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동네 에뛷 들렸다가 집가는 길에 번호를 따였는데
정중히 “죄송해요 남자친구 있습니다” 라고 거절했다가
“아 씨 뭐야ㅡㅡ” 라는 대답을 듣고 지난 4월에 겪었던게 생각나서 글써봅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음
지난 4월 교생실습 중이었고
모교에서는 교생선생님이지만 퇴근하면 얄짤없는 대학생…
중간고사를 보고 퇴근한 언니와 만나 햄버거를 먹고 있었음
자꾸 눈이 마주치던 남성분이
다짜고짜 의자를 끌고와서는 합석?함
참고로 난 번호따는 것을 진짜 싫어함..
세상은 무섭고 또라이는 많기 때문에
낯선 사람을 매우 경계함
+친구들에게 철벽이 마치 철옹성이나 만리장성과 같다는 이야기를 꽤 들음
그리고 이 남자가 바로 그 또라이었기 때문에 이하 또라이라고 칭하겠음
또라이 : 아까부터 친구랑 봤는데 너무 자기 이상형이라서요 번호 좀…
나 : 죄송합니다~
또라이 : (무시하고 계속 번호달라 함)
나 : 네 싫어요~
옆에서 왠 덩치 큰 낯선 남자가 자기 동생에게 계속 번호를 달라고 조르고 있으니
화가 난 언니가 한 마디 함
언니 : 아니 본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전화번호를 알려주겠어요?
근데 그 또라이는 자기 번호를 먼저 알려주거나
자기에 대해 이야기하면 번호를 줄 것이다~ 라는 식으로 받아들였나봄
또라이 : 아 그럼 제 번호 알려드릴까요?
나 : 아뇨 싫어요
본인은 싫다고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지맘대로 옆에 와서 앉으며 계속 말하는 이 남자가 매우 싫고 짜증났음
햄버거도 다 먹었기 때문에 쟁반을 들고 그냥 일어나서 버리는 곳으로 휙 가버림
근데…
그 또라이가 따라옴
또라이 : 아니 근데 좀 싸가지가 없으시네요? 봐도 뭐 별 것도 없는데
???
지 맘대로 내가 밥먹고 있는데 옆에 앉아서 다짜고짜 개인신상 묻고
싫다고 거절을 몇번이나 했음에도 무시하고
계속 들이대놓고
나보고 갑자기 싸가지가 없다는거????
매우 화가 났지만 무시하면 걍 가겠지 싶어서 대꾸 안하고 쟁반 정리함
그 때 언니는 가방도 아직 못챙겼는데
동생은 휙 쟁반버리러 가버리고 또라이는 동생을 따라가고
멘붕이 왔나봄
또라이에게 그만하시라고 말하기 시작함
그러자 또라이는 언니에게 뭐라하기 시작함
자세하게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쪽한테 관심 없다
왜 끼어드냐
X같이 생겨가지고 니한테 하는 얘기 아니니까 신경 꺼라 꺼져라 등등
나는 결국 화가나서
나 : 그쪽이 무례하단 생각은 안해보셨어요?
또라이 : 아니 내가 반말을 했어요? 뭘 했어요? 뭐가 무례해요 ㅋ?
나 : 싫다는데도 계속 번호달라고 하시고 지금 되게 무례하신데요?
언니는 계속 가방을 황급히 챙기며
이 사람 뭐냐고 그만하라고 외쳤고
또라이는 또 우리 언니에게 뭐라 함
가족에게 욕하는 또라이를 보니 꼭지가 돌아버림
나 : (쟁반을 내려놓으며) 야, 꺼지라고!
또라이는 나의 꺼져를 듣고 같이 꼭지가 돌아버렸나봄
그때부터
야 꺼져? 이게 진짜 이 18년이 야 너 이리와봐 죽고 싶냐?
X같은게 진짜 뒤지고 싶지? 등등의 쌍욕을 시전함
너무 무서웠지만 주변에서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고
빨리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해야겠다고 생각함
대꾸하지 않고 언니를 붙잡고 가게에서 나옴
언니는 주변 사람들에게
” 이 사람 보세요!! 사람 한대 치겠어요!! 도와주세요!! “
라고 외쳤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음
근데 사실 그런 또라이보고 어떻게 선뜻 도와줄 수 있겠음..
나같아도 겁나서 얼어붙는데 ㅠㅠ
그런데 역시 또라이는 또라이였음
가게 밖까지 따라나와서 계속 욕을 함
자꾸 이리 와보래
너같으면 가겠니? ㅠㅠㅠㅠ
손이 덜덜덜덜 떨렸지만
빠르게 걸으며 경찰에게 신고를 했고
또라이는 조금 더 따라오다가 멈추더니
계속 나보고 이리 와봐 18년아 죽여버린다 등등 욕을 함
사람이 매우 많은 번화가였고 시간도 8시…?정도 밖에 안됐었음
그러나 또라이는 사람이 많고 적고 시간이 늦고 안늦고를 가리지 않았음…
멀리 떨어져 또라이가 안 보이는 곳으로 가 경찰분들을 기다렸고
경찰분들이 와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연락처를 남기고 언니랑 택시타고 집에 감 ㅠㅠ
경찰분들이 데려다드리겠다고 하셨지만
이거 아니여도 바쁘실텐데 민폐 같아서 걍 택시타고…
집에 도착해서 진짜 다리에 힘풀리고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 엉엉 울었음 ㅠㅠ
경찰분들이 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고
또라이도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아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번호 안줬다고 뭔년뭔년 욕들은게 진짜 멘붕이었음ㅠㅠ
머릿속에서 나는 이런 일 있으면 꼭 침착하게 대응해야지 했지만
침착은 개뿔 막상 또라이를 만나니 손이 덜덜덜덜 떨려서
112 숫자 세 개 누르는것도 제대로 못눌렀음
그 뒤로는 번호 달라고 하는 사람들 보면 진짜 겁부터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