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대학생이고
고3 때의 일인데
우리 학교는 무슨 교과교실제인가 나발인가 한다고
시간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날아다녀야 했었음
지금 생각해도 존나 비효율적임
우리 교실은 없고
국어시간에는 국어교실
수학 시간에는 수학교실 가야 돼서
그 짧은 쉬는 시간에 재빠르게 사물함에 뛰어간다음 책 꺼내서 다음 교실로 날아가고
헉헉 대면서 자리에 앉아 졸거나 아님
일교시 전에 가방에 그 날 있는 수업 책 다 챙겨서
매 시간 돌덩이를 메고 가거나 그랬음
아마 미국 유럽 애들 학교 따라하고 싶었나본데
그럼 교육방식도 똑같이 하고 활동도 늘려주던가
죙일 앉아서 공부해야하고 그 시간마저 아껴야 될 애들은 무슨 죄였는지 몰겠음
우린 이거 백방 학교 안다녀 본 놈들이 오 이거 좋아보이네 우리도 한다! 해서 만든거라고 욕하면서 다녔음
하여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아무튼 우리는 그래도 아침 조례 점심시간 종례 이 때만 쓰는 교실이 있긴 있었음
그날 정확히 기억 나는데 그 날은 이동 하는 수업이 딱 하나였었음
매번 왔다갔다 하면서 쉬는 시간 다 날려먹는다고 불만이 폭주하고
쉬는시간에도 공부해야 한다는 강력한 고삼들의 주장으로 이동수업이 딱 하나 있었음
그러다 7교시 끝나고 학원 가기 전에 밥 먹으려고 카드 꺼내려고 하는데
???????????
지갑은 있는데 엄마 신용카드 내 체크카드들이 없음
현금은 원래 없었음
개식겁해서 엄마한테 전화함
우리 어머니 남들하고 싸우거나 내가 맞고 들어와도 무조건 나부터 혼내시는 분이라
또 나를 혼내심 어디서 칠칠 맞게 잃어버리냐고
매우 억울 했음
교실에서 미친놈이 지갑뒤져서 훔쳐간거라고 억울해서 펑펑 움
엄마한테 결제 내역 날라왔는데
학교 청소시간에 어떤 놈이 학교 앞 서점에서 사만오천원 끊음
그리고
그 카드가 엄마가 나 비상용으로 쓰고 학원비 내라고 준 카드여서 한도가 그리 많지 않고
얼마전에 학원비도 긁었던 카드라 남은 한도가 그리 많지는 않았음
근데 이 미친놈이
몇십만원 전자제품가게 어디서 끊으려다가
마침 한도초과라 결제가 안됨 ㅎㅎ
이 새끼 잡으면 진짜 족친다 라는 생각으로 나 이거 경찰에 당장 신고한다고 했음
근데 엄마는 그러기전에 이건 학교에서 발생한 일이니까 학교에서 처리하게 기회를 줘야한다고 하심
그 당시 우리 담임선생님 애들에게 매우 관심없었음
심지어 내가 늦잠자서 학교 3교시에 들어가도 모르셨음
지금도 모르실듯
아무튼 별로 신뢰가지 않았지만
난 우리엄마가 세상에서 젤 무섭기 때문에 알겠다고 했음
하지만 흐지부지 처리될 경우에는 바로 형사처벌 받도록 어떻게든 할거라고 말함
엄마도 이 건에 대해서는 봐줄 생각없다고 함
어디 간 크게 남의 신용카드 절도해서 결제할 생각하냐고 단호하심
엄마랑 전화 끊고 담임선생님께 전화드림
“선생님~~ 교실에서 카드를 절도 당해서~”
막 말씀드리니까
심드렁하게
“그래~~? 어쩐다니…”
라고 하시길래 역시 괜한 기대를 했구나 하면서
그렇다면 우리 학생부장 쌤을 찾자 해서
“그럼 선생님~ 학생부장쌤 퇴근 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여?” 했더니
“글쎄~ 계시지 않을까~?” 하시길래 아 안되겠구나 하고 걍 전화 끊고
학원가서 내일 조져버리겠다 이를 갈면서 그 날은 그냥 보냄
그리고 다음 날 학교 가서 1교시 끝나고 바로 교무실 감
우리 학생부장쌤 진짜 무서웠음
여자 쌤인데 천쌤이라고 하겠음
천쌤 진짜 핵 무서웠음 애들이 복도 저 끝에서 발견하면 도망감
천 쌤은 놓치지 않고 추적해서 잡아감
우리학교 대장이었음
천쌤은 교칙위반 예의 없는거 절대 안 봐주셨는데
그 느낌이 뭐냐면
이건 옳지않아. 이러면 안돼. 이런 느낌이기보다는
니가? 감히? 나의 구역에서? 나의 학생이 못된 짓을 해?
이런 분노의 화신 느낌 이었음
하여튼 난 이 쌤만 믿고 교무실을 갔음
근데 교무실에 천 쌤이 안 계시고 다른 학생부 쌤만 계셨음
이 분은 어떤 분이냐면
애들이 천쌤 말을 잘 듣고 잘 따르니까
그게 좀.. 우상? 워너비? 같이 되셨나봄..
천쌤이 하시는거 티나게 다 따라하시기 시작함
근데 그게 거부감이 들게 하심 합리적이지 않고…
그래서 나랑도 트러블이 많으셨음
대표적인게 치마문제인데
나는 2학년때 이 학교에 전학왔음
교복을 새로 샀고 치마가 너무 커서 단만 줄였는데 나는 그러지 말아야했음
괜찮던 치마가 내가 살이 미친듯이 찌면서 겁나 작아짐
그때 졸업 사진은 아직도 우리집 놀림거리임
근데 고3때 치마를 새로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살도 많이 찌고 해서 대부분 선생님들은 손을 너무 댄 옷이다 티가 안나면 융통성있게 넘어가주심
근데 이 쌤은 역할에 너무 몰입하신 나머지 그런거 없음
그리고 기억을 안하심
해명을 해도 기억을 안하시고 그리고 당황하시면 권위를 내세우는 스타일이셨음
내가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어서 이러이러 합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려서 알겠다고 하셨어요” 라고 하면
“내가 언제? 어디 꼬박 꼬박 말대꾸야”
라고 하심 ㅎㅎ
근데 진짜 더 화나는건 천쌤이 옆에 계시면 그렇게 안하심
아무튼 그 쌤만 계시던데
어휴 그래도 설마 신용카드 도난 사건인데 그러시겠어? 하고
말씀 드리려고 쌤 자리로 다가감
“선생님…” 하는 순간
“야!!! 너 치마가 그게 뭐야?” 가 날아옴
순간 나도 욱 해서 (이게 대체 몇번째냐 이런생각으로) 다다다다 설명하고
“그게 문제가 아니구요 제가 신용카드를 도난 당해서~” 하고 설명하려는 순간
“니가 엄마 신용카드를 왜 가지고 다니는데?
그러니까 도난 당하지!” 하시길래 빡쳐서
“지금 그게 문제에요? 학원비 내라고 주신거고 어떤 애가 제 가방 뒤져서 훔쳐가서 썼다구요
이거 해결을 해야되지 않습니까?” 하니까
“니가 간수를 못해서 그렇지!”
라고 해서 대 폭발함
나도 열받아서 울면서 교무실에서 큰 소리 냄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선생님
제가 실수로 복도에 지갑을 떨어트려서 누가 주워가서 썼더라도 그건 범죄잖아요
그게 어떻게 제 잘못이에요? 하물며 이거는 제가 떨군 것도 아니고 뒤져서 가져간건데?” 하니까
이게 어디서 소리 지르냐고 뭐라하심
그래서 “내가 뭐 어떻게 하라고?” 소리 치시길래
“아니 됐습니다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사건화 시키려고 했는데
그래도 엄마가 선생님들 선에서 처리하자고 말씀드리라고 해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그럴 필요 없는것 같아요 그대로 전해드릴게요”
하고 울면서 나가려고 하니까
전해드린다는 말에 움찔 하시더니
“그래.. 내가 그럼 어떻게 하면 되니..?” 누그러뜨리면서 말씀하시길래 진짜 기가 차서
“괜찮습니다” 하고 나옴
그리고 난 이 새끼를 내 손으로 잡아서 조져야겠다는 결심을 함
다음 수업시간 선생님들께 협조를 구하고 교무실에 가서
그날 우리 교실에서 수업했던 선생님을 찾음
2학년 수학 수준별 하반 선생님이셨고
2학년이 훔쳤다는 생각을 하니까 더 빡침
수학 선생님은 굉장히 안타까워하며 명단을 넘겨주심
그거 가지고 사진 보려면 행정실에 가야한다길래 감
그래서 그 반 애들 얼굴 다 뽑음
청소시간에 결제 됐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씨씨티비 보려고 행정실 감
행정실에서 씨씨티비 보여주시는데 잘 모르겠음 ㅎ…
그래서 서점 감
가는데 우리는 정규수업 시간에 나가려면 반드시 조퇴증을 학교지킴이 분께 드려야함
근데 나는 조퇴증을 안 끊었음
그래서 지킴이님께 사정 설명을 하는데
지킴이분께서 수첩을 꺼내시더니 막 피해 내용을 적으심
옆에 교무부장 쌤이 이분한테 다 말씀 드리라고 전직 강력계 형사셨다고 말해주심
알고보니 학교 지킴이분들은 다 전직 경찰 군인 이시라고 함
도움 주시겠다고 말해주심
아무튼 그러고 서점 아저씨에게
어제 몇시부터 몇시사이
사만 얼마 결제 한 애 찾는다고 말함
아저씨가 그때 동생분이 일하고 계셨다고 하셔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시곤
동생분에게 전화하심
내가 이런 애를 찾는다고 말하자마자 그 동생분이 아 그 학생 누군지 안다고 말하심
그래서 내가 다급하게 얼굴 보면 기억 하시겠냐고 물어봄
그랬더니 기억할 수 있다고 지금 근처라고 가겠다고 하심
그래서 잠시 기다렸더니 오셨음
사진 뽑은걸 죽 보시더니 한번에 얘다! 하고 손으로 짚어주심
이새끼 넌 뒤졌다 하고 이를 빠득빠득 갈면서 고맙습니다! 함
혹시 도움 필요하면 부르라고 하셔서
계속 폴더 인사하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나옴
난 이제 이 새끼를 찾아서 조질 일만 남음
교실로 쳐들어가서 야 누구누구 나와바 하고 쌍욕을 하면서 싸대기 때리고 친구들앞에서 개 쪽을 줄까 하고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내가 돈 제대로 못 뜯어낼 것 같아서 교무실로감
천쌤이 계셨음..
근데 아까 옆에 있던 그 쌤이 아는척 하심
못 들은척 하고 선생님!! 하고 뛰어가서 자초지종 설명함
참고로 천 쌤 엄청 무섭게 생김..
점점 표정이 굳어가시는데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막 떨림
쌤이 “알겠다 선생님이 처리할게 올라가 있어
그리고 일단 이 얘기 친구들한테 하지마
이 새끼 내가 아는 애다. 요주의 인물이야 쫌 또라이야 얘” 라고 하심
아까 수학 쌤도 오시더니
얘냐고 얘 좀.. 그렇다고 애들이랑 못 어울리고 혼자 좀 이상하게 행동하는 애라고 하심
혹시나 약간 다른 아이인가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음
아무튼 나는 내 선에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고 교실로 올라감
애들 몰려옴 내가 아침에 쌍욕하면서 분노하고
어제 밤에 페북에 글 써서 애들 거의 다 알고 있었음
그때 저어어 끝 반에 여자애가 나한테 와서 자기도 똑같은 일 당했다고 말해줌
자기 체크카드도 도둑 맞아서 그 같은 서점에서 결제 당했다 했음
이것도 말씀드리리라 결심함
아무튼 친구들이 “누군데 누군데 잡았나”
이러길래 “잡긴 잡았는데 쌤이 말하지말래..” 라고하는 순간
시트콤처럼 귀신같은 타이밍에 방송이 나옴
천 쌤의 무서운 목소리로
“2학년 000 지금 당장 학생부로 와라
000 학생부로 당장 와라”
애들이 “쟤네 쟤네 쟤맞네” 하고 나는 빵 터짐
그러고 다음 날 부모님 소환해서 대면함
애가 아버지랑 둘이 사는 편부모 가정이었음
아버지랑 둘이 살명서 제가 잘못된 생각을 실수를 어쩌구 러고 말함
동정심 사려고 했던 모양인데 ㅎ
하나도 안 불쌍함^^
나도 엄마랑 편부모 가정이거든
난 우리 엄마가 신경 못써줘도 똑바로 자랐음
그런 도덕적 부분에 있어서 환경탓 하는거 역겨움
내가 가정사가 이래서~ 하고 못된짓한게 합리화되면 ㅋㅋ 멀쩡히 잘 자란 애들은 뭐가됨
걔네들이 짊어질 편견은 누가 책임짐
아주 미친놈임
그 말 듣고 열 받아서
“니가 그딴 식으로 말하는게 무슨 태도냐
내가 지금 니 변명 같은거나 쳐들으려고 너를 잡았냐
넌 지금 해야될거는 사과고 변명이 아니다.
그리고 실수 같은 소리 하자말라고
니가 그 전자제품 가게 가려면 지하철로 이십분 넘게 가야하는데
그거 타고 가는 수고로움까지 하면서 가서 결제 했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실수를 했냐고”
뭐라함
옆에 걔 아버지께서 죄인처럼 계시던게 너무 맘에 걸렸지만
내 성격이 개차반이라 나도 꼭지 돌아서 중간중간에 쌍욕 나오는거 참는게 최선이었음
걔네 아버지가
“죄송합니다.. 제가 아들을 신경 안 쓴 탓이기 때문에 정말 할 말 없습니다
얘가 소설책에 빠져 살아서 매번 주의를 주는데도 그러더니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면서 아버지께서 거듭 죄송하다 그러심
난 더 빡쳐서
지금 너희 아버지께서 나한테 사과하실 일이라고 생각하냐고 존나 머라함
부끄럽지도 않냐고
그랬더니 이 도라이가
“제가 지금 무슨말을 해도 다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으실테고
제가 드릴 말씀은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없습니다.”
뭐 대충 이런식으로 숨도 안쉬고 다다다 말하는데
지금까지 뭐라 말할까 속으로 생각하고 내뱉은 티가 너무 났음
이때동안 이런 식으로 모든 문제를 대충 겉만 번드르르하게 회피하고 그랬나본데
그게 나한테는 너무 쉽게 읽혀서 더 빡침
야 씨ㅂ…. 까지 나왔고
천쌤이 부모님들은 잠시 나가 계시라고 애들끼리 얘기 시키겠다고 하셔서
쌤이랑 쟤랑 나 빼고 나가셨음
나가시자마자 천쌤이
“니 말 똑바로 해라 니가 그 얄팍한 혓바닥 놀려봤자 이 누나가 니를 직접 잡았는데 그게 통할 것 같니” 라고 하심
(진짜 이렇게 말하심 너무 놀래고 통쾌해서 기억남)
“00학교에 도둑년은 바로 강제전학 가고
한명은 학교 다니는데 걔가 쟤가 도둑년이다 하고 소문났는데 학교 똑바로 다니겠냐” 고 뭐라하심
(이것도 정확히 이렇게 말씀하심 말이 거치셨는데 이 순간 너무 통쾌해서 박수칠뻔)
근데 얘가
“제가 잘못한건 알지만 집안환경 때문에 그랬다.” 라고 대화가 안 통하는 거 같아서
뭐 더 얘기 할 것도 없고 다시 부모님들 들어오시고
얘 처벌 강력하게 하겠다고 하셨음
우리 엄마가 처벌은 보통 어떤 수준으로 받냐고 물어보시니까
최소 강제전학이라고 하심
얘 아버지는 더 고개 못드시고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확실히 교육시키겠다고 죄송하다고 하심
아직 생각하는게 아버님은 참 점잖으시고 말씨도 교양 있으셨음
근데 쟨 왜 저랬을까 참..
그리고 피해 금액도 다 돌려받음
아무튼 그러고 다 나와서 엄마랑 둘이서 얘기하는데
엄마는 걔가 강제전학 간다는 거에 약간 마음이 약해지신듯
그리고
그 나한테 내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씀하신 학생부쌤이 궁금하다고 하심
또 오신김에 담임선생님 뵈고 가시겠다고 하셨는데
마침 교무실이 가는 길에 있음
그래서 가는길에 교무실 들려서 일부러 그 쌤이랑 눈 마주치면서
“저분이야!” 라고 함 좀 싸가지 없었지만 통쾌했음..
그 쌤은 어머니 보고 당황하셔서 나오려고 했지만
엄마는 걍 눈만 마주치고 지그시 보다가 나와서 담임쌤 뵈러가심
옆반 애도 돈 돌려받고 해피엔딩
근데 좀 찝찝한건
걔가 강제전학을 갔는지 안갔는지 확인을 못했음
뭐 이미 전교에 도둑놈이라고 소문 다 났을테니까 괜찮음
그리고 이 일은 아직도 내가 오랜만에 본 친구랑 술마시거나 친척들에게 두고두고 얘기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