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자기전에 그 개들 썰을 풀어보려고 한다.
난 애견인까진 아니고
그냥 시골 살면서 집에 개 묶어놓고 키우고 있음.
완전 잡종견이지.
이름이 맥스인데, 2주가 멀다하고
맥스 개밥그릇 훔쳐먹는 개가 어디선가 나타난다.
개가 서러워서 죽는 소리 내서 몽둥이 들고 나가보면
진짜 덩치가 산만한 세퍼드 같은 개부터,
한입거리도 안 될 것 같은 귀여운 뽀삐까지
적게는 두마리..
많게는 여섯마리도 나타나서 개밥을 훔쳐먹더라.
다들 심지어 개목걸이도 그대로 차고 있고
목줄도 그대로 목에 달고 다니더라.
버리는 순간에 그냥 잡고 있는 목줄을 그대로 놔버리면서
차 문닫고 버리고 가는거 같더라고.
첨에는 별 신경을 안써서 몰랐는데
매번 새로운 유기된 애들이 나타나고
이 애들을 보면 관리된게 딱 보여.
보통 들개는 배가 홀쭉하고, 털 관리 안되어 있고
대체로 날렵하게 생겼거든?
다리짧고 주둥이 짧고 작은개는 혼자 못살아남아서 다 죽어.
길가에 구더기 바글바글 끓는 시체로 있다가 사라져.
그런데 버려진 개는 딱봐도 귀한 얼굴에
특이한 다리와 꼬리, 귀 갖고 있고
슬프게도 평소에 차고 있던 목걸이랑 개줄도 그대로 달려있어.
그래도 돈주고 사서 키웠을텐데
마지막엔 이 개에게 목에서 개 목걸이나
목줄 풀어줄 정도의 애정조차 남지 않았던거야.
그런 개들이 매번 나타나.
시골이지만 집앞에 테마파크가 있어.
영상테마파크인데 주말이면 사람들이 엄청 와.
큰 주차장을 가득 채우는데,
그 주차장에서 도시 사람들이 자꾸 개를 버리는거야.
그래서 하도 민원이 자주 들어가다보니
아예 정기적으로 와서 공무원들인지 업체인지
사람들이 개를 잡아가는데
개들이 버려진 이후 얼마나 사람 손길에 굶주렸는지
자기를 잡아가서 죽일 사람들인데도
뭣도 모르고 꼬리를 흔들면서 다가오고
몸을 다리에 부비고
손이 다가오면 배를 활짝 내보이는데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오더라.
정이 들까봐 미안하게도 밥도 안줘.
밥주고 했는데 잡혀가는거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오히려 독하게 쫓아내게 되더라고.
유기되는 개가 정말 끝이 없거든.
매일같이 새로운 개들이 나타나.
다리짧은개, 귀가 잘린개, 목소리를 못내는개,
긴개, 짧은개, 송아지만한 개, 등등..
진짜 너무 많이 버리고 가서
세상 개라는 개는 다 본거같더라.
진짜 시골 사람들 버려지는 개 때문에 치를 떨어.
그 개들 여기서 잘살겠어?
다 죽어.
굶어 죽고 차에 치여 죽고
다른개한테 공격당해 죽고
대다수는 보건소에 끌려가서 죽고..
그애들 야생에서 살 수 없는 애들이야.
사냥할 줄도 모르고..
철저히 인간을 위해서 개량되어서 사냥 불가능한 애들도 많고
그냥 산이나 길거리에서 죽어있더라.
제일 비참한 광경이
이미 죽은애 시체를 다른 애들이 뜯어먹는 장면이야.
개들이 입에 하나씩 뭘 물고가는데
사람을 습격해서 먹고 가는줄 알고 놀란게 한두번이 아니야.
개 버리는 놈들
지옥가면 네가 버린개가 먼저 가서 널 기다리고 있을거다.
진짜 천벌 받을놈들이야.
오늘도 주둥이 길고 흰털에 다리길고
성인남자 허리까지 오는 큰개가
긴 캔버스소재 목줄 달고 와서 우리개 밥그릇 훔쳐먹다가
내가 몽둥이 들고 뛰어나와서 발로 걷어 차니까
엄청 슬픈눈으로 도망치더라.
이런 상황을, 내가 이렇게 매번 쫓아내야하는
그러면서 슬픔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유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밉고 싫다.
진짜 어휴.. 생명이야 생명.
인형이 아니라.
사람이 제일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