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안 좋은 사촌동생이 대학 들어가서 공부 잘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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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에게는 사촌 남동생이 있음.

나이는 나보다 두세살? 정도 어렸던 걸로 기억함

지금 한 21살 22살 정도 됐을거임

어려서부터 명절에 친가에 모이면 자주 놀았던 사촌동생은 개구쟁이었음

약간 개념없고

(친할머니 송편 모양 더럽게 못 만든다고 온 가족들 앞에서 대놓고 면박줌. 이때 나이 약 15세)

정신 산만하고

(뛰어다니고 놀러다니는거 좋아함)

말이 많고

(집에 가는 차안에서 3시간동안 떠들었다는 얘기가 있음)

공부를 지지리못함 (반에서 40명중 35등 정도로 기억함)

이런 사촌동생하고 최근에 페이스북을 통해 몇년만에 이야기를 나누게 됨

내가 고등학교 19살때 만나서 이야기 나눈게 마지막이니까

약 5년쯤 됐지.

아직 군대는 안 갔다왔지만 5년이란 시간은 머저리를 정상인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음

말투가 상당히 겸손해지고 어른스러워졌더라

근황을 물어보다 내가 공부는 열심히 하냐니까

그럭저럭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한 몇등정도 하냐고 물으니까

부끄러워 하면서 수석이라고 하더라

믿기지가 않았지..

대학교에 입학하면 고등학교와는 다른 새로운 공부라곤 하지만 과수석이라니..

그런데 다음부터 들려준 사촌동생의 얘기는 거의 충격이더라.

이건 사촌동생 스무살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기말고사 대비기간으로 얘기는 거슬러 올라가

내 예상대로 20살 시절 사촌동생은 관심조차 없던 공부를 지지리 안했다고 함

1학기때는 학사경고를 면할 수준의 심각한 대학생이었는데

이 아이가 당시에 앓았던 질병이 모든걸 바꿨어

불면증

사촌동생은 20살이 되고부터 새벽만 되면 잠을 설치기 시작했다 함

뒤척이다 11시에 누워서 새벽 4시까지 뒤척대다

겨우 2시간 새우잠을 자고 등교해서 학교가서 수업시간에 자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됐다고 하더라

이러니 성적이 좋을래야 좋을수도 없고

결국 사촌동생은 차라리 그시간동안 뭘 해볼까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생각한게 공부 ㅁㅊ

학교에서 교수님이 강의만 시작하면 졸렸던게 생각나서

공부라도 하면 잠이 오지 않을까?란 아주 병1신 그자체 같은 생각을 함

하지만 누가 알았겠음

이게 사촌동생의 운명을 바꿀지

처음엔 사촌동생도 당연히 흥미가 없었대

새벽에 하는 공부 같은거

강의시간에 맨날 잠만 자니까 당연히 아는게 없으니 풀지도 못했음

그런데 어라?

생각보다 공부란게 재밌네;

처음엔 책상에 앉아서 책펴고 금방 잠에 들었는데

점점 10분 20분 30분 50분 1시간 2시간

잠이 안 오기 시작해서 더 자고 싶어서 계속 공부를 하다보니

점점 재밌어 졌다고 함;

공부가 재밌어진 사촌동생은 그때부터 스스로 책을 찾아서 공부하기 시작

이젠 불면증을 극복하냐 마냐 문제가 아니었던거지

갑자기 얘는 욕심이 생긴거

잘하고 싶어진거야

맨날 잠만 자던 수업시간에 눈을 키고 달려들기 시작했대

매일 가던 피시방도 안 가고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으로 직행해서

그날 배운걸 복습하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조차 책을 펴고 공부했대

남들보다 조금 늦쳐진만큼 2배 3배는 노력했다고 말하더라

그러니까 자기 인생에서 많은 부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대

일단 주위 사람들이 본인을 보는 눈이 바뀜

먹고 놀고 자는 것밖에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성실하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공부를 하기 위해 물어봤던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물어보러 오는 일이 많아졌다함

그 사람들에게 쪽팔리기 싫어서 그 순간 집착하듯 공부에 달려들었다함

그리고 기말고사 성적발표날

학사경고를 간신히 면할 수준이었던 내 사촌동생은

4.5학점 만점에 4.38을 맞았음..

수석

태어나서 본인이 뭘해도 1등한적 없던 새1끼가

그것도 다름아닌 공부로 50명정도 되는 사람중에 1등을 했어

사촌동생은 그날에 엄마한테 안겨서 울었다함

우리 큰엄마도 그날 엄청 울었다 하더라고 내 새끼 장하다고

그렇게 사촌동생은 그날 이후로 한번도 과수석을 놓친적이 없대

솔직히 이 얘기 듣고 못 믿어서 오늘 저녁에 엄마한테 이야기 했는데 진짜라고 하더라.

이번에 스위스로 교환학생도 준비하고 있다 하더라고

사람 일은 어찌될지 모르는구나 싶더라

나한테도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 많아서 사촌동생한테 고마운 마음이다

4학년까지 앞으로 반년인데

덕분에 의지를 다지는데 많은 도움이 된거같음

나도 동생한테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될려고

요약1. 사촌동생이 공부를 엄청 안했음

요약2. 사촌동생이 불치병에 걸려서 잠이 안옴

요약3. 잠 안올때 뭐할까 하다 공부랄 함

요약4. 대학수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