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도둑든 줄 모르고 습관처럼 ‘거기 있는 거 다 알아 나와’ 라고 했다가 ㅈ 될뻔한 썰
난 어렸을 때 부터 겁이 많아서 주위에 인기척이 나면 혼잣말로
“누구야? 거기 숨어서 뭐하냐?” 식의 대화를 내뱉는 버릇이 있었다
너네도 한번쯤은 해보지 않았냐? 집에 혼자 들어오고 나서 뭔가 인기척이 나면 “야 시.발 거기 누구야 나와!” 이런거.
이런 버릇이 좀 심했었었다.
당시 살던 곳이 안산에 와동.. 빌라가 뭉쳐있던 곳인데,
뒤에 조그마한 산이 있어서 밤이 되면 벌레소리 때문에 상당히 음산하고 좃같았음.
게다가 조선족도 많이 살아서 못 깝치고 돌아다녔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느라 매일 새벽에 들어오실 때였음.
난 항상 야자하다 집에 오면 10시~11시 쯤이라 집가기 쫄려도 졸리니까 그냥 기어들어갔었음
여튼 사건이 터졌었던게 수능 막 끝나고 해탈해가지고 돌아다녔을 땐데
친구집에서 단체로 술쳐먹고 12시 쯤 넘어서야 집으로 갔던 것 같다.
12시 쯤이면 어머니가 퇴근하고 오셔서 주무시고 계신 그런 시간이었음.
그렇게 취하진 않았는데 막상 빌라 복도가 어두워서 무섭기도 하고 약간 막 장난치고 싶었다.
키 구멍에 열쇠 꼽으면서 “야! 거기 있는거 다 알아 나와” 이러면서 막 고래고래 소리질렀는데
갑자기 문 너머로 존나 뭐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아주 지랄이 난거임
순간 엄청 놀래서 문은 못 열겠고 “엄마야??” 이러면서 소리쳤는데 아무 대답이 없는거 아니냐?
뭐지?
강도가 든건가?
아니면 엄마가 쇼파에서 자다가 떨어지신건가?
엄마가 혹시 바람을 피시나? 이상한 별 좃같은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다가 아무 소리가 안 나길래 괜히 취기에 또 “ㅆ발놈아 지금 나와서 싹싹 빌면 경찰에 신고는 안한다” 라고 하면서 헛소리를 하는데
진짜 문 앞으로 뭔가 성큼성큼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는거다 ㅅㅂ;
순간 존나게 빠른 속도로 계단 아래로 뛰어가면서 ㅆㅂ ㅆㅂ ㅆㅂ 몇번을 외쳤었는지
조금 내려가서 가만히 우리집 문을 보고있는데
웬 검정색 마스크를 쓴 미친새끼가 문을 열더니 내 쪽으로 존나 쫓아오는 거 아니냐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비명 지르면서 1층으로 뛰어내려갔는데
(우리집이 제일 끝층 4층이었음)
내 비명소리 듣고 아랫집 아재가 들었는지 문 열고 나와서 “뭐야! 왜그래!” 하더니
쫓아오던 새끼가 그 소릴 듣고 개빠르게 다시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아저씨가 “너 뭐야 이 새끼야” 하면서 쫓아가려고 하시는 거 “아저씨 따라가지마요!!” 소리질렀다
일단 경찰에 신고 먼저 하자고 하고
경찰에 신고하고 나서 “넌 씨이바 새끼야 좃된거야! 넌 갇힌거야!” 라고 소리 지르면서 강도새끼 놀렸다
자던 사람들 다 깨서 우리 빌라 앞으로 모이고 우리 빌라 사람들도 다 나와서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하고
경찰 도착하고 나서 형사님들처럼 보이시는 분들이 조심스럽게 계단으로 올라가더니 “이새끼 잡아!!!!” 소리 지르면서
막 뛰어다니시는 소리가 들리더라
잠시 후에 그 검정마스크 쓴 새끼 수갑 찬 상태로 끌려내려 왔음
경찰 아저씨 말로는 이새끼가 바지에 식칼 같은걸 숨겨놔서 나한테 상당히 위험했다고 말해주시더라
부모님도 연락 받고 부랴부랴 오셔서 상황설명 다 들으시고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우시더라..
집 들어가 보니까 완전 아수라장 ㅋㅋ
쓰러져서 났던 소리의 원인은 의자랑 장식장이였는데
의자로 올라가서 장식장 훑어보다가 내 소리 듣고 넘어졌었나봄
어머니 결혼 예물 같은거라 반지랑 아버지 노트북 같은거 다 훔쳐갈려고 했었나봄
그 새끼 가방이 집 안에서 발견 됐었음
특이했던건 전날 내가 사뒀던 삼각김밥 3개 그 새끼가 다 쳐먹었더라
개1새끼가 훔치면서 배고팠나 약간 측은했음
나중에 알게 된건 잡힌 그새끼가 이미 전과가 있는 상습범 새끼여서
내 혼잣말 하는 버릇이 아니였음 위험했다는 것..
난 짱깨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라
멀쩡한 한국사람인데 생긴 것도 말짱한 새끼가 무섭게 ㅅㅂ ㅜㅜ
여튼 난 그 일 이후로도 이젠 혼자 자취하는 집이기도 하고 살짝 소심하고 겁도 많아서
항상 문을 열기 전 “너 거기 있는거 다 아니까 뒤지기 싫으면 나와라 좃밥아” 란 말을 혼자 문에 던진다..
암구호 마냥 던지고나서 10초동안 반응이 없으면 에이 아무렴 하면서 집에 들어옴 ㅋㅋ
아직도 그 날 사건을 생각하면 심장이 존나게 쫄깃하다
너네도 습관처럼 하셈 ㅂㅇ