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실수로 큰돈을 잃게 생긴 헬창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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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요약의 특성상 줄임말을 쓰겠습니다.

1. 헬스장 등록

2. 모르고 여자탈의실 들어감

3. 여자 있음.

4. 놀라서 바로 튀어나옴 (얼굴못봄)

이후 확인한바로 여자분도 제 얼굴은 못본 상태.

5. 같이간 동료에게 상황설명

6. 뻘쭘하게 운동

7. 카운터 직원 와서 면담

8. 실수 인정하고 사과의사 밝힘

9. 상대가 대면하기 싫다고 말함.

10. 전화든 문자든 원하는방식으로 사과의사 재차밝힘.

11. 헬스장 측에서 따로 연락준다고 함

12. 연락와서 나의 회원등록 취소를 원함.

13. 수긍하고 환불조치 진행.

14. 얼마간의 시간이 흐름.

15. 여자분이 경찰에 신고했으니 조만간 연락갈거라고 언질(헬스장 측)

이상이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입니다.

물론 제가 잘못했죠. 가해자이고, 실수한것 맞습니다.

근데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6개월 장기등록해놓고 첫날부터 변태짓할려고 했겠습니까

별 생각없이 이쪽이구나 하고 들어갔던 문이 여자탈의실이었던겁니다.

나중에 나와서 보니 작게 로고가 붙어있더라구요.

하.. 존나 잘못한건 맞는데 또 존나 억울한건 또 왜일까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네요.

이후 사건진행상황입니다.

1. 경찰 조사 진행 : 진술서 작성

– 여자탈의실에 들어간 사실은 맞으나 고의가 아니었음을 일관적으로 주장.

워낙 애매한 사건이라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렵다는 답변.

2. 검찰로 사건 송치: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 혐의

– 여기서 대략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허허

3. 검찰 수사관에게 조사받음 (오늘)

워낙 애매한 사건이라 어느쪽으로 결론을 내기가 어렵다.

그러나 워낙 심각한 사안이다. (성범죄 관련)

결론적으로, 혐의를 인정하면 성교육 프로그램 이틀정도 이수하고 다

른 처벌없이 끝내는걸로 하자. (기소유예)

전과가 없고 애매한 부분이 있어 이정도로 끝내는거다.

이거 많이 봐주는거다.

내일(21일)까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들일지 법정에서 다툴지 선택하고 전화달라.

4. 기소유예 vs 법정싸움

기소유예

죄(고의성)를 인정하되, 성교육 프로그램 이수 이외의 처벌은 받지 않는다.

고의성을 인정함으로써 피해자는 깔끔하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

(형사가 끝나더라도 민사로 진행 가능)

일부러 한 행동이 아니지만, 눈 딱 감고 일부러 했다고 인정하고 증언하면 모두가 편해질 수 있다…

법정싸움

– 검사를 상대로 싸우려면 아무래도 변호사가 필요.

– 인근 변호사 사무실 두 군데 들려본 결과, 평균시세 선수금 550만원+승소했을 시 330만원 추가 = 880만원

– 승소했을 시 얻을 수 있는것은 ‘무죄’ 타이틀.

이외 금전적 보상 전혀 기대할 수 없음. (무고죄 등 성립안됨)

– 일부러 한 행동이 아니라서 아니라고 법정싸움까지 했지만, 패소할 경우 어마어마한 피해가 예상됨.. (비용 및 회사에 끼칠 영향)

여기서 합리적인 선택은 검찰측에서 제시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거겠죠.

검색 좀 해보니 진짜 여자화장실 몰카범 같은 경우는 기소유예 받아내려고 변호사 쓰더라고요.

실제로 받아내기도 하고.

단순 더하기 빼기만 해보아도. 이런경우.

승소에 대한 확신도 없으면서 법정싸움까지 가는건 멍청한 짓이겠죠.

변호사가 그러대요. 성범죄의 경우 아무래도 남자가 불리하다고..

이거 잘해봐야 50:50이라고…

근데 해볼려고 합니다.

술을 먹은것도 아니고 내가 표지판을 인지 못하고 실수로 들어간게 맞는데,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 이라니요?

아무리 우리나라 사법제도가 엉망이라고 해도,

아무리 날고기는 검사나으리 라고 해도, 내가 고의로 하지 않은 걸 고의로 입증할 순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일부러 하지 않았으니까요.

CCTV를 돌려보고 별 지.랄을 다해도 제가 성적 목적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은 것이 진실이니까요.

당장 천만원가까이 드는 돈을 생각하면 마음이 약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제게 남아있는 명예는 지켜보려고 합니다.

이미 회사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는데, 이대로 성범죄자가 되는건 납득 할 수가 없습니다. 도저히요.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얼마전에 천리포 수목원에 갔을 때 남자화장실에 들어와서 줄을 서 있던 아주머니 네 분이 생각이 나네요.

여자화장실이 꽉 차서 그렇다고, 총각은 신경쓰지 말고 볼 일 보라고 말씀하시는데, 뻘쭘해서 그냥 나왔어요.

많이 씁쓸했습니다.

엄연히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인데.

누구는 성범죄자가 되고 누구는 허허거리면서 넘길 수 있다는 것이.

형님들.

술을 먹건 안 먹건 남/녀 구분되어 이용하는 공공장소 들어가실 때에는 제 사연을 떠올리시고 절대로 실수하지 마세요.

전 조옷되고 있습니다. 하하.

저 이름도 엿같은 죄명이 2012년부터 시행 되었더라고요. 얄짤 없습니다.

실수건 뭐건 한순간에 성범죄자 되서 20년동안 1년에 한번씩 경찰서에 신상제공해야 할지도 몰라요. 허허허허

악법도 법이라지만. ㅆ1발 진짜 너무하네요. ㅋㅋㅋ

여장하고 탈의실에 숨어서 기다리는놈이랑,

실수로 들어갔다가 튀어나온놈이랑 같은 혐의에 최소 기소유예 처분이에요. ㅋㅋㅋㅋㅋㅋ

다른것보다 오늘 처음으로 아버지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는데, 아무말 없이 담배만 태우시는 모습을 보니까요.

내가 참 못났구나…

왜 그런 병.신 같은 실수를 해서 이 나이 쳐 먹고 부모님 속을 썩이고 있나.. 이런 생각에 그냥 잠이 안와요.

오늘은 억울한 마음 여기에 확 풀었구요.

내일부터 침착하게 대응해야죠.

변호사 선임부터 할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리고요. 모든 과정이 끝나면 후기 한 번 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절대로, 절대로 저같은 실수하지 마세요.

지금 제가 느끼는 고통은 부디 피하셨으면 합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새글

아마 관련해서 마지막 글이 될 듯 하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혐의로 불기소 처리된다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다음주 쯤엔 불기소 이유 처분서 뗄 수 있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제 일처럼 걱정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힘든 일 겪으면서 위로가 많이 되었어요.

진심으로요.

쪽지주신분들 일일히 감사의 답장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너무 경황이 없었다는 변명 밖에 못하겠네요.

일이 일단 락 되었으니 몇 글자 더 적어보려 합니다.

#. 피해자 여성분에게

저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몇살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제 실수로 인해 많이 놀라셨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있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과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지나고 나서도 그 부분은 아쉽습니다.

사건 발생 후 9일이 지나서야 신고를 하신 점은 조금 의아합니다.

경찰의 말로는 “가해자에게서 반성의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라고 말씀하셨다던데,

저는 당신에게 연락할 어떤 기회도 갖지 못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후 24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헬스장 측에서 제 회원자격을 취소했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특성상 수치심 때문에 본인 신분을 밝히길 꺼리셨다고, 그렇게 이야기 들었습니다.

사과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던 점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지금쯤 제가 ‘무죄’라는 통보를 받으셨겠지요.

이에 불복하고 법정 싸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당신에게 남은 권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검찰에 항고하는 것인데, 이게 받아들여지려면 ‘새로운 증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제가 원했던 유일한 물증인 CCTV도 사라진 마당에, 당신이 새로운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진실을 왜곡할만한 증거가 있을리가요.

혹시라도 사과 이외의 다른 걸 원하신다면 그 부분은 들어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겪은 금전적 손실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미 당신의 수치심을 상회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실수로 당신의 헐벗은 옆모습을 본 댓가로 저 또한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 상황은 처음부터 제가 원한게 아니에요.

죄송한 마음과 울분이 뒤섞여 사과같지 않은 사과를 드리고 있네요.

#. 헬스장 담당자에게

무슨말부터 해야할지..

이 시1벌년아.

내가 사건 일어난 날 내가 일부러 들어간건지 CCTV확인해보라고 그토록 간절하게 외쳤건만

CCTV는 왜 날려먹었어? 어? 이 사건의 유일한 물증이었다고

계속 나를 성범죄자취급하는 개소리 쳐하길래 내가 그랬지

나는 가해자임과 동시에 피해자라고.

왜 제대로 안내는 안해준건데..

내가 첫날 운동복 어디서 가져가냐고 까지 물어봤잖아…

6개월치 장기등록한 회원이면 붙어서 이용안내 정도는 해줘야하잖아..

일 벌어지고 나서 너한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것도 웃긴 일이라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시설물 관리자면 기본적인건 하고 나한테 지1랄해야지

니가 나를 위해 해준 일은 회원권 말소시키고

사건 이후에 여자 탈의실 안내고지물 덕지덕지 붙여놓은거.

덕분에 형사가 보여준 현장사진에는 존나 누가봐도 여자탈의실이더라.

이렇게 빤히 안내표지판 붙어있는데 왜 들어갔냐고 추궁하더라 이 ㅅ1발아

피해자에게 사과의사 있다고 분명히 전달하기는 했냐?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쳐했길래 반성의 기미가 없어보여서 신고했다는 말이 나오냐…

니가 면피 할려고 했던 그 모든 행동이 한 남자를 성범죄자로 몰아갔어

넌 두고봐라

내가 불기소이유 처분서 나오면 그다음 스텝 밟을테니..

이미 700을 썼는데 그이상은 못할 것 같냐

변호사 말로는 니네도 책임이 있으니 손해배상 소송 가능하다고 하더라

기다리고 있어라

#. 경찰관에게

다른건 모르겠고, 왜 나한테 거짓말 했어요?

나는 나한테 불리한 진술도 진실이라서 다 본대로 들은대로 이야기했어요.

사실대로 말하면 그럴수도 있겠거니 이해 해줄까봐.

근데 CCTV 다 확인 했다고 왜 거짓말했어요??

변호사 통해서 확인해보니까 사건발생 9일만에 밀려서 지워졌다며.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영상을 다 확인했다고 말한 이유가 뭔데 개자식아

귀찮았냐? 아니면 나하나 엿먹여서 실적 올릴라고?

안 그래도 피해자가 9일만에 신고했다고 하던데, 이런쪽을 수사하는게 맞지않냐?

유일한 물증인 CCTV가 없어지는 시점에 맞춰서 신고를 했다..

이거 나만 이상하게 생각하는거야?

여기서 더 나가면 터무니없는 음모론같아서 그만할란다.

됐고 ㅅ발 다신 얼굴볼일 없는 견찰 새끼야. 일 똑바로 해라 퉷

#. 검찰 수사관에게

뭐, 당신에게 특별한 감정은 없습니다. 일이니까요.

고압적으로 굴었던 것도 수사과정에서의 스킬이라고 이해할게요.

근데 이렇게 돈만쓰면 그냥 해결되는 일이었어요?

기소유예 처분 받으라고 꼬실때는 언제고, 변호사 붙으니까 무혐의라네요.

업계가 원래 그런겁니까. 관행인 겁니까.

어느쪽이든 존경받을만한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법을 모른다고 사람 하나 병1신 만드는거 그거 하나도 멋있지 않아요.

그래도 CCTV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사실대로 말해줘서 그거 하난 고맙네요.

비교적 양심적인 아저씨야.

#. 변호사에게

일단 일이 잘 해결되어서 좋네요.

애써주신점은 고맙습니다.

근데 처음에 당신 선임료 500에 성공사례금 1,500 불렀잖아.

아주 개 호구로 봤냐? 슈발럼이 진짜..

억울한 사람 도와주진 못할망정 존나 맛집이 열렸지 아주

이런일로 700털리는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2천을 불러… 이 새끼

그리고 너한테 700만원 한큐에 입금한 고객 전화번호는 저장해놔야 하는거 아니냐

부재중 찍었더니 전화해서는 “전화하신분이요~” 이지랄하고 앉았어 새끼가

속이 타서 매일 전화 좀 했기로서니,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하고 귀찮아하네..

이래서 입금은 나눠서 넣어야 하는건데.

여하튼 고생했어 개1새끼야

#. 회사 상사에게

내가 이 일 겪으면서 해결하려고 검찰청갔다가 변호사 사무실갔다가

그래 한 이틀동안 8시간정도 자리 비운 것 같다.

왜 그동안 손 놓고 월급도둑 코스프레 하다가 혼자 일할라니까 힘드냐?

뭔 슈발 윗사람 핑계대면서 휴무를 바꿔야하지 않겠냐고 개아리를 틀고있어

그래서 내가 서운하다고 얘기했지

나 쉬는날 출근할때는 아무소리 없다가 자리이석했다고 휴무변경얘기 나오는거 엿 같다고.

내가 5월 들어서 반납한 휴무만 3개야 알잖아

너 따박따박 다 쉴때 내가 나와서 이거저거 카바쳤다고.

다 알면서 그러는건… 양심이 없는거냐?

됐고, 어디가서 후배한테 존경받을 생각은 하지마라.

나중에 너한테 꼭 족같은 일이 생기길 바라고, 그때 내가 웃을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못난놈 응원해주신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덕분에 어쨌든 좋은쪽으로 결론이 났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씁쓸한 심정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이번 일을 둘러싼 인물 하나 하나를 되짚어보면

참 나쁜 새끼들이 많더라구요.

대한민국 경찰, 검찰 다 썪었다라는 푸념이 제 얘기가 아닌줄 알았는데.

막상 겪어보니 진짜로 족같아요. ㅎㅎㅎ

마지막으로 형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절대로 여성과 관련된 장소에서는 조심 또 조심하시라는 겁니다.

마치 여혐  같은 이야기라 말하면서도 참 엿같긴 한데요.

이게 비좁은 지하철 같은데서 여성의 신체에 닿기만해도 충분히 고소거리가 된다고 하더라구요.

저같이 이런 일에 엮이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그래도 명예는 지켜냈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