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도 못하고 훅 들어온 여직원과의 그린라이트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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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반말임.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인데~

그 회사에서 나는 대리임에도 우리팀 알바들을 관리하게 됨.

팀구성이 팀장, 나(대리), 여자사원, 알바생들

이렇게라서 내가 알바관리를 했음.

근데 알바가 업무특성상 여자들뿐이었는데 대략 6명정도임에도~

어찌나 그리도 서로 싸우고 파벌나누고 시기하고 그러는지…휴우…

정말 관리하기가 힘들었음.

근데 내 성격상 웬만한 일에는 스트레스를 안받고

그냥 직설적으로 사는 타입인지라,

알바관리하면서 있었던 짜증나고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내 부사수인 여자사원하고 간단히 이야기만 했었음.

그리고 여자사원이 알바들하고도 어느정도 나이가 비슷했기 때문에 조언을 얻기도 하고 그랬음.

참고로 이 여자사원은 회사내에서 꽤나 유명인사였음ㅇㅇ.

아이유를 닮은 외모로

진짜 마르고 인형같은 스타일로 예뻤음.

근데 나한테만 유독 좀 퉁명스러웠고

나도 뭐 업무적으로 말하기엔 좀 서로 싸가지 없는게 좋았으므로,

별 생각없이 무슨 친오빠동생처럼 쌍욕만 안했지 할말 다 하며 지냈음.

그러던 어느날

팀장이 날 따로 부르더니 알바들이 나한테 불만이 많다라면서~

관리를 왜 그렇게 못하냐고 막 쿠사리줬음.

예전부터 알바팀 불화있고 그랬던건 알았는데,

아무래도 그게 좀 커져서 터졌나봄.

그래서 난 업무적인거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고 알바들이랑~

여자사원 (앞으로는 지은씨라고 가명할게) 하고 회의실에 모았음.

뭐가 문제인지 허심탄회하게 말해보라했더니

뭐 내가 차별한다느니~

업무적인 내용 너무 전달을 적게 해준다느니

불만이 막 터져나오는거임.

뭐 어처구니 없었지만 다 열심히 듣고나서 나도 말했음.

‘다 알겠고요~원하시는대로 해줄게요.

딱딱 업무정리 해드리고 서로 공유하고 그러면 되겠죠?’

그럼에도 뭔가 다들 뾰루퉁한 느낌이길래 나도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했음.

‘뭔가 문제가 있으면 팀장님한테 말하지말고 먼저 저한테 말해줘요.

저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닙니다.

그리고 불만있어도 말해요.

저 그다지 계속 신경 쓰거나 스트레스 받는 스타일도 아니고~

사실 회사 퇴근종만 치면 다 까먹고 생각도 안나요.

게다가 제 방식이 마음에 안들면,

전 다른일하고 알바팀 관리는 지은씨나 팀장님께 넘겨도 돼요.

알바팀 관리 제가 안해도 그만이거든요.’

이런식으로 말했음.

난 우리일이 자기네들끼리 속닥속닥으로 되거나,

팀장님한테 다이렉트로 가는게 싫어서 저런식으로 말한거임.

그리고 나서 한숨을 푹 쉬었는데 갑자기 알바생 중 한명이,

‘어어…? 대리님. 지은언니 울어요.’ 이렇게 말하는거임.

그래서 봤더니 지은사원이 훌쩍거리면서 울고 있는거임.

순간 개벙쪘음.

아니 차라리 알바생중에서 불만 토로하다가 울거나 그러면 또 모르겠는데,

뭔 상관도 없는 지은사원이 우는게 당황스러웠음.

그래서 얼른 휴지 갖다주면서 왜 우냐고 물었음.

좀 시간이 지나 진정이 된 지은사원이 말했음.

‘아니 대리님 방금 막 알바팀 별로 신경안쓴다~

퇴근하면 다 잊는다식으로 말했는데 사실 아니잖아요.’

그래서 내가 이게 뭔말이여? 라는 표정으로 쳐다봤는데

지은사원은 말을 계속 이어했음.

‘사실 알바팀 엄청 신경쓰시잖아요.

엄청 위해주고 챙겨주시잖아요.

그러면서 괜히 본인이 상처받은게 들킬까봐 그렇게 말하는거잖아요.’

이러면서 또 훌쩍거리는거임.ㅋㅋㅋㅋㅋ

그 말듣고 진짜 한참을 벙쪘음.

아 내가 정말 그랬나? 나 그렇게나 알바 챙기고 있었나?

나 그렇게나 상처받고 있었던거야?

‘아니 지은씨. 그 말이 진짜면 나 지금 엄청 슬픈거잖아.

나 지금 엄청 상처받고 슬픈 상황인거야?ㅋㅋㅋㅋㅋ’

이렇게 물으니까 지은사원은 그냥 날 물끄러미 보면서 계속 훌쩍거리기만 했음.

근데 그런 지은사원의 모습을 보니 뭔가 짠했음.

날 위해서 운…것은 아닌가? 뭐 어쨌든…

내가 신경쓰여서 울어주는 여자는 난생처음이었음.

솔직히 방금전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지은사원을 보니까

괜히 나도 울컥해졌음.

지은사원 우니까 또 알바생 몇명도 같이 울고

ㅋㅋㅋㅋㅋ

그래서 난 다들 울지말라고 다독이면서 훈훈하게 회의종료했음.

그리고 다음날 어제 날 물끄러미 쳐다보며 울던 지은사원이 자꾸 떠올라서~

‘지은씨. 오늘 끝나고 뭐해요? 저녁이나 먹을까요?’했더니,

‘제가 왜요?’ 이렇게 싸가지없게 나오길래 알았다하고 끝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