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지금은 독립해서 나와살아서 그런일 잘 없지만
주말 일요일 저녁은 무조건
가족들 다같이 모여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아빠의 지령이 있었음
그러던 어느 일요일 저녁,
엄마 아빠 누나 나 이렇게 네명이서 저녁을 먹을려고 했고
그날 엄마는 교회에서 점심을 먹고온 상태라
별로 배가 안 고프시다기에
누나 나 아빠는 엄마가 차린 저녁을
존나 맛있게 다 싹싹 긁어먹었음
근데 다음날 월요일 아침 문제가 발생함
아빠(자영업) 출근,
나랑 누나는 초등학교로 등교를 했는데
등교하고 한 오전 10시쯤인가?
갑자기 땀이 조금씩 나더니
머리가 아프고 존나 어지럽기 시작함
배도 존나 아프고
걍 무시하고 앉아있었더니 구토까지 올라오기 시작함.
토 나올 것 같다고 화장실 좀 갔다온다고
선생님한테 말하니까
내 얼굴이 진짜 창백했나봄;
애가 땀까지 나고 놀래서 얼른 갔다오라고 하시길래
진짜 화장실에서 한 한시간 있었음
한시간 정도를 진짜 설사랑 토를 동시에 계속 해댔음
근데 초등학교때 똥싸면
친구들한테 놀림 받고 그런게 심했는데
그 와중에 교직원 화장실 꾸역꾸역 기어감..
내가 한시간동안 안오고
화장실에서 윗구멍 아래구멍으로 다 쏟아내고 있으니까
선생님이 걱정 됐는지
화장실 밖에서 oo아! oo이 거기있니!? 이러셔서
선생님..설사랑 토가 안 멈춰요 하니까
조퇴 해줄테니까 얼른 집에가서 쉬라길래
알겠다고 하고 나왔는데
진짜 나오면서 화장실 거울을 봤더니
얼굴이 ㅅㅂ 살면서 처음 보는 얼굴이었음
허옇게 창백해있고 존나 수척하더라
누가봐도 이새끼 존나 아파보이는 얼굴이였음..
여튼 쏟아낼꺼 다 쏟아내고
머리는 아직도 너무 어지러워서
머리 부여잡고 헤롱헤롱 조퇴에서 집으로 왔다?
근데 학교에 있어야 할 누나가
나랑 똑같은 창백한 표정으로
이마에 얼음 찜질한채로 침대에 누워있음
엄마가 호다닥 뛰어오셔서 내 얼굴 보더니
놀래서 “뭐야 oo아 너도 그래??” 이러심
나는 진짜 대답할 기운도 없어서
옷도 못 벗은 상태로 바로 누웠음..
그러자 엄마가 놀래셔서
아빠한테 알려야겠단 생각을 하셨는지
아빠한테 전화를 하셨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아빠도 지금 가게 구석에 누워계신다함
엄마 제외하고 가족 3명이 다 똑같은 증상..
알고보니 원인은
어제 저녁 메뉴로 먹었던 엄마가 해주신 오므라이스 였음
엄마는 배가 별로 고프지 않으셔서
그냥 나물 반찬만 몇개 집어드시고 안 드셨었거든..
여튼 그 오므라이스 계란이 문제가 있었나봄
엄마 말로는 그릇에다 계란 풀어놓고
진짜 한 이삼십분? 정도 잠깐 두고
다른 반찬준비 하셨다고 했는데
그때가 한여름이라 그 잠깐이 문제가 됐나봄
나랑 누나 집에서 누워있으면서도
계속 화장실 들락날락 거리면서
서로 토하고 설사하고 하루종일 난리고
아빠는 가게를 운영하시니까 (고깃집임)
누나랑 나처럼 조퇴를 할수가 없으니까
그냥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장사 접으시고
집으로 오셨는데 아빠 얼굴도 진짜 핼쑥해지셔서
자기 오늘 가게에서 하루종일 설사랑 토했다고
지금 머리도 너무 어지럽다고 하시자마자
엄마가 갑자기 “뿌에엥” 울음 터뜨리시더니
막 서럽게 우시기 시작함..
너무 미안하다고.. 자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자기가 만든 음식 때문에 그런거 같다고
조심했어야 됐다면서
자리에 주저앉아서 엉엉 우시는데
아빠가 아픈 와중에도 엄마 달래준다고
아니라고 죽이는 맛이였다면서 계속 달래줌
근데 아빠도 너무 아파서 정신없으니까
나 좀 먼저 쉴게 이러시더니 바로 누우시러가심
엄마 울면서 누워 계신 아빠 이마에 어름찜질 해주시고
약 챙겨주시고 나랑 누나도 각자 방에서 누워있는데
거실에서 계속 훌쩍훌쩍 우시는게 들림..
그날 엄마가 하루종일 밤새 잠도 안자고
누나랑 나 아빠 이마 얼음찜질 계속 리필해주셨었음..
그 다음날 엄마가 학교에 전화해서
누나랑 나는 학교 빼먹고 약 먹고 좀 더 누워있고
아빠도 직원 한테 맡기고 약먹고 누어있으니까
원래대로 괜찮아졌었음
울엄마 드라마 영화 슬픈장면 나오면
무조건 우시는분임..
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
그 뒤로 엄마가 요리해주실 때마다
엄청 조심스러워 하는게 보여서 마음 아프더라
오늘 퇴근하고 엄마한테 전화 한통 해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