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29살 와이프 28살
군전역하고 당시에 베트남어과 친구가
하노이에 교류학생? 그런걸로 있어서
한번 놀러오라길래 놀러가게 됨
와이프는 한국어과 학생이었고
첨보자마자 이뻐서 첫눈에 반함
근데 얘랑 연인으로 발전하려면
베트남에 일자리가 있거나
혹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돼야 했는데
난 막 전역한 쌉백수라 서로 썸만 탔음
한국 돌아와서 베트남 일자리 찾아보다가
외삼촌이 베트남에서 사업하셔서
어찌어찌 취업됐고
한국온지 두달만에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감
이후 4년 살았는데
첨엔 서로 집 왔다갔다 거리다
나중엔 한 1년반 정돈 같이 살았음
그러다 코로나 터지기 전 외삼촌 사업이 망함
공안 겐세이 ㅈㄴ들어오고
망해라 망해라 찍어눌러대서
외삼촌 철수하고 한국 들어감
일자리 없어지기도 하고 설상가상 코로나 터지고
외국인 전면 입국금지+비자발급 불가라
한국으로 가야해서 기약없는 장거리 연애 시작함
공항 가는날 와이프 엄청 울었음
한국 와서 격리 1일차 들어가는데
와이프가 뜬금없이 임신했다함
“?” 했는데
한국오기 직전 와이프가 생리를 안한다면서
불안해했던게 생각남
그때 든 생각이 아 운명인가 싶었음.
사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걸
둘 다 알고있었고
그것땜에 서로 불안해했었으니까
부모님은 그 전부터 나랑 와이프랑
사귄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언젠가는 결혼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은 하셨는데
그래도 한국 여자 혹은 국제결혼을 하더라도
좀 더 나은 조건에 결혼하길 바랬는데
뜬금 그 애랑 결혼하겠다고? 임신해서?
그냥 난리남
근데 내심 손주에 대한 기대가 있으셨나봄
뭐라하시면서도 태아는 어떠냐 사진없냐
계속 물어보심
지금 생각하면 두분 모두 60년대생이신데
상당한 오픈마인드인거 같음
혼인신고하고 비자 만드는데 ㅆㅂ
공안쪽에서 뒷돈 요구 존나게 함
대사관은 전화도 잘 안 받음
한번씩 받아서 내가 어떡하냐고 말하면
몰라요 혹은 짜증냄 ㅆㅂ
여차여차 와이프가
아니 애비 없는 애기팀이냐고
공안한테 버럭버럭해서 뒷돈 조금 주고
(200만동=10만원) 비자발급 받았는데
문제는 이게 기한이 너어어무 오래 걸려서
비행기 타기에 임산부와 태아한테
무리가 갈 수 있는 시기가 된거임
와이프랑 나는 빨리 와야한다 했는데
처가랑 우리 부모님은 일단 애기가 우선이니..
정말 미안하지만 애기한테 조금이라도
불안정한 요소가 있으면 안 되는거 같대서
출산까지 처가에서 와이프 케어해줬음
예정일이 24일이었는데 아들 2주 빨리 나옴.
진짜 뻥안치고 맨날 일만 하고 살다가
진짜 몇년만에 친구들 나 보고싶대서
와이프한테 조금만 만나고 집갈게 했는데
한참 떠들다 담배피러 나와서 폰 보니까
부재중 수십통이 찍혀있는거임
설마 하고 영통거니까 애기 태어나있음;;
산부인과 가서 2시간만에 순삭컷
너무 당황하고 미안해서 눈물도 안 나는데
취해서 기분은 좋고 웃음은 나고
근데 웃으면 욕 먹을 거 같아서 쉬익쉬익 거리고
옆에 친구들은 와 뭔데 뭔데 ㅁㅊ
똑같이 생겼다 와 귀엽다 이쁘다 야 축하한다
담배피면서 호들갑 떨다가
한놈이 애기 앞에서 담배 피지말라고 하니까
담배 다 끄고 영어로 축하한다 그러고
장모님도 나한테 아빠된거 축하한다고 하고
진짜 태어나서 보니까
유전자가 개빡센게 나랑 똑같이 생김
신기한게
우리아빠 내 동생 우리 형 얼굴이 다 보임
나중에 할머니한테 보여드니까
할머니는 내 할아버지랑 똑같이 생겼다고 함
아기 바로 비행기 태우긴 좀 그렇고
와이프도 산후조리 해야하니
2달 있다가 한국 옴
그 두달동안 와이프랑 나보다
우리 부모님이 더 난리남
맨날 사진 동영상 보내달라 그러고
애기 물건 침대 이런거 부모님이 다 보러다니고 다 삼..
한국 올때도 내 차로 나 혼자 가겠다는거
꼭 따라가겠다고
심지어 불편할거 같다고 카니발 렌트해서 감
그게 작년 초 였고
이제 한국온지 1년 넘고 아들도 돌 하고 몇달 지남
국제 결혼이래서 주위시선들도 그렇고
나도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딱히? 베트남이 문화가 우리랑 비슷함
유교국이라 그런 것도 있어서
기본 예의범절 같은건
오히려 나보다 더 따지는거같음
대신 사회주의 국가는 다 이런가? 모르겠는데
생일에 대한 중요도를 못 느낌
국가 단위 명절(설 추석)을 1년 중 가장 큰 날로 따짐
또 와이프는 한국어가 유창해서
간혹 아 얘 외국인이었지 하는데
말이 통한다는게 진짜 중요한거같음
주변에 한베가정 보면 말 안 통하는데
심지어 공용어로 쓰는 언어도 없이
그냥 몸짓 손짓으로 대화하는 경우도 봤는데
이런 경우는 서로 차이나 불만이 생겨도
대화를 못하니 그냥 쌓이는거 같음
내가 와이프 만나기 전
한국에서 성인되고 연애를 두번 했는데
두번 다 여자친구들이 과일을 못 깎았거든
그게 이상하다는게 아니라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음
그래서 첨에 베트남 가서
와이프랑 와이프 주변 친구들을 만나보면
다 과일을 잘 깎는거야 그게 너무 신기했음
이게 뭐냐면 베트남에선
우리 어머니 세대들이 배웠던
여자면~ 며느리라면~ 아내라면~ 해야 한다~
할 줄 알아야한다 이런게
지금 베트남 20대 여성들이 가지고 있음
물론 그게 옳다는건 아님
남편이 집에서 해야 할 일도 있는데
우리 와이프는 뭐랄까 내가 일하니까
자기는 집안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해야하나
가끔 청소기 돌리거나 설거지 해달라곤 하는거 외엔
그냥 집오면 쉬라함
근데 자고 일어나서 침대정리 안하면 뭐라함
내가 지금 편의점 하고 있는데
이게 당장 경제수단이지
평생 할건 아니라
사이버대학 들으면서 학위준비하고 있는데
장난삼아 와이프한테
나 베트남 가서 스트리머 할거다 그러거든
그러면 고민하다가
바로 전업 스트리머 하는건 위험하고
자기도 취업해서 돈 벌고
나도 어느정도 돈 모아서 안정적으로 돌아가면
그때 전업으로 해라 라고 말해줌
그래서 고마웠음
단점일수도 있는건 독립성이 강하다 해야하나
무조건 일을 하고 싶어함
남편한테 손벌리는걸 싫어한다기 보단
집에서 본인 권위를 차지하려면
주머니에 들은게 있어야한다 라고 생각하는거같음
문제는 그게 공장이든 막노동이든 신경 안쓴다는거..
나는 얘가 한국어도 잘하고
벳남에 있을땐 강사로 있었으니
전공을 살려서 뭐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얘는 어디 공장 300만원 넘게 준다는데?
일당 20 준다는데? 이러면서
거기로 눈 돌리려 함
뭘 하든 꾸준히 할 수 있는 일,
너가 배운걸 써먹을 수 있는 일을 했음 좋겠다 라고
말하긴 했는데 아직도 미련이 있나봄
하루는 동네 베트남 언니가
복숭아 따면 20만원 준대서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찡찡대길래
그래 한번 개고생 해봐라 하고 보내줌
새벽 4시반에 나가서 저녁 8시에 집들어왔는데
난 개고생했냐 집이 젤 좋지?
다신 그런거 한다 하지마라 뭐
이런 대사 생각하고 있는데
들어올때 복숭아 한소쿠리 담아오더니
너무 재밌다고
하는거보곤 독한건지 독한척 하는건지 싶었음
얘가 따라간 베트남 언니 남편도
난중에 물어보니까
개고생 해봐라 하는 마음으로 보냈는데
버티니까 그냥 냅둔다고..
또 베트남이 비교적 최근 전쟁을 겪었으니
당시 남자가 징병되서 갈 때
여자가 집을 먹여살리는걸 당연할 때의 풍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알고있음
또 자신감이 넘침 때와
장소에 맞는 옷차림에 신경을 잘 안씀
집앞 마트 가거나 할때
안 씻고 화장 안하고 잠옷 입고 가고
그럼 나는 그냥 잘 신경 안 쓰는데
우리 엄마는 그거 미치려고함
같은 동네 살아서 자주 마주치는데
엄마 전화와서 ㅇㅇ가 또 잠옷 입고 마트왔더라..
ㅇㅇ가 머리 산발되서 돌아다니더라..
ㅇㅇ가 또 화장도 안하고 성당 왔더라
그럼 나도 굳이 이런걸로 말해야하나 싶었는데
하도 엄마가 메들갑 떨어서
그 나갈 때 씻고 갈까? 잠옷말고 다른거 입을까? 하면
자기는 잠옷이 젤 편하다
누가 보냐 그러면서 이해 안된다고 그럼
1년 지나고 나선 좀 나아짐
최소 나갈 때 씻고 선크림은 바르고 나감
이건 내가 생각하는 단점인데
이거 단점이라고 하면 욕 먹을 수 있음
근데 유부남들한텐 중요한거임
내 시간이 극도로 없어짐
원래도 그런말이 있음
베트남 여자들은 남자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뭐 이런..
그게 좋게 말하면 현모양처거든
그래서 미녀랑 결혼하려면
사이공 여자를 현모양처와
결혼하려면 하노이 여자를 만나라 이런 말이 있는데
유부남들 다 그렇잖아?
숨 틀 공간은 있어야지
나는 그게 방에서 게임 하는건데
진짜 개 싫어함
나도 여가활동은 있어야지 스트레스 어따푸냐고 하면
자기랑 산책가자 자기랑 영화보자
자기랑 뭐 하자 뭐든 다 같이 하려고 그럼
근데 게임은 같이 안하려 함
사실 동남아와 동남아 국제결혼에 대해
인식이 안 좋아보여서
이렇게 잘 살고 있는 부부도 있다..
라는것도 말해주고 싶었고
나한텐 몇년 살았던 베트남이라도 친숙하고
당시 한국 유튜브에서 퍼졌던 유언비어들이
어느정도 왜곡됐다는 것과
실제 사람들의 생각은 안 그렇다는 것도 말하면서
혐오를 멈춰주세요 하려했는데
그건 너무 내 사견일수도 있고
글이 너어어어무 길어질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함
참고로 처음으로 글 쓰는거라
여기다 이런거 쓰는거 맞나 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