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곧바로 복귀없이

전역처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전역한 맞후임들을 만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들은바에 의하면

그때에 쳐들어왔던 남자들은

모두 신천지라는

종교단체의 신도들이었는데,

독실한 기독교인이던 대대장님은

마누라가 신천지에 심취하자

이를 막기 위해서

마누라를 부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였고,

이런 소식을 들은 신천지에서

감금되어있는 대대장님의 마누라를

구출 또는 사건의 공론화를 통한

부대에 대한 압박을 위해서

일을 저질렀던 것이라고 합니다.

+추가로 당시 위병소에는 실탄이 없었습니다.

이 사건 이전 제가 일병이었을 때,

4개월 선임인 상병이

위병소에 보관되어 있던 실탄으로 가지고 놀다가

지통실 방향으로

총을 갈겨버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부대내 근무지에는

실탄을 비치하지 않기로 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