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돌아보니 저도 사이다가 두세개쯤은 있군요
제가 고2때 알바하다가 만난 2살 많은 오빠랑 사귀게 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자상한 오빠다 싶어서 고백받고 사귀었는데
이 오빠…아니 지금부터 쌍놈이라 부르겠습니다
쌍놈이 화가나면 언성이 높아지면서 욕짓거리를 해대는 성격이더라구요?
지가 나이 많은게 유세라고 뭐든지 아는척하면서 가르치는게 특기였는데
뭐만하면
“오빠가~”
“이런건 오빠가 해봐서 아는데~” 뭘 해봤는데ㅋ
영화보는데 시끄럽게 옆에서 자꾸 배우의 일생에 대해 구구절절…
끝나고 나와서 다음부턴 미안한데 영화집중할 수 있게 조용히해달라 했더니
갑자기 화를 내면서
“그래서!!!!!!너 지금 내가 귀찮다는거야!?!?!?!!”
소리치더라구요
그때 처음으로 화내는걸 봤습니다
“아니 오빠 그게 아니라…다른 손님들에게 들렸을 수도 있으니까…”
“씨.발 니말은 지금 내가 예의 없는 새끼 라는거잖아!!!!”
다시 돌아간다면 응 맞아 예의없는 새끼야~ 하고 대답해줬을텐데..후회가 드네요
그때는 제가 잘못한건 줄 알고 사과했습니다
그뒤로 뭐만 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지딴에선 기선제압 하려고 한 것 같기도 하고…
한번은 제가 친구집에서 잠옷파티를 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시간에 한번씩 문자하랬는데..
제가 친구랑 공포영화 약 100분 가까이 되는 걸
거실에서 보다가 문자보내는걸 깜박했습니다
나중에 핸드폰을 보니 문자랑 전화폭탄이ㅋㅋㅋㅋㅋ 문자가 쫘르르 와있었는데
야
야 뭐해
왜 답장안해
씹냐
전화받아
받으라고 씨.발
너 뭐하는데
어디야
누구랑 있어
등등
폭탄으로 와있더라구요
그래서 아 이건 진짜 내 잘못이다 하고
전화해서 사과했습니다 그때도 물론
전화상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좀 진정한 뒤에 자기가 아침에 일찍 데리러 갈테니까
(뭘 데리러가냐 니가 내 아빠냐ㅋ 친구집이 우리집에 10분거린데ㅋ 라고 할뻔 했습니다) 짐싸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덕분에 전 자고 일어나서 아침도 못먹고 아침일찍 친구네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저랑 친구집이 학교근처였는데
저랑 안면이 있는 저희반 남자애가 지나가더라구요
그래서 서로 인사 좀 하고 안부도 물었죠
“오 하이”
“뭐 하냐”
“남자친구 기다린다ㅋ”
“어쩌라고 에붸붸”
이런식으로요
근데 하필 그때 남친놈..아니 쌍놈이 온겁니다
그래서 저희반 남자애가 야 난 간다 하고 갔는데
남친이 남자애 가는걸 노려보더니 갑자기 저한테 소리 치는겁니다
또 다시 분노조절장애 연기의 시작이였죠
“뭐냐 너 시.발 친구라는 새끼가 쟤냐????”
이러길래 아니라고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했습니다
근데 제 말을 안듣고 욕짓거리를 하면서 쟤랑 잤냐느니
그래서 전화 안 받은거냐느니 남친 두고 그러니까 좋냐느니 하는겁니다
말이 됩니까?? 저 그때 고2였습니다
미성년자를 앞에 두고 같은 반 남자애랑 자니 좋냐 같은 소리를 해대니 머리가 핑 돌았습니다
그래서 너무 빡쳐서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라 새끼야 사람이 다 너같은 줄 알아?
X발 야동을 얼마나 쳐봤으면 생각이 다 그딴식이냐 개더럽네 진짜 나이값도 못하면서 오빠는 무슨 지랄의 오빠”
라고 다다다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전 그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맞아봤습니다ㅋㅋㅋㅋ
뺨을 빡 때리는겁니다
그 순간 든 생각이 ‘우리 부모님도 때린적 없는데 니가 감히 날 때려?’ 였습니다
제가 놀라서 말이 없자 지도 당황했는지 미안하다고 너무 화가나서 그랬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나면 사람을 때려도 되는거냐고
내가 미성년자 폭행으로 신고하면 경찰이 잡으러 왔을 때 경찰도 팰거냐고 쏘아붙이고
집까지 빛의 속도로 튀었습니다
그랬더니 밤새 전화랑 사과의 문자가 주르륵 오더라구요
미안하다는둥 자기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렇다는둥
그 장문의 사과문자를 읽으며 든 생각은 애인 패는 새끼는 재활용 못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다음 날 저랑 그 쌍놈의 새끼가 일했었던 카페로 불렀습니다
왜냐면 점장님께 따로 저희 음료는 안 깨지는 컵에 달라고 부탁하려고 그랬습니다ㅋㅋ
제가 제목에 분노조절장애 ‘인 척’이라고 적었는지는 여기서 알게 되실겁니다
음료 두개 시켜놓고 보니 한 십분정도 지나니까 오더라구요
오자마자 저를 보면서 “역시~ 내가 좋아하는걸로 딱 맞춰서 시켰네ㅋ?” 이지랄..
제가 다 풀린 줄 알았나봅니다
그래서 그말 끝나자마자 말했죠
“우리 헤어지자”
와 역시 말로하는순간 드라마 대산 줄 알고 오그라들뻔 했습니다 오글오글
그러니까 표정이 썩더라구요..
처음에는 무슨말이냐고 싹싹 빌다가
제가 아무말도 없이 단호박같은 단호한 표정으로 바라보니까
점점 화를 내기 시작하는겁니다
니가 나없이 잘 살 것 같냐
바람핀 년 받아주려하니 머리 끝까지 기어오른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게 그렇게 살면 안된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덕분에 한적한 시간에 불렀건만 카페에 계셨던 세분이 저희를 집중해서 처다보시길래 너무 쪽팔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말듣고 “머리에 피마르면 죽어 병1신아“ 이랬습니다
그러니까 더 화가났는지 삿대질을 해가면서
말버릇 좀 보라고 몸만 걸렌줄 알았더니 입도 걸레라고
지금까지 내숭 떠는거였냐고
점점 욕의 수위가 올라가더라구요
차마 사람들이 보니 때리진 못했나봅니다
그순간 제가
“그래 씨1발놈아 네가 그렇게 잘났냐!!!”하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고함쳤습니다
저로 말하자면 목소리가 컸던 덕분에 고2때 반장을 맡았고
선생님이 확성기가 필요 없겠다고 무슨 성악이라도 준비하냐고 장난삼아 말하셨던 적이있습니다
그러니 그새끼가 당황했는지 한순간 조용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 틈을 타서 “내가!!!!!!!헤어지자는데!!!!!!!!!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여기서 두개의 컵을 손으로 빡 쳐서 엎어뜨림)
씨1발놈아 이 ㅈ같은 새끼야!!!!!!!!!!!!!!아니 지ㅈ닮아서 존나 작은 새끼가
(이 말은 왜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흑역사)
모든게 작으면서!!!!!키도!!!!!!!속도!!!!!!!!좃도!!!!”
이대목에 이르자 손님 한분이 뿜으시길래
제가 말하고도 너무 쪽팔려서 더 이상 소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갑니다 너무 빡쳐서
그랬나봅니다
그랬더니 그새끼가 빡쳤는지
“뭐가 어쩌고 어째?!?!?!?!”하고 소리치길래
동시에
“닥쳐!!!!!!!!이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도 못 지키는 새끼야!!!!!! (이때 아예 이쪽으로 모욕주기로 결심한듯 )
그럴꺼면 아예 손톱깎이로 떼어내든가!!!!!!!!!!”
하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그랬더니 뭔 미친년이 다있어라는 표정으로
“미친년…ㅋㅋ그래 너 하고싶은대로 해라 창.년아”하고 나가더라구요
그래서 카페 한쪽이 유리로 되어있으니 다 지나갈때까지 쌍뻐큐를 날렸습니다
그리고나서 컵두개 주어들고 점장님께 가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바닥 치우고 왔습니다
덕분에 한동안은 페이스북이나 유투브에 ㅇㅇ카페 모욕녀같은 동영상 올라올까봐 구글에 검색하고 다녔습니다
사이다썰을 작성했으니 전 이불차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