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있는 어떤 회사에 ‘정장’ 입고 면접보러 갔다가 추노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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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29살

그동안 정상적인 일 해본적 한번도 없이 나이만 스물아홉 먹음.

이대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여기저기 취직 제대로 된 자리에 할라고

사람인에도 올리고 면접도 몇번 봤는데

29살 먹도록 뭐 아무것도 한게 없냐고 탈락

그러다가 7월 31일날 전화가옴

회사가 광양에 있는데 내일 오라고 하더라

광양? 검색해보니 존나 멀어서 고민하다가

숙소제공이란 말에 바로 ㅇㅋ했다

그리고 어제 준비 깔끔히 하고

정장까지 깔끔한 걸로 입고

면접보러 광양내려감

좀 늦었는데 내가 입 터는 기술은 있어서

긴장 약간 되는 속에서 어찌어찌 찍어준 주소 찾아감.

근데 ㅅ발

사무실이 존나 논밭있는 외지에 있는데

밭들 사이에 그냥 창고 하나 달랑 있더라?

그게 회사라니?

면접 수십군데 봤지만 그런곳 처음 봤음

암튼 그냥 문열고 들어가니까

사람들 일하다말고 멀뚱멀뚱나 쳐다봄..

근데 패션이 전부 나시나 허름한 반팔입고있더라

난 속으로

‘아 내가 여기 취업하면 쟤들 다스리게? 되는건가? 관리직?’ 이러면서

졸라 거만한 표정으로 걔들한테

나 면접왔는데 여기 대표님 어디계시냐고 물어보니까

그중 한 50대 초중 돼 보이는 아재가

그런 소리 못 들었는디? 하고

다시 지 할일 하더라.

그래서 그냥 그 전화왔던 번호로 전화해보니까

그 면접하기로 한 사람이 지금 어디 출장 가있다고

과장한테 자기가 전화해서 말해놓겠다함

근데 잠시후에..

그 창고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중

초록색 허름한티 입은 사람이

무슨 전화받더니 나한테 다짜고짜

“야 너 일로와봐”

이러는거임

진짜 다짜고짜 반말로 ㅅㅂ

무슨 노가다 마냥 허름한옷 입은새끼가 그러더라

그래서 갔더니

“바닥에 있는거 조그만 자재 주워서

저기 벽쪽에 있는 바구니에 종류별로 정리해놔”

이러는거야

아니 나 면접도 안 봤다니까 ㅅㅂ

아니 그래서 내가

“아 저 여기 일하는사람 아니구요 면접 왔어요” 하니까

자기 여기 과장이라고 일하러 왔으면

시키는거 하라고 딱 잘라 말하길래

하는 수없이 계속 정리하고

또 존나 큰 바퀴같이 생긴 통에

케이블 감는 작업 계속 반복하고

내가 도착한게 1시 좀 넘어선데

그러다보니 오후 7시까지 계속 그지랄함

7시에 밥 준다고 따라오라고 하는데

무슨 오토바이 탄 사람이 반찬통 싣고 배달오더라고

호박무침에 숙주나물에

무말랭이에 말라 비틀어진 생선

그거 다먹고 이제 퇴근하나 싶었는데

또 따라오라 한 다음에 일 계속 시킴

한 9시반 쯤에 너무 힘들어서

아무말 없이 일하다가 처음 질문함

내가 이거 몇시 퇴근인가요 물어보니까

과장이

일하러 와서 그런 쓸데없는 질문 하는거 아니라고

기본 태도가 안돼있다고 지랄함

옆에 있던 아재가

여긴 분량이 다 끝나야 퇴근이라고

몇시 퇴근 정해진 거 없다고 함

결국 열한시 좀 지나서 퇴근..

숙소가 어딘가 했더니

그냥 창고 옆에 컨테이너 박스에

이층침대 네개 다닥다닥 있는게 끝

난방이랑 냉방도 안됨 참고로..

거기서 진짜 건물 밖 세면장에서

세수하고 누우니까 바로 잠들더라

그리고 오늘 6시 기상해서 아침 주는데

X발 6.25도 아니고 무슨 감자랑 고구마를 줌

그거 먹고 또 한 10시까지 개처럼 일하니까

대표라는 사람 드디어 얼굴을 비춤

그러면서 야 새로온 애냐 하면서

전화로는 존댓말 했으면서

다짜고짜 반말함

여기 분위기 어때? 괜찮지? 하면서

자기들은 가족보다 더 끈끈하다고함

내가 여기 정확히 무슨일 하는데냐고 물어보니까

뭐 케이블이나 기기관련 부품 들어오면 연결하고

정리해서 납품하는거? 그런거 라는데

전화로 사무직이라 하시지 않았냐 하니까

뭐 가끔 사무도 보니까 사무직은 맞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탑차에 뭐 존나 싣게 시키고

계속 노동만 존나함

점심?

사골 끓이는 존나 큰냄비 꺼내오길래

와 드디어 진한 사골 한그릇 같은거 주는건가 했더니

삼양라면 존나 많이 끓여서 그거 먹으라고 줌

그나마 오징어 몇마리 넣어주던데

그거 쳐먹으면서 대표놈 하는말이

신입 들어왔으니 푸짐하게 준비한거라면서

나보고

니가 이 회사에서 오년만 참고

개같이 일하면 이 회사에서

니가 중요한 사람이 돼있을 거라고.

아니 무슨 대표 포함 전체 사원이

9명인데 중요한 사람 돼서 뭐함?

ㅅ1발 거기다가 외노자 두명은

과장한테 발로 차이고 주먹질 당하면서 일하더라…..

당장 추노하고 싶은데

존나 논밭 오지라서 택시도 불러도 안온다고 하고

근처에 아무것도 없어서

어케하지 고민하다가

저녁에 납품 나간다길래

제가 따라갔다 오면 안됩니까?

이 회사에서 꼭 성공하고 싶습니다 하면서

자원하니까

대표랑 과장이

아이 이새끼 아주 빠이팅 넘치고 크게 될 인물이라면서

괜찮은놈이네 껄껄 하면서 허락함

그래서 탑차 조수석에 타고 나가는 길에

건널목 쪽에서 잠깐 신호대기 하면서 폰보고 있길래

오른손으론 바로 문열고

왼손으론 자동차 키 뽑아서 뛰어내린 다음

자동차 키 땅에 버리고

도로옆 밭으로 뛰어내린 다음 진짜 존나 뜀

그랬더니 기사가 개쌍욕 하면서

“미1친새끼야 차 키 줘!!!!!” 하면서 쫓아오는데

나 진짜 전속력으로 한참을 뛰다 돌아보니까

기사새끼 차키 찾았는지 탑차랑 같이 사라졌더라

진짜 1시간 넘게 걸으니까

주유소 하나 보이길래

거기서 얼른 물 얻어먹고

진짜 지나가는 차마다 사정사정해서 타고

간신히 터미널까지 도착해서 추노성공..

자고 일어나니까 부재중 4통 왔던데 다 무시하는 중임

ㅅ1발 진짜 시골 좋소기업은

무서워서 못가겠다 앞으로

니네도 일자리 찾아볼때 조심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