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엄청 못살았음..
편모가정이었는데 어렸을때
두분 이혼하고
아버지는 양육비나 이런것도 없이
10살 이후로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본적도 없고
엄마는 남자에 미쳐서 남자친구만
7~8명 집에 데리고 왔던 기억만 있다.
실제로 재혼도 하셨다가
8개월만에 헤어지기도 했고..
그래서 나는 대학 갈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음
고등학교 졸업하고
복사기 공장에서 10개월 일하다가 군대감.
군대 다녀와서
안산에 직원 12명 있는 좃소에 들어감.
숙식도 외국인들이랑
컨테이너 숙소에서 같이 살았다.
회사 막내 나이가 40살이었고
매번 어린 애들 들어와서
몇 달 못 버티다 그만두는 시스템이었어..
사장이..당시에 꼰대질이 심했음
나도 이 사장을
엄청난 꼰대라고 생각했는데
맨날 하던 이야기가
자기 32살에 대학들어가서
40살에 석사까지 공부했다는 말이었고
밥먹을때 회식할때
그냥 어디 운전해서 갈때 맨날 나한테
공부하라는 이야기만 해서 너무 짜증났다.
맨날 자격증 따라고 하고
국가자격증..그럼 세상 보는 눈이 변한다나
맨날 같은 이야기만 반복해서
그냥 너무너무 싫었다.
실제로 같이 들어갔던 애들이나
나중에 왔던 애들 사장 때문에 다 관뒀음..
나는 갈곳이 없어서 붙어있었고..
그러다 그러다 진짜
그 소리 너무 듣기 싫어서
학점은행제 등록하고
사장이 이것저것 알아봐줘서
지원금이랑 학원카드 같은것도 발급받음
지금은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시험 오프라인으로 봤는데
그런거 회사에서 다 빼주고..
아무튼 그러다보니
전문학사 졸업장이 등기소포로 날아오더라..
그때 진짜 잠시 멍했다.
ㅅㅂ이제 고졸은 아니구나.. 하면서
그러다 보니까 어느날
욕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여기저기 물어봐서 공부하고
안양에 있는 4년대 대학교
편입 시험을 합격했다..
5-6등급 들어가는 대학교였는데..
그래도 대학인데 회사 관둬야하나
걱정했는데 사장이
일주일에 하루 수업 듣는 날 빼주고
학교도 야간수업 있어서
어찌어찌 대학도 6학기 다녀서 졸업함.
학교 다니면서 여자친구도 사겨보고
(이상한 2~3개월짜리 연애 말고 진짜 연애)
자격증도 국가자격증 4개 따고..
뭔가 인생이 조금씩 달라지는구나 하는걸
진짜 느끼고 있을 때 쯤..
여자친구가 아기를 가졌다
당시 내 월급이 7년차에 230이었거든
진짜 말도 안 되는 돈인데..
지금으로 따지만 250-60 되려나
회사 다니면서 몰래몰래 이직하려고
여기저기 이력서 넣어봤더니
자격증이랑 이것저것 플러스 되어서
300 정도 준다는 회사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안산 바닥 공장이었고..
직원도 50명 넘는 규모있는 공장이었음
사장한테 회사 관둔다고 이야기 하려는데
진짜 도저히 못 하겠더라..
돈은 쥐꼬리만큼 줬어도
그래도 먹여주고 재워주고
대학도 보내주고.. (첫학기 등록금도 내줌)
뭔가 부모님한테 받아야 할 케어를
나에게 해준 사람이었는데
다른 회사 가는게 배신 같다는 느낌도 들고
이제 그냥 사장님이 아니라
나한테는 아버지가 된 분이었음..
하지만 아기를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했기 때문에
고민만 하루종일 하고 있었는데..
같이 일하던 아저씨가
이야기 잘 하면 이해해주실 거라고 해서
업무 끝나고 한겨울에 사무실 들어가서
사장한테 할 얘기 있다고 하고 말하는데
입이랑 손이 벌벌 떨렸음..
근데 사장이 관둔다는 이야기 듣더니
내 어깨 꽉 잡고
“이거 봐 세상 보는 눈이 바꼈지?”
이러는데
진짜 바로 무릎꿇고 버리박고
상디처럼 울면서
사장님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소리쳤다.
사장은 우리 회사 영세업이라
돈은 많이 못 줬다면서
그래도 우리 회사에서 뭐 하나 배워가니
다행이라고 말해줬다..
아무튼 그래서
지금 회사 이직하고도 연락하면서 잘 지냄.
꼰대같은 이야긴데
대학 나오면 그래도 조금은 다르더라.
대학 아무 소용 없다는 길이있어서..
이렇게 길게 글 써봤다..
시야가 좀 다름 고졸때랑은..
사람 만날때도 어디가서 이야기 할때도
뭔가 한국 사회에서는 조금 다른게 있다..
이거 이해시키기 어려운데
아무튼 내 경험을 주절주절
늘어놓으면서 글 써봤음..
나 꼰대라고 생각하겠네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