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여자랑 동거하면서 환상이 다 깨져버렸다는 남자의 글

일단 난 두명의 여자랑 각각 1년 반 정도를 동거했고

29살인 지금은 솔로인 상태임

여자랑 동거하면서 느낀점 좀 나열하자면

1.겉과 속이 다르다

겉 꾸미는데는 한없이 깔끔하고 그런데

집정리는 개판으로 한다

집 청소 하는 꼬라지 한번을 못봤음

쓰레기도 대충 아무대나 휙휙 던져놓고

지들 옷정리도 절대 안함

하도 답답해서 내가 일일이 옷걸이에 걸어줌

그리고 씽크대 화장실 청소를 할 생각이 없어보여서

작정하고 대청소 하자 말했더니

그런건 남자 몫으로 아니냐고 낄낄 대더라

2.짐이 미친듯이 많다

내가 남자치고 옷이 많은 편인데도

그거에 두세배라고 생각하면 됨

과장 1도 안하고 여름시즌 다가오면

일주일에 택배기사 세번씩 옴

진짜 허구헌날 쇼핑몰 보고있고

이거 어떠냐 저거 어떠냐 물어보는데

특히 내가 보기엔 다 거기서 거기고

비슷해보이는 옷들인데도 사더니

두세번 입어보고 안 입더라

그리고 책상은 화장대로 쓰이는데

화장품 존나 많고 남자로서 처음보는 화장품도 존나 많다.

잡지도 존나 많은데 정작 중요한 책은 몇개 없음

3.식탐

내가 183/75에 그냥 남성 평균 식성 식탐인데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먹는다.

나는 배달음식 중국집이나 치킨 말곤 시켜본적 없고

그마저도 한달에 두세번 먹는데

얘네는 이틀에 한번꼴로 별 희한한 음식을 다 시켜먹음.

피자 엽떡 삼겹살 곱창 막창 아구찜 찜닭 튀김 냉면 등등

나는 우리나라 배달업계가 이렇게 잘 돼있는지 몰랐다

다행히 둘다 살 안찌고 슬렌더 체형이었으니 망정이지

돼지체형이었으면 진짜 ㄹㅇ 정 떨어졌을듯.

그리고 동거 첫달엔 장봐서 요리도 해주더만

좀 지나니까 시켜먹는 것도 나보고 고르라고 하고

시키는 것도 나보고 하라고 함.

4.뭐든 같이 할라고 함 (즉 자유가 없다)

친구랑 놀고 싶어도 거의 2주~한달 전부터 허락 받아야됨.

그리고 친구 보러가는 자리도 같이 가려고 하는데

남자 친구들끼리만 모이는 자리라 좀 그렇다고 하면

변했냐느니 어쨌냐느니 함

그리고 집에서도 하루종일 붙어있는데

쉬는날에도 잘 쉬고 있다가 뜬금없이

커피 마시고 싶다고 사러가자고 함

이게 진짜 개빡치는게

그 커피사러 가는 10분내지 20분도 꼭 같이 가야되고

나한테 사오라고 할땐 같이 안가줌.

안그래도 커피 싫어하는데 혐오증 걸림.

나도 쉬는날엔 좀 푹 쉬고 싶은데

집에 좋은 컴퓨터 놔두고 피시방 가자해서 가면

꼭 1~2시간 후 다시 집에 가자고 함.

한번은 재미가 없나 싶어서 같이 배그 하는데

게임 이해도도 낮고

저 멀리서 총소리 들리면 소리 지르는데

피시방 사람들한테 사과 박은 적이 한두번이 아님

진짜 배그 하다가 차 운전 시켜놓고

뒷자석에서 후라이팬으로 갈기려다가 참은적도 한두번 아님

그러다가 재미없다면서 딴겜 하자고 해놓고

카트 삼십분 하다가 집에 가자함

그리고 꼭 마지막엔 “카페 들리자”

하 십 진짜.

5.나한테 다 시킴

처음엔 속옷 벗는것도 쑥스러워 하더니

한 반년 지나니까 각종 스타킹, 팬티라이너,

생리대 등 심부름 시킴.

첨엔 남자로 태어나서 생리대 심부름은 아니지 했는데

좀 지나니까 쪽팔리지도 않더라

별의별 생리대 용어도 다 외웠다.

롱라이너, 오버나이트 뭐 등등

6.변신의 귀재임

첨엔 쌩얼 조차도 이뻐보였는데

지나고 보니까 이게 완전 쌩얼이 아니었단걸 알게 됨

진짜 화장 전후가 너무 다름

둘이 어디 안나가면 걍 무조건 생얼만 보고 있는데

근데 꼭 밖에 나갈땐 두시간동안 챙겨야됨.

난 씻고 옷입고 넉넉히 잡아서 삼십분이면 끝나는데

얘네는 거의 두세시간을 씻고 화장하는데 씀

그래놓고 꼭 “화장 잘 먹었어?” 물어봄

여기서 꿀팁인데

웬만하면 잘 먹었다고 해라

안그러면 여친 준비시간 더 늘어난다.

7.여자에 대한 환상 다 깨짐

여자도 다 똥싸고 토하고 코골고 이간다

무슨 말이 필요하냐

방구 먹이길래 개빡쳐서 정색했더니 서운하다드라

냄새 진짜 욕나온다

8.생리 기간에는 진짜 지옥이다.

걍 무한 짜증임

걍 예민하고 별 시덥지 않은 이유로 뭐라해도

‘생리’ 딱 이 하나의 이유만으로 내가 참아야됨

지록위마라고 걍 1+1이 3이라고 해도 맞다고 해줘라

이성과 논리가 통하지 않는 시기임

9.결혼하면 왜 아내 샤워소리가 무섭다는지 알겠더라

그냥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냐

존나 무섭다 그냥

10.남 얘기에 비밀이 없음

아무리 친한사이라 하더라도 비밀 없음.

특히 여자들끼리 만남 갖고 오면 그날 한 얘기 다 해줌.

듣고 있으면 거의 안 좋은 얘기만 한다.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안 좋은 얘기 꼭함.

근데 지 과거 물어보면 입 싹 닫음

11.같이 술먹고 들어오면 앵긴다.

피곤해서 걍 씻지도 않고 자고 싶은데

막 내 몸 더듬으면서 앵긴다

진짜 휴가 나와서 여친 모텔 데려간 군인 같음.

그럴때마다 나만의 꿀팁이 있는데

씻고 나온다 해놓고 안에서 유튜브 보다가 나오면

자고 있을 확률 100%임.

12.둘이 있을땐 가식이 없다.

흔히 여자들끼리 sns에서

“언니 너무 예뻐요~ 몸매 너무 좋아요~”

이런말 하는거 전부 다 구라다.

뽀샵했네 코했네 앞트임했네 윤곽했네

종아리 주사 맞았네 가슴 가짜네

이런 얘기 밖에 안한다.

첫번째 동거 여자친구는 지도 눈코 했으면서

다른 애들보고 성괴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자기는 성괴는 아니다

“왜냐면 지방이식이랑 눈 앞뒤트임은 안했으니까” 라던데.

13.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느정도 평등해진다.

흔히 김치녀라고 남자들한테 지갑 닫는 여자들 욕하는데

동거하면 그런거 없다.

돈 존나 잘 쓴다.

무서우리만큼 잘쓴다.

특히 먹는데 쇼핑하는데 돈 안 아낀다.

지가 먹는거 시킬때는 웬만하면 지가 돈내고

초창기때 데이트할때 하루 이틀동안 쓴돈으로

일주일은 먹을 수 있다.

즉 여자들도 자기 남자가 되면 돈을 잘쓴다.

심지어 25살땐 나 학생일땐데

직장인 여자애가 거의 먹여살렸음.

거의 7:3으로 비용 냈다. 물론 내가 3.

14.웃자고 하는말에 죽자고 달려듬.

일단 같이 살면 사랑스러운 말투로 대화 할 수가 없다.

적당히 친구처럼 서로 툴툴대면서 산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끼리 하는 험한 장난치면 안되는게

한번 실수하면 진짜 뭣된다.

그걸로 밤샘 토론이 열릴 수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당해서 토론이라고 보긴 좀 어렵긴 함.

15.뭐든 못하는척 해야된다.

첫 동거때는 내가 첨부터 막 요리 해주고

청소도 하고 이것저것 다 했었는데

그걸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더라.

그래서 내가 좀 시키면 난리침.

그래서 다음 여자친구랑 동거때는 밥통도 없이

걍 햇반 먹으면서 요리 하나도 못하는척 하고

밥 안해주면 라면 먹거나

한번은 스팸 한번 굽다가 불쇼 한번 해줬더니

뭐 잘 안 시키려고 하더라

그리고 초반 약 세달동안 눈물을 머금고

화장실 청소 어케 하는줄 모르는척 했더니

씩씩거리면서 자기가 다 하더라.

할줄 알면서 ㅅㅂ

16.근본적으로 남자란 동물이랑 좀 다르다.

일단 여자가 감성적이라는건 다 알텐데

근데 감정이입을 무서우리만큼 잘한다.

그게 남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더라.

뉴스 보면서도 막 강력범죄 소식보면 씩씩거리고

슬픈 사건보면 막 혼자 우는데

특히 동물 관련한거 보면 두번에 한번은 꼭 운다.

내가 무덤해서 그런지

뉴스 보면서 운적은 없는데 이해가 안되더라

한번은 내가 야구 좋아해서 야구 보고 있는데

드라마 봐야된다고 강제로 리모컨 뺏어감

그래서 그 이후로는 컴터로 이어폰 끼고 봤다.

17.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음

나는 동거 경험한 후로는 결혼에 대해 환상 하나도 없는데

얘네들은 같이 살면서도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이 있음

결혼과 동거는 연장선상이고

이런 생활이 결국 쭉 이어질텐데

결혼하면 이렇게하고 저렇게하고 어떻게 살자 그럼.

도대체 뭐가 달라지는건지 모르겠음.

18.집이 향기로워진다

이 부분은 진짜 좋다.

집이 진짜 존나 향기롭다.

각종 헤어제품 냄새들이나

바디샤워 향기와 바디로션 향이 섞인 냄새들

확실히 혼자 살때 퀘퀘함을 없애기 위한

인공적인 디퓨저 냄새과들과는 다르다.

그래도 화장실 똥냄새는 못참겠더라.

19.달래주기 정말 쉽다

내가 잘못했을 때 달래주기가 진짜 쉽다.

평소에 여친 화장품이나 생필품 어느정도 썼나 유심히 봐두다가

내가 잘못해서 싸우고 말 안하고 쌩깔때

담날에 올리브영 가서 그거 사가지고 가면

“내가 이런걸로 풀릴 줄 알아?”

함녀서 입꼬리 스윽 올라간다.

그때 허리랑 다리잡고 번떡 들어서 일 치뤄주면

“봐주는거 아니야” 하고 풀린다

20.집 안 들어간다고 협박한다

서로 밖에 있거나 여친이 밖에 있을때

연락하다가 사소한거로 싸우면

무조건 오늘 집 안 들어간다고 협박한다.

초창기 때는 진짜 몇시간 동안 안 들어와서 걱정도 했고

찾으러 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좀 지나오면 안 들어오는게 이게 진짜 개이득임

집에서 그때 못했던 게임 몰아서 하면 된다.

그러다 나중엔 내가 걱정 안하는걸 눈치 챘는지

안들어온다 해놓고 존나 애매하게 들어온다.

즉 7시 30분 쯤이 집에 오는 시간이라 치면

7시 50분 막 이렇게 온다.

나중에 그 시간에 뭐했냐 물어보면

집 근처에서 친구들이랑 통화하면서 내 욕을 존나 했다더라

내 욕한걸 나한테 말해도 되는거냐 하니까

“뭐 어쩔건데 니가 잘못했는데” 한다

21.맞장구 안 쳐주면 내가 쳐맞는다.

특히 퇴근하고 왔을때 회사사람 욕하는거,

그거 맞장구 안 쳐주면 진짜 리얼로 죽는다.

여자들 욕하는 남자 싫어한다는데

그때는 내가 아는 욕이란 욕은 다 내뱉어야된다

내가 친구들이랑 있어도 욕을 잘 안 하는데

그때만큼은 군대 휴가 취소 될때처럼 욕해준다.

내가 더 씩씩 거리면서 막 욕하면

오히려 “아냐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이러는데 그럼 성공임

22.입맛이 남자와 별다를바 없다.

흔히 연애 초보들이 실수하는게

여자 만나면 맨날 이쁜 파스타집이나 스테이크집 맛집 찾고

술은 와인 마시려 하는데

여자도 남자랑 똑같다.

고기 회 닭발 족발에 소주 존나게 좋아한다.

특히 삼겹살에 마늘 고추 양파 다 쳐놓고

먹으면서 뽀뽀하자고 주디 내밀면 진짜..

국밥도 나보다 더 좋아함

술 마시러 갔다가 아침 여섯시에 들어오면서

24시 콩나물 해장국 집에서 포장해서 오더라

늦게 들어와서 혼내려다가

그래도 2인분 사와서 기특해서 맨날 봐줬음

물론 이런거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괜찮은 남자도 있으니 케바케인거임.

그래도 대체적으로 입맛이 남자랑 비슷하다

단지 초콜릿이나 젤리, 새콤달콤을 남자보다 좋아하는거 같긴 함

그리고 주기적으로 매운걸 꼭 먹어줘야됨.

말로는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매운걸 안 먹으면

성질을 참을 수가 없다더라

23.곰 같은 남자가 되어감

진짜 여자랑 동거하려면 많은걸 포기하고

온갖 억까에도 무덤덤해지고

웬만한 트러블엔 멘탈이 안 흔들려야 살 수 있다.

그러다보니 가끔 친구들 만나서 얘기해보면

친구들어 너 좀 뭔가 성격이 바뀐거 같다고

보살 된거 같다고 그런말 자주하는데

일단 대충 생각나는건 여기까지고

내가 말한 여자의 본모습만 잘 알면

못생긴 애들도 더 수월하게 연애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피지기 백전백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