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고 뭐고 일 제대로 안 하는게 열이 받았던 회사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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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입사 2년차쯤에 우리부서에

나랑 4살 차이나는 여자 신입이 하나 들어옴

얼굴도 하얗게 예쁘고 성격도 좋아서

회사에 있는 미혼 남자 사원들이 다 들이댔음

들이대는건 그러려니 했는데

얘가 다른부서 애들이랑 맨날 노가리 깐다고

일을 진짜 개같이 했음.

한두번은 걍 넘어갔는데

계속 그러니까 나도 개빡치더라

그래서 내가

“저는 XX씨 사생활은 전혀 상관 안하지만

회사에 나온 동안엔 회사일에만

집중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나름 정중하게 말했는데 쳐울더라 ㅋㅋㅋ

근데 그걸 우리부서 과장이 봄

난 졸지에 여자 갈궈서 울린 ㄱh새끼가 됨.

상사들은 쟤 일 못하니까

니가 좀 하라고 하면서 맨날 나 야근시킴

그렇게 6개월 하니까 너무 지치고 힘들더라

진짜 힘들게 들어온 직장이라

그만둔다는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2년6개월동안 뺑이치니까

어느새 업무 미뤄놓고 사직서 쓰고있는 나를 발견함.

그렇게 오전동안 사직서 쓰고

사직서를 봉투에 넣어서 내 책상앞에 놔두고

마지막 점심이다 생각하고 밥 먹으러감.

점심 먹고 있는데 얘한테 전화가 오더라

어디냐고 자기랑 이야기 좀 하자고 하더라

나도 X발 이참에 할말 다 해야겠다 생각하고 콜함

커피숍에서 만나서 자리에 앉았는데

걔가 내 사직서 들고 이거 뭐냐고 물어보더라

넌 선배 책상을 함부러 뒤지냐고

X나게 뭐라했음

근데 이년이 이제 갈사람이라고 생각했나

나한테 따지듯 계속 물어보더라

그래서 뭘 묻냐고 너도 봤으니까 들고온거 아니냐고

사직서라고 하니까 또 쳐움

우는거 보고 더 열받아서

6개월전에도 내가 니 눈물 때문에 개고생했는데

오늘 이후론 그럴일 없을꺼라 말하면서

그동안 쌓인거 한방에 모아서 다 싸지름

이미 점심시간은 훌쩍 지났는데

난 이미 핸드폰 꺼버렸고,

걔는 우는데 정신팔려 전화 온지도 모르고

계속 울면서 내 갈굼 쳐먹음ㅋㅋㅋㅋ

지난 6개월동안 걔한테 한 이야기보다

그날 커피숍에서 한 이야기가

더 많았을 정도로 다 쏟아내니까

너무 속시원하고 후련했는데

갑자기 좀 미안하긴 하더라

그러고 한참 더 울더니

이제 자기 이야기 좀 들어주라고 함.

해보라고 했더니

이제 자기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는데

첫마다기 나한테

되게 맞추기 어려웠다고 말하더라

그말에 또 야마 돌았는데

걍 참고 들어주기로 함

자기도 나름 따라오려고 열심히 노렸는데

생각처럼 잘 안돼서

나한테 질문하면 항상 신경질적이고

짜증스러운 내 대답 때문에

질문하기가 무서웠다고 하더라.

그래서 다른 부서 사람들한테까지

물어가면서 어떻게든

부족한 부분 채우려고 해봤는데 그게 잘안됐다

근데 선배님은 내가

다른부서 사람들이랑 놀다가 온줄알고 혼냈고

뭐 하여간 이상한 개 잡소리 X나 많이함.

한참 듣다가

어이를 넘어서 실소가 나올때쯤

이제 들을만큼 들었으니 그만하자고

너도 일하러 가야될꺼 아니냐고

이렇게 말한다음 내 사직서 달라고 했음.

근데 얘가 오늘은 못준다고 함.

한대 쳐버릴라다가 겨우 이성의 끈 잡고

그럼 언제 줄꺼냐고 물어보니까

자기한테 일 제대로 가르쳐놓고 그만두라고 함.

ㅋㅋㅋㅋ

그렇게 몇십분더 실랑이 하다가

내가 콜하고 오늘부터 너 각오하라고

말한 다음에 커피숍 나서서 사무실로 감.

가자마자 과장이 너 어디갔었냐고

개 욕짓거리 하더니

퉁퉁 부어있는 걔얼굴이랑

내 얼굴 번갈아 보고

한심한 새끼라고 책상에 있는 서류 뭉치로

대가리 X나 쎄게 내려치더라 ㅋㅋㅋ

그러더니 별말없이 일이나 하라고 하더라

나도 ㅂ신인게 그순간 시말서 안써서 개꿀

이딴 생각함

그러고 그날부터 와이프 X 되보라고

개빡세게 일시키고 인수인계 함

그렇게 6개월이 지남

어차피 관둘꺼 걍 6개월동안

사람하나 제대로 만든다 라고 생각하고

지극정성으로 가르쳤다.

근데 얘가 내 생각보다

일을 빠르게 배우고 열심히 하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내 업무가 바빠서

내 일만 했지 얘를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

신경질만 냈던거 같았음

일적인 부분에서 내가 만족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나도 굉장히 많이 부드러워짐

서로 좀 친해지고 나니까

이제 나보고 언제 나가냐고 물어봄

ㅋㅋㅋ ㅅㅂ..

그렇게 친해지니까 주말에 서로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하는 사이가 됨.

솔직히 나도 얘가 마음에 들긴했는데

사내커플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어서

일부러 거리두려고 노력함.

밥 영화도 그냥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세뇌하면서

최대한 내 마음을 억제하려고 함

그렇게 연말이 다가오고 송년회다

연말회식이다 하면서

술만 주구장창 마시러 다님.

어느날 얘가 나한테

혹시 1월 1일날에 시간 되냐고 물어봤는데

별다른 약속 없을꺼라고 하니까

얘가 나랑 해뜨는거 보러 가자고 하더라.

여기서 딱 느낌옴ㅋㅋㅋ

근데 괜히 한번에 승낙하기 싫어서

혹시 모르니까

일단 스케줄 확인하고 오늘안에

연락준다고 말하고 집에옴

집에와서 샤워하는데 웃고싶지 않은데

웃음이 막 터짐

미친놈 마냥 욕실에서 막 쪼갬

6개월 전만해도

내 인생 최대의 걸림돌이었던 애가

지금은 내 인생의 절반이 되어버린게

참 뭔가 기분이 묘했다.

그렇게 12월 31일 7시에 만나서

밥먹고 이제 영화보려고 영화관 가자고 하니까

얘가 술 마시고 싶다고 함

그렇게 단둘이 처음으로 술마시게 됨.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고 취기가 올라오니까

평소와는 반대로

얘가 막 이야기 하면 내가 들어주고

호응해주는 진풍경이 연출됨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혼자 막 쪼개니까

얘가 내 흉내 내면서

“뭐가 그렇게 웃깁니까!!!” 하는데

거기서 개빵터지고

서로 미친듯이 웃고 하여간 되게 재밌었음

새벽 2시쯤 되니까

얘가 졸린데 해 언제 뜨냐고 나한테 닥달하는데

내가 핸드폰으로 해뜨는 영상 보여주고

얘 흉내 내면서 지금 뜬다고 하니까

얘가 배꼽 빠졌는지 공중제비 돌려고 함

그렇게 서로 한참 웃다가 얘가 갑자기 웃음을 뚝 끄침.

그리고 풀린 눈으로 나를 한참 쳐다봄

그러다가 내 옆자리로 건너오더니

해뜨는 동영상 한번 보고

내 어깨에 머리 기대고 나를 쳐다보면서

“나는 선배 좋은데 선배는 나 안좋아요?”

이러는데 순간 너무 당황해서

얼굴 시뻘개지고 땀나더라 ㅋㅋ

최대한 이성의 끈을 부여잡고 말을 더듬더듬 꺼냄

우리는 직장동료고

사내에서 연애 하다가 걸린 커플들

말로가 어떻게 된지 모르냐는 소리를 하다가

걔 눈을 봤는데 눈물이 그렁그렁 하더라

순간 이성의 끈이 끊어지고 정신차리니까

얘랑 키스하고 있었음..

그리고 멋있어보이려고 뷰웅신 같은 멘트를 함

나 너 때문에 3번 울었따고 말하면서

내가 그거 책임져준다고 사귀자고 함

그렇게 사귐..ㅅㅂ

그렇게 회사에는 비밀로 하고 사귀는데

알고봤더니 사귀기 전부터

회사놈들은 우리 이렇게 될꺼 다 알고 있었다더라

어쩐지 그렇게 찝쩍대던 애들이

어느순간 얘한테 말도 안걸던데

내가 눈치가 종범이라 그걸 몰랐음.

이건 사귀고 나서 했던 얘긴데 얘가 처음

들어왔을때 한달정도

내가 되게 친절하게 해줬던 기간이 있었음

난 수습기간이니까 잘해준건데

얘는 다정하게 일을 가르쳐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근데 두어달째부터 슬슬

본격적으로 일시키기 시작하고,

나도 슬슬 업무적 스트레스 때문에

짜증만 늘어가니까

자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된거라고 생각하고

자책을 되게 많이 했다고 함.

그러다가 내 책상에 있는 사직서보고

멘붕와서 나한테 전화했던거임ㅋㅋㅋㅋㅋ

지금은 애가 둘인데 나름 행복해서 후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