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 안 좋은거 양해 좀.
이러고 고등학교 졸업식에 갔다.
친구가 내시 옷 입고 같이 와주기로 했는데
수능 ㅈ망하고 자기 재수할 거라고 빤스런해버림.
아직도 술 마시면 이걸로 서로 싸운다
역겨워하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방황하는 스무살 청춘의 모습.
입대 직전 고등학교에서
대학생 멘토링을 하고 애들 밥 사주는 모습.
21살 처먹고
19살 예비 고3들을 놀려먹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곧바로 카운터에 제압되고 만다.
그 후 어두운 군생활을 보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제대하고 과외하는 모습.
학생이 숙제를 안 해와서
문제 다 풀 때까지 팔굽혀펴기를 하겠다고
ㅈㄹ하는 모습이다.
결국 학생이 3×6을
18초동안 계산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사진은 계산 끝내고 20초쯤 학생이 찍은 것이다.
아직도 이러고 논다.
훗날 이 학생과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게 된다.
갤러리 정리하다가 ㅂㅅ같았던
대학 시절들이 있어서 꺼내봤습니다.
관종이라 이런 거 올려보고 싶었음.
종례 때 저런 양식으로 링크 뿌려서 출첵하고 있음
생각보다 이상한 말 많이 적음
중딩들과 댓글놀이 하는 20대 남성 (관종,커뮤 폐인)
소통 중시하는 관종답게 공지톡에 올리고 마무리
우리반 애들인데 요새 종례할 때마다 귀여워서 올려봄 ㅋㅋ
27세 모쏠 소개팅 실패 전적.txt
<스펙>
관종+모쏠+아싸+존못+멸치+170이하
27세 남중 수학선생님임.
<1패>
-주선해주시는 선생님이 상대분한테
“모쏠인데 괜찮아요?” 했는데
“아, 그건 좀;;;;” 해서 만나기도 전에 쫑남.
<2패>
-만나서 밥 제가 다 사고
카페 갔다가 헤어졌는데
그 다음부터 카톡 안읽씹 당함
<3패>
-기차 타고 1시간 거리여서 기차 타고 갔음.
만났는데 그 분이 타지에서 오셨으니까
자기가 산다면서 밥까지 사심.
제가 카페 갈 거냐고 하니까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걷고 싶다고 하시길래
한 40분인가 같이 걸음.
근데 걷다보니 갑자기 기차역이 나옴.
안녕히 가시라고 그래서 기차 타고 그대로 집 옴.
2시간 반에 끝남.
번외)
길 가다가 번호 따인 적 있음.
그 자리에서 아들 이름 지으러
철학관 가는 길에 카톡해보니 신천지였음.
번외까지 쳐서 전적 0승 4패 ㅇㅈ?
맨날
27세 남중 수학 선생님
월급 세후 230
관종+모쏠+아싸+존못+멸치+170이하
소개팅 0승 4패
ㅇㅈㄹ 하면서 질문 받는다는 글이라 쓰던
27살 모쏠러임.
갑작스럽게 모쏠을 탈출해버려서
이제 질문을 받지 못 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에 모쏠 탈출 썰 풀어보려함ㅎㅎ..
26살에 교사 돼서 일만 미친 듯이 하면서
1년 까먹었다가
올해 업무 분장이 잘 풀려서
무난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음.
칼퇴도 자주 하고 종종 책도 읽고 여가도 즐기고
되게 마음의 여유가 되살아나고 있었음.
이런 식이면
교사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함.
한편 올해 학교에는
신규 선생님들이 다섯 분이나 오셨음.
그 분들을 보는데 작년 내 모습이 생각나서
많이 도와드림.
그 중에 저랑 같은 부서인 선생님이 한 분 있었는데
앞으로 그 분을 A라고 칭하겠음.
A 선생님을 보는데
일을 정말 내가 봐도 작년의 나보다
훨씬 많이 하시는 거 같아서
유독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낌.
그래서 일을 좀 많이 도와드렸음.
그랬더니 그 분이 저랑 좀 친해지고 싶어하는 티를 냄.
음식 뭐 좋아하시냐고도 그러고,
친해지고 싶다고 직접 말하시기도 하고.
일 도와줘서 고맙다고
뭐 젤리나 음료 같은 걸 사서 저한테 주시기도 함.
근데 그때는 그런 반응에 좀 시큰둥했음.
왜냐면 내 삶이 작년에 비해
너무 좋아졌기 때문에,
내 삶을 즐기느라 관심이 없었던 것 같음.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 걍 내 할 일만 했음.
원래 학교에서는 일밖에 안 하기도 했고,
그런 일밖에 몰라야 하는 나한테
계속 사적인 얘기를 하니까 부담도 됐던 거 같음.
나중에 보니까 저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
걍 모든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표시로 그런 간식 챙기시고,
인사성도 엄청 밝으시고,
일도 진짜 성실하게 하시는 분이었음.
그런 모습 보면서
아 그냥 원래 저러신 분이구나, 하고 넘겼음.
그러다가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음.
올해 오신 신규 선생님들이
자기들끼리 한 달에 한 번씩 동기모임을 함.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술자리임.
거기에 작년 신규였던 저랑
제 동기 선생님들을 종종 초대했는데
퇴근해도 할 거 없으니
그 자리에 초대 받으면 일단 갔음.
그 자리에서 신규 선생님들하고 좀 친해짐.
그때 A 선생님하고도 좀 가까워졌는데,
학교에서 진짜 성실하게 일하는 것만큼
사람이 너무 착함 그 자체였음.
직장에서만 그러는게 아니라
그냥 사람 자체가 진짜 좋은 사람이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때 살짝 호감이 들었던 거 같은데,
엄청나게 좋아진 건 아니었고
그냥 저 쌤하고 둘이서 밥 먹을 기회 같은거 있으면
좀 더 알아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27살 모쏠답게
그 기회를 지가 쳐만들 생각은 안하고
그냥 감나무 밑에서
아가리나 벌리면서 기회를 기다렸음.
사실 기다린 것도 아니고
그냥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만 해봤음.
그러다가 신규 쌤들 모임 초대 받은 날에
폭우가 쏟아졌음.
다들 어쩌지 하고 있는데
A 쌤하고 제 집이 멀지가 않았던 거임.
그래서 제가 걍 태워드린다 하고 태워드렸음
(남자는 역시 차가 있어야 된다는 걸 깨달음)
그랬더니 그 분이 집가서 카톡으로
너무 고맙다고 하시면서
“언제 저한테 도움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주세요~”
라고 보내셨음.
그거 보면서
‘오호..어쩌면 나 데이트 신청 해버릴지도?..’
같은 개씹덕 망상해버림.
하지만 어림도 없지.
그러다가 아무 것도 없이 1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됐음.
그때 보고 싶은 공연이 있어서 찾아봤는데
무료 공연에 자리도 꽤나 있는 거임.
그걸 보니까 갑자기 A 쌤 생각이 나서,
도움 필요한 일 생겼다고 카톡을 하면서
같이 공연 보러 가달라고 부탁을 함.
처음에는 A 쌤이 선약이 있어서 거절했는데,
나중에 취소가 돼서
갑자기 같이 가자고 연락이 옴.
여기서 스무스하게 걍 저녁먹고,
공연 보고, 술 한 잔 하고
이런 그림을 예상했음.
그런데 문제가 생김.
갑자기 코로나 재유행이 터지면서
교육청에서 학교마다 온라인 수업 플랫폼
재정비 하라고 급하게 공문이 내려옴.
우리 학교에서는 그 업무가
내가 있는 부서의 업무였고,
담당자는 A 쌤이었음.
그런데 부장님이 A 쌤은 신규 선생님이라서
혼자서 감당하기는 힘든 일 같다고
나보고 A 쌤이랑 같이 일 좀 해달라고 연락이 온 거임.
그것 때문에 방학 다 날아가고
거의 풀로 출근해야 할 상황에 놓임.
그런데 나 같은 짬찌가 별 수가 없어서,
알겠다고 하고 방학인데
계속 A 쌤하고 같이 출근하고 하루 종일 일을 하게 됨.
그때부터 급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함.
집도 서로 가까우니까
제가 출퇴근도 차로 태워주고,
일도 거의 다 도와주고 그랬음.
그러다가 퇴근하면 같이 저녁도 먹고,
카톡도 하루 종일 하고,
심지어는 공연도 코로나 땜에 취소됐는데
걍 그 날 만나서 저녁 먹고 맥주 한 잔 하고 그랬음.
그렇게 1주일 정도 썸을 탐.
고백하기로 결심한 날에
같이 근처 공원 가서 산책하자 그랬음.
밤 8시 정도 넘어서 만나가지고
1시간 넘게 같이 얘기하면서 산책함.
공원에 가로등 좀 많이 없고
어둑한 길에 접어들었을 때
그 쌤이 최근에 소개팅 받은 얘기를 물어봤음.
그랬더니 정리하고 싶은데
그 남자분한테 카톡이 계속 와서
안 읽고 있다는 거임.
그거 듣고 그냥 제가
“그거 정리하고 저랑 만날래요?”
라고 바로 질러버림.
A 쌤이 배시시 웃으시더니
“좋아요”
라고 해주셔서
결국 27년간 모쏠 생활 청산함.
고백하고 벤치에 앉아서
서로 언제부터 감정 생겼냐고 수다 떨면서
손 잡고 사진 한 방 찍었음.
성공하셨군요..센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